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실체도 인정 않으면서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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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김진향 부장 "MB 3년, 반통일담론 지배적...북측을 인정 않으면 위기"


최근 북측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김진향 기업지원부장은 "반(反)통일 담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정상회담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향(42) 기업지원부장은 6월 3일 대구에서 열린 평화나눔포럼 강연에서 "현 정부는 북측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적 없고 단 한번도 실체로서 인정한 적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상회담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평화와 통일이 중요하고, 북측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부터 통일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북측을 인정하지 않으면 위기가 온다"고 지적했다.

김진향 부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평화체제 담당관과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2008년부터 통일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3년동안 개성공단에 상주하며 겪은 현실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2011년 제 1회 평화나눔 포럼(2011.6.3 대구 매일가든)...'개성공단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통일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김진향 기업지원부장이 강연했다. <남북평화나눔운동동본부>가 주최하고 이 단체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가 주관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2011년 제 1회 평화나눔 포럼(2011.6.3 대구 매일가든)...'개성공단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통일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김진향 기업지원부장이 강연했다. <남북평화나눔운동동본부>가 주최하고 이 단체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가 주관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김 부장은 최근 북측이 폭로한 '남북정상회담' 추진설과 관련해 "정상회담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 이유로 남측의 대북정책과 북측의 민심을 예로 들었다.

먼저 남측에 대해서는 "지난 3년동안 반통일 담론이 지배적이었다"며 "현 정부는 북측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적 없고, 단 한 번도 북을 실체로 인정한 적 없다"고 지적했다. "대화 상대로, 실체도 인정하지 않으며 어떻게 정상회담이 가능하겠느냐"는 말이었다.

또, 북측의 민심에 대해서도 "엄청난 반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6.15와 10.4선언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남측 언론의 부정적 보도를 꼽았다. 김 부장은 "북측 주민들은 자기네 수령이 서명한 6.15선언과 10.4선언을 남측이 부정하는데 대해 엄청난 반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매우 심하게 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일 건강이상설이나 북 붕괴론 같은 말이 계속 나오는데 어떻게 정상회담이 되겠느냐"고 했다.

"북측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통일은 시작...인정하지 않으면 위기"

특히, 이른 바 '작계 5027'을 비롯한 군사기밀을 예로 들며 "절대 오픈될 수 없는 기밀이 언론에 보도된 건 심각한 문제"라며 "북측을 자극하기 위해 누군가 언론에 흘렸다는 말"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대북 관련 보도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언론이 써버리면 그만"이라며 "남북관계와 관련된 언론보도의 95%는 믿지마라, 보도되면 그러려니 해라"고 대북관련 보도에 대한 불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적대적 반북이데올로기의 재생산 과정"이라고 지적하고 "민족의 생존 문제가 정말 백척간두에 서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전쟁 때 3천만 중에 3백만명이 죽었다"며 "전면전은 없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전쟁이 날까 정말 두렵고 악몽을 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방치되는 순간 전쟁 위기로 간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위기를 막자는 이유로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 한다"며 "북측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부터 통일은 시작된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위기가 온다"고 강조했다.

평화나눔 포럼에는 <남북평화나눔운동본부>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회원을 포함해 40여명이 참가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평화나눔 포럼에는 <남북평화나눔운동본부>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회원을 포함해 40여명이 참가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정말 잘 돌아간다"고 했다. "개성에서 돈 못벌면 바보"라는 기업들의 얘기도 전했다. 또, "천안함 사태에도 개성공단이 유일한 통로였다"고 개성공단의 가치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들어 남북교류협력기금이 계속 줄면서 SOC 투자가 더 되지 않아 기업들의 신규투자도 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보였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섬유와 기계금속을 비롯해 123개사가 가동중(창설 당시 190여개사)이고 남측 근로자 1천5백여명(출퇴근 포함), 북측 근로자 4만7천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북측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월 60$, 연장근무와 특근을 포함한 월 임금이 평균 93.5$(2010.11월 기준)이라고 한다. 김 부장은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남측의 직접피해는 5조8천억원, 국가신인도 하락을 포함한 간접 피해는 21조3천억원으로, 북측 피해의 300배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언론 보도와 다른 '개성공단'의 민심도 전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때문에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인질이 될 수 있다'는 남측 보도에 대해 "전부 웃었다"고 했다. "남측만 시끄러웠지, 개성공단에 있는 사람들은 신변에 대한 걱정을 안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북의 권력세습에 대해 "3대 세습이 국제적인 기준에는 맞지 않다고 했더니, 그런 얘기는 국제적으로 해라, 우리는 우리 식대로 한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더라"며 "60년 분단의 간극을 하루 아침에 메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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