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토론회에 '4대강.무상급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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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지사 토론에 '질문' 없어... "관권선거냐" / "상호질문 때 가능"


경기도에 이어 경북에서도 '무상급식'을 비롯한 후보자 토론회 주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상북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오는 28일 밤 11시에 KBS를 통해 경북도지사 선거토론회를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후보자들에게 미리 나눠준 토론회 '질문요지'에는 '무상급식'과 '4대강 사업' 내용이 빠져있다.

이는 방송사 자체적으로 주제나 질문을 정해 진행한 대구MBC나 TBC의 토론회와는 다른 모습으로, 최근 열린 이들 방송사의 경북도지사 토론회에서는 무상급식이나 4대강 사업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앞서,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도 26일 방송된 KBS 경기도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무상급식'을 토론 주제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었다.

"선거 최대 쟁점, 왜 KBS 토론회에만 빠졌나"

경상북도선거방송토론회 주최 KBS 토론 질문요지 / 자료.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경상북도선거방송토론회 주최 KBS 토론 질문요지 / 자료.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윤병태 경북도지사 후보측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관건선거위원회, 선거개입위원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측은 26일 성명을 내고 "모든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최대 쟁점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유독 KBS 토론회에만 빠진 것을 우연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며 "선관위 스스로 선거쟁점으로 정한 4대강과 무상급식을 제외하고 특정정당의 입맛대로 짜여진 놀이판에서 어떤 토론을 기대하는가"라고 따졌다.

선관위 "토론에 개입할 수 없다"

경북도지사 후보...(왼쪽부터) 한나라당 김관용 / 민주당 홍의락민주당 / 민주노동당 윤병태 / 국민참여당 유성찬 후보
경북도지사 후보...(왼쪽부터) 한나라당 김관용 / 민주당 홍의락민주당 / 민주노동당 윤병태 / 국민참여당 유성찬 후보

그러나, 경북선관위와 토론위원회측은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경북선관위 관계자는 "토론회 질문요지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결정했으며, 선관위는 사전에 시민단체 등에 토론 주제와 질문사항을 묻고 취합해 토론위원회에 제출했을 뿐"이라면서 "선관위는 토론 내용이나 질문 요지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토론 주제나 질문 내용은 후보자들의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 "토론회가 이틀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KBS 토론회의 질문 내용을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고 덧붙였다.

선거토론위원 "의도적으로 넣고 뺄 분위기 아니다"

'외부인사'로 경북선거토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A위원도 "많은 주제들 가운데 질문 요지를 결정했을 뿐, 특정 주제를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A위원은 "질문 내용에 혹시나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했다"면서 "토론위원회가 외부 인사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선관위가 개입하거나 특정 주제를 강압적으로 넣고 빼고할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개별질문이나 공통질문에 '4대강 사업'이나 '무상급식' 주제가 없더라도, 후보자들의 상호토론 때 얼마든지 이런 주제를 다룰 수 있다"면서 "(관건선거라는) 야당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를 포함한 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김승희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성명서 전문

관건선거위원회로 전락한 경북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한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심판하기 위한 지방선거가 불과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심판의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국민의 분노가 무서운 한나라당의 막말정치도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다. 그 와중에 공정한 선거를 만들어야 할 경북선거관리위원회의 여당 측면 지원 또한 점입가경이다.

4대강사업과 무상급식은 국민 누구나가 생각하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이다. 하지만 4대강과 무상급식이 이슈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단체가 두 곳이 있다. 바로 한나라당과 선거관리위원회이다. 선관위는 시민․사회단체의 입을 막고 고발․협박을 일삼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당인 정당의 입마저 단속을 하려하고 있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의 KBS방송토론이 28일 진행된다. 하지만 여기서 4대강사업과 무상급식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 모든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최대의 쟁점으로 다루고 있는 두 내용이 유독 이번 토론회에서만 빠진 것을 우연이라고 볼 수 있는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공정선거문화가 아직도 이정도 밖에 안되는가 라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낀다.

선관위 스스로가 선거쟁점으로 정한 4대강과 무상급식을 제외하고 특정정당의 입맛대로 짜여진 놀이판에서 어떤 토론을 기대하는가. 일방적 질의서 통보에다 불참하면 벌금 400만원 운운하는 공문을 보내는 것이 경북선관위의 역할인가.

선거관리위원회는 관건선거위원회, 선거개입위원회라는 일각의 조롱어린 비난에 억울함만을 호소하지 말고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기 바란다. 국민과 정당의 입을 막고 어느 일방의 편을 들어 중립을 훼손하는 선관위의 모습은 과거 수십년간 끊임없이 보아왔다. 사라진 줄 알았던 관건선거의 유령이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떠돌고 있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경북선관위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위한 충성어린 노골적 편들기를 중단하고 깨끗한 선거, 공정한 선거를 만들기 위한 과거의 모습과 명예를 회복하기 바란다. 즉각 토론회 내용을 수정하고 공정한 토론회를 위해 토론회 참석 정당과의 협의를 요구하는 바이다.

도민에게 정책과 공약을 말씀드려야 되는 소중한 토론시간이 선관위의 관건선거에 대한 규탄을 하느라 줄어들지 않기를 기대한다.

2010년 5월 26일
민주노동당 경상북도지사 후보 윤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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