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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보다 더 상식적인 대안
[김윤상 칼럼] "국민 공동자산으로 기본 생계 보장을"
2010년 10월 31일 (일) 13:39:36 평화뉴스 pnnews@pn.or.kr

다들 생계에 매달려 빠듯하게 삽니다. 무엇 때문에 사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습니다. 이게 좋은 인생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압니다. “우리가 먹기 위해 사나?” 자조하지만 뾰족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삽니다.

느긋하게,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자아실현을 하면서 사람답게 살 수는 없을까요? ‘무슨 꿈같은 이야기냐, 부모한테서 막대한 유산이라도 받았다면 모를까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상식을 바탕으로 해서 약간의 상상력만 가미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국민 공동자산으로 기본 생계 보장을

느긋하게 살려면 두 가지가 선결되어야 합니다. 기본적인 생계가 해결되어야 하고 또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두 가지를 어떻게 해결할지 같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생계 문제입니다. 일을 하건 말건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소득이 주어진다면 이 문제가 당연히 해결됩니다. 그것도 남의 돈이 아니라 자기 돈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일하지 않고도 자기 돈이 생긴다고?” 그렇습니다. 국민 공동자산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국민 공동자산이라고?” 그렇습니다. 자연은, 즉 토지와 천연자원과 환경은, 국민의 공동자산입니다. 인간의 생존권이 평등하다면 자연에 대한 권리도 평등하고 자연의 가치에 대해서도 모든 국민이 동등한 지분을 가집니다. 그러므로 그 가치를 재원으로 활용하면  누구나 떳떳하게 자기 돈으로 자기 삶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공동자산의 가치를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나누어주는 방식도 있고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국민에게만 부족액을 보충해 주는 방식도 있습니다. 동일 금액 나누기가 간편하기는 하지만 현실성은 부족액 보충 방식이 더 높습니다. 보충 방식에는 부족액이 얼마인지를 심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소득세 제도가 있는 한 그런 심사는 이미 존재하므로, 특별히 사회 비용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 공동자산은 연간 100조 원 이상

대충이라도 감을 잡으시도록 금액을 예시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공동자산의 가치는 토지만 해도 연간 100조 원은 됩니다. 4인 가구당 연간 2천만 원씩 나눈다면 5백만 가구 즉 2천만 명에게 나눌 수 있는 금액입니다. 참고로, 2011년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연간 1,700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소득 부족액을 보충해 주는 방식을 택하면 재원이 훨씬 덜 들므로, 생계 보장 외에 교육, 의료, 주택을 지원할 수 있고 또 일반 재정에도 충당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토지 외에 천연자원과 환경의 가치를 환수하면 재원이 늘어납니다. 수급자의 인생역전이 일어나서 형편이 아주 좋아질 경우에 과거의 수급액을 상환하도록 하면 재원은 더 늘어납니다.

기본 생계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면 누구나 여유를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구할 수 있고 고용주에게 비굴해질 이유도 없습니다. 소위 ‘시장주의자’가 싫어하는 최저임금제가 저절로 사라지고 소득재분배의 필요성도 크게 줄어듭니다. 복잡한 사회보장제도 역시 간소하게 됩니다.

반면, 기본 생계가 보장되면 빈둥거리면서 인생을 소모하는 국민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일부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글쎄요, 전체적으로 보면 장점이 그런 단점을 훨씬 능가하지 않을까요?

6시간 2교대제로 시간 여유를

생계 보장 외에 시간 여유도 중요합니다. 요즘 형편이 좋은 직장인도 9시에서 6시까지 하루 9시간 직장에 머물러야 합니다. 거기에 출퇴근, 야근, 잔업까지 합하면 하루의 반 정도를 직장에 바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래서는 느긋하게 살 수 없으므로 근무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저는 하루 6시간 정도가 좋다고 봅니다.

또 직장을 2교대로 운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2교대를 해야 각자의 여유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근무시간 아닐 때 도서관에 가거나 문화행사에 참여하거나 쇼핑을 하려면 그런 시설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또 어린 자녀를 둔 부부가 근무시간을 달리하면 교대로 자녀를 돌볼 수 있습니다.

2교대 스케줄을 예시하면, 오전 7시-오후1시 교대-오후 7시 또는 오전 9시-오후 3시 교대-오후 9시 등으로 할 수 있습니다. 업종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됩니다. 교대 근무자끼리 서로 합의하여 총 12시간을 적절히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돈이냐 인생이냐?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개인별 보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별 근무시간이 짧아지면 시간당 업무 능률이 오를 것입니다. 또 2교대로 총 근무시간이 12시간으로 늘어나면 직장의 시설 활용도가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임금이 줄어들 것으로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보수가 줄어들 경우에도, 원하는 사람은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결국 돈이냐 인생이냐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참고로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민의 여가문화 생활 통계>에 의하면 15살 이상 서울시민 45.0%가 “수입보다 여가를 선호한다”고 대답했고 그 반대는 18.8%라고 합니다.

국민 공동자산에 의한 생계 해결과 6시간 2교대제는 허황된 꿈이 아닙니다. 우리가 상식을 회복하여 결단하기만 하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물론 제도를 잘 갖춘다고 해서 누구나 느긋하게 사는 것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자기 돈으로 사람답게 살려는 사람을 사회제도가 방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요즘의 화두인 보편적 복지보다 이게 더 상식에 맞지 않나요?

   





[김윤상 칼럼 33]
김윤상 /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sk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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