컬러플 대구에 정치적 다양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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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획정위원 / "그들만의 의회, 무참하게 일그러진 4인 선거구"



허탈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주민들의 의견과 시민단체들의 요구와 획정위원들의 안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절차도 의견수렴도 없이 유인물로 설명을 대체하고, 4인선거구 모두를 2인선거구로 분할한 안을 가결하였다.

 2009년 4월부터 2달간 대구광역시 자치구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활동을 하였다. 11명의 위원은 학계, 법조계, 언론계, 시민단체, 대구시의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위촉되었다. 대구시의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고, 많은 토론과정을 거쳐서 논의를 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획정위원회는 어떤 결정 안을 만드는 것이 중대선거구제의 입법취지에 맞고, 지방자치의 정신을 훼손시키지 않는 정치적 다양성을 표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열띤 토론의 과정을 통해 안을 만들어 제출하였다.

선거구획정은 선거구별로 인구, 행정구역, 지세, 교통 등의 지리적 여건과 생활권 및 현행 선거구 등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고, 그동안 대구시장, 시의회, 국회의석을 가진 각 정당의 의견을 수렴하여 시군구 의원 선거구를 획정하였다.

지난 2005년 새벽에 날치기 통과한 전례가 있어서 이번에는 아니겠지하는 마음이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정말 대구시의회는 일당 독점의 권력을 유지하고, 견제세력없이 일당독식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한 점 부끄럼없이 그대로 노출하고 말았다

2006년 도입된 중대선거구제의 가장 큰 취지는 소위 지역 유지들이나 거대정당의 의회권력을 독식하는 기존 소선거구제의 폐단을 극복하고 다양한 정치세력 및 정치신인들의 지방의회 진출을 보장함으로써 보다 더 많은 주민들의 의사가 지방행정과 지방자치에 반영되도록 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번에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통과된 안은 중선거구제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고, 다양한 주민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세력의 지방의회진출을 가로막을뿐만 아니라 특히 대구의 경우 일당독식체제가 지배하는 지역에서 2인선거구는 기존권력을 보장,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지방의회에 반영해 동네자치, 마을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생활정치, 시민정치는 설 곳이 사라지고 있다. 그들만의 의회, 그들만의 동네, 그들만의 이권을 위해 존재하는 지방의회에 사람들은 점점 무관심해질것이고, 그들은 점점 더 연봉 1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으면서 그들만의 권력을 세습하는 일당독식체제로 갈 것이다.

대구지역민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고, 정치적 다양성이 살아 움직이는 민주주의와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고, 주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는 곳이 기초의회이다. 대구시의원들이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를, 2월 10일 행정자치원회 안을 뒤집고 반성하여 선거구획정위원안을 다시 복원하기를 간절이 바란다.
 





[기고]
김영순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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