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새벽에 발표된 진보진영 연석회의의 '새 진보정당 건설 합의문'에 대해 대구지역 진보정당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진보신당 대구시당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진보신당 이연재 현 시당위원장은 "입장 유보", 조명래 전 시당위원장은 "아쉽지만 동의"라며 차이를 보였다.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는 밤샘 토론 끝에 1일 새벽 5시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비롯한 '최종 합의문'을 발표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를 비롯한 12개 정당과 진보성향의 단체 대표가 합의문에 서명했다. 사회당은 합의문에 동의하지 않아 빠졌다.
민노당 대구시당 "어려운 고비 넘겼다" 환영
합의문에는 ▶'2011년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신자유주의 극복' ▶ '2012년 대선 후보 출마와 완주' ▶'공동대표제'를 비롯한 기본 원칙을 담는 한편, 가장 갈등을 겪은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6.15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승계 문제는 국민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표현으로 정리했다.
이 같은 합의문에 대해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이병수)은 "오래된 산고 끝에 어려운 고비를 넘긴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당은 1일 논평을 통해 "이 같은 합의가 헛되지 않도록 진보정당과 각 단체가 마지막까지 진보대통합을 위해 노력할 과제가 있다"며 "민주노동당 대구시당도 합의 정신에 따라 지역에서도 통합의 움직임을 가속화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이연재 "입장 유보" / 조명래 "아쉽지만 동의"
그러나, 진보신당 대구시당은 이 합의문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연재 현 시당위원장과 조명래 전 시당위원장은 각각 '유보'와 '동의'로 차이를 보였다.
이 위원장은 "합의문에 대한 입장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히 공감하지만, 이 합의가 통합정당을 위한 적절한 합의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어떤 합의라도 분열의 씨앗이 되면 안되는데, 이 합의가 여러 개의 진보정당을 낳게 되는 건 아닌 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그 이유로 "사회당이 합의하지 않은 점"과 "민노.진보 두 정당 내부의 반대 기류"를 꼽았다.
반면 조명래 전 시당위원장은 "동의" 입장을 보였다. 조 전 위원장은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결과물 아니겠느냐"며 "아쉽지만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 전국위원회와 대의원대회에서 이 합의안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합의" / 부대표 3인 "졸속.부실" 반대
'합의안'에 대한 진보신당 내부 갈등도 드러나고 있다. 조승수 대표는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김은주.김정진.박용진 부대표는 1일 오전 당 홈페이지에 '합의안 반대' 입장을 올렸다. 이들은 "내용과 형식에서 '졸속합의문'이자 '새로운 진보정당'이라는 지향에 못 미치는 '부실합의문', 진보정치의 발전과 혁신의 전기도 마련하지 못하는 무의미한 합의일 뿐"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또, "6월 2일 대표단 회의를 통해 '합의문'의 승인을 거부"하고 "6월 4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거부입장을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합의문 발표 이후 수 십여건의 찬.반 의견이 계속 실리고 있다. 때문에, 2일 열리는 대표단회의와 6월 중.하순에 잇따라 열리는 전국위원회와 당 대의원대회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대회에서 이 합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재석 의원 3분의 2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6월18일 정책당대회에서 합의문에 대한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대구시당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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