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에 나선 박주선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기득권 세력의 발호가 지나쳤다"며 전임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권력 앞에 무능, 실패에 무감각"
박주선 전 최고위원은 9월 8일 낮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세균 전 대표를 비롯한 전임 지도부를 겨냥해 "권력 앞에 무능하고 실패에 무감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2지방선거 때 무려 720여건의 공천 불복이 있었다"며 "민주당 기득권세력의 발호가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선거 당선자 수에서는 민주당이 이겼지만 전국 득표에서는 한나라당에 졌다"며 "그 마저도 한나라당에 대한 반사이익 때문이지, 민주당이 좋아서, 잘해서 지지했다는 여론은 극히 미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는 7.28재보선에서 극명하게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같이 전임 지도부를 비판한 뒤 "2012년 집권을 위해 강력한 선명야당을 구축하겠다"며 "대선주자 당 대표가 아닌, 당내 대선주자들을 국민스타로 만들 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영남권 5명 비례 공천" / "공천해도 지역 위해 한 게 없다"
그는 또, "민주당이 말로는 '전국정당, 선도지역'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노력과 투자가 없었다"면서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 5개 시.도당에 각 1명씩 총선 비례대표를 당선권 안에 의무적으로 공천하고, 영남지역 지원을 위한 당내 특별기구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당선권 총선 비례대표'에 대해 당내 지역 인사조차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6.2지방선거 때 달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조기석 부대변인은 "지역 몫으로 (공천)했지만 지역을 위해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며 "지방선거 때 지원유세도 요청했지만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대구 몫으로 박은수 변호사를, 경북 몫으로 전혜숙 약사를 각각 비례대표로 공천해 국회에 보냈다. 그러나, 전혜숙 의원은 최근 서울 광진구 갑 지역위원장을 맡았고, 박은수 의원도 지역을 위한 별다른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기석 부대변인은 "전 의원에게 대구시당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MB, 균형발전 훼손...대북 쌀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을"
박 전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가장 잘못된 것 중 하나가 지방분권.균형발전의 훼손"이라며 "대구도 그 피해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또, 남북문제와 관련해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기다리기만 하는 자세는 너무나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어느 정부든 자존심 없는 정부가 어디 있었겠나, 자존심을 내세워 포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풀어가겠나"라며 "인도적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하고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정의의 물결을...대구에 민주당 토양을"
박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비전에 대해 "정의의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개혁의 물결을 일으켰다"며 "이제는 제 3의 물결, 정의의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의 물결'에 대해 "법과 정의, 기회.공정.배려의 의미"라며 "법과 정의를 세우고, 부민경제 실현, 보편적 복지국가, 의무교육 확대, 평화.외교.안보의 새로운 틀 구축"을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당권 도전을 선언한 뒤 2박3일동안 부산.경남.포항.구미를 비롯한 영남을 돌고 있다"며 "대구를 위해서라도 한나라당 독주보다는 민주당의 토양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경북 안동으로 떠났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