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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내 살이 떨어져가는 느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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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예술행동' 나선 가수 임정득..."경제적 이익? 현장은 너무도 끔찍했다"


'4대강 사업 반대 목요 저항의 예술행동' 릴레이 공연 첫 순서로 나선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열창하는 모습(2010.9.30 대구 중앙파출소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4대강 사업 반대 목요 저항의 예술행동' 릴레이 공연 첫 순서로 나선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열창하는 모습(2010.9.30 대구 중앙파출소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대구지역 민중가수 임정득(31)씨의 거리공연이 9월 30일 저녁 대구 동성로 중앙파출소 앞 광장에서 열렸다. 임정득씨는 스스로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지만 집회 때 그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민중가수'라고 많이 부른다. 이날 공연은 대구민예총이 주관하는 '4대강 사업 반대 목요 저항 예술운동'의 릴레이 공연 첫 순서였다.

임정득씨는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 '언젠가는', '자유로운 세상' 등 11월 발매예정인 1집 앨범에 수록 된 7곡의 노래를 열창했다. 시작 무렵 20여명에 불과하던 관객은 공연이 무르익어 갈 즈음 점점 모여들기 시작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시민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감상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리에 앉아 공연 내내 박수치며 관람하는 아주머니들도 있었다. 오가며 공연을 본 사람이 100여명은 넘어 보였다.

임정득씨의 거리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임정득씨의 거리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4곡 째부터는 곳곳에서 박수소리도 들려왔다. 가수 임정득씨도 노래 중간에 "거리공연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 같다"며 "여러분들이 박수 한 번 주시면 더더욱 힘이 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반대 집회', '촛불 문화제'등에 주로 참석해 공연을 펼쳤던 가수 임정득씨는 "'4대강 사업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거리공연을 나오게 됐다"며 이날 공연을 시작했다. 또, "인간이 세상에 혼자 살아가는 것 같지만, 물길과 자연이 없이는 혼자 살아갈 수 없다"며 "더 이상 늦기 전에 모두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공연이 끝난 후 가수 임정득씨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오늘 거리공연에 나선 계기는?
- 지난주 까지 이곳 동성로에서 대구민예총 주관으로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이 4대강 사업 반대 길거리 행진과 퍼포먼스를 벌였다. 민예총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거리에서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며 부탁해 거리공연을 나오게 됐다.

▷ 4대강 사업 반대 행사에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유는?
- 원래 4대강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몰랐다. 올해 초 대구.경북 골재원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현장을 보고 4대강 사업에 대해 알게 됐고, 지난 5월 '낙동강을생각하는대구사람들' 회원들과 함께 4대강 순례를 다녀왔다. 현장에 가보니 마치 내 살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4대강 사업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잘 모르겠으나, 현장 광장이 너무나도 끔직했다. 그때부터 4대강 유역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사업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민중가수 임정득씨는 '4대강 사업 반대' 뿐 아니라 시국과 관련한 많은 집회에서 거리공연을 하고 있다. '6월항쟁 22주년 대구시민문화제'(2009.6.10 대구백화점 앞) 공연 모습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민중가수 임정득씨는 '4대강 사업 반대' 뿐 아니라 시국과 관련한 많은 집회에서 거리공연을 하고 있다. '6월항쟁 22주년 대구시민문화제'(2009.6.10 대구백화점 앞) 공연 모습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가수활동, 언제 시작했고 민중가수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 2003년. 대학 졸업 후 노래를 시작했다. 어렸을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노래를 하고 싶었다. 음악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집안 형편 상 음악을 하기가 어려워 포기했다. 다른 친구들처럼 직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런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 대학시절 민중가요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이상하게 나와 잘 맞았다. 그때부터 이 길을 걷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세상에 나와 보니 그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보였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이주 노동자 문제, 용산 참사, 쌍용차 사태 등 많은 일들을 보게 됐다. 원래 운동권 출신도 아니고 대학시절 데모 한 번 안해 봤는데 직접 현장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겪어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이런 노래들이 하고 싶어졌다.

민중가수라고 하면 왠지 집회나 파업 때만 공연을 하는 가수라는 느낌이 든다. 보통 나를 소개 할 때 민중가수라고 많이들 말한다. 그 말이 싫거나 굳이 아니라고 하진 않으나 민중가수라고 하면 그 테두리에 갇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는 항상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 음악을 하며 힘든 점은?
- 나는 노래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코스를 밟아온 다른 친구들을 보며 나 자신이 가끔 열등감을 느끼곤 한다. 그것이 때론 임정득 만의 개성과 노래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작업을 하며 나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또,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하는 공통적인 고민을 나도 갖고 있다.
재정적인 문제다. 주로 거리공연을 많이 하는데, 공연비가 있는 공연도 있지만 대부분 공연비가 없는 공연이 많다. 일단 나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재정적인 문제로 고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런 거리공연이 좋아서 항상 나오게 된다. 재정적인 문제로 가끔은 힘들지만 계속 음악을 하는데 큰 지장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 거리공연의 매력은?
- 일반 공연장에서 느낄 수 없는 거리공연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 거리공연에서는 정말 내 노래가 좋아서 가던 길을 멈추고 모여든 관객들이다. 한 사람 두 사람 점점 늘어가는 모습, 박수 쳐주는 사람들의 모습 등 이런 것들 때문에 계속 거리공연을 하는 것 같다. 오늘 공연도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4대강 사업 반대 목요 저항의 예술행동' 민중가수 임정득씨 공연(2010.9.30 대구 중앙파출소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4대강 사업 반대 목요 저항의 예술행동' 민중가수 임정득씨 공연(2010.9.30 대구 중앙파출소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한편, 임정득씨를 비롯한 대구지역 예술인들은 '4대강 사업 반대'를 위해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대구 동성로 중앙파출소 앞 광장에서 춤과 노래, 몸짓,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릴레이 '저항 예술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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