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진보의 합창>은 7월 5일 저녁 경북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통합과 새로운 진보정치를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를 비롯한 106명이 '대구 진보의 합창 제안자'로 참여했으며, 이들 가운데 대구환경운동연합 노진철 공동대표와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을 포함한 9명이 '대표 제안자'로 이름을 올렸다.
<대구 진보의 합창> 출범 기자회견(2011.7.5 경북대)...(왼쪽부터) 이병수(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박배일(민주노총 대구본부장), 백현국(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 노진철(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심상정 전 의원, 강기갑 의원, 조명래(진보신당 전 대구위원장), 남명선(대구여성광장 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이들은 '행복한 정치를 위한 프로포즈'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고단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정치-진보정치를 꿈꾸는 힘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고 '진보통합'을 강조했다. 또, "진보의 합창은 진보정치를 기존의 정당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꿈꾸는 다수가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민정치캠페인"이라고 밝혔다.
<대구 진보의 합창>은 대표직을 두지 않고 김지형(민주노동당 북구위원회 부위원장)씨를 '사무국장'으로 정해 실무를 맡도록 했다. 또, 김지형 사무국장과 이대영.조명래.박근식씨를 포함한 4명으로 '기획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김지형 사무국장은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해 대구지역에서 각종 캠페인과 강연회, 거리서명 같은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획팀'에 참여하는 이대영(북구시민연대 공동대표)씨는 "대구에서 1만명 정도는 참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민주노총을 찾아가거나 대구 도심에서 적극적으로 진보통합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의 대통합을 촉구하는 <진보의 합창>은 지난 4월 20일 시민사회와 학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 43명이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한 '시민정치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5월에는 강기갑.권영길.노회찬.심상정씨를 비롯한 진보정당의 주요 인사들까지 참여했고, 6월 3일에는 서울에서 '진보의 합창' 출범식을 가졌다. 현재 광역시.도 별로 진보의 합창 구성이 추진되고 있는데, 서울.부산.인천.광주.경남.강원도가 '기자회견' 형식으로 지역모임을 시작했다. 대구를 비롯한 이들 지역모임은 7월 중에 별도의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대표 제안자'인 백현국 상임대표는 "진보운동의 종결은 제도권 속에 이뤄진다"며 "다른 것 보다는 같은 것을 찾아 진보세력을 결집하자"고 진보통합과 새로운 진보정치를 호소했다. 노진철 공동대표도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야권 기초의원 10명이 당선된 사실을 언급하며 "풀뿌리는 변화하고 있다. 대구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한다. 그 변화를 일궈가자"고 말했다.
<대구 진보의 합창> 출범 기자회견에 이어, 강기갑(민주노동당) 의원과 심상정(진보신당) 전 의원의 공동강연도 열렸다. 형식은 '강연'이었지만, 두 사람이 각각 10여분씩 얘기한 뒤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구 진보의 합창> 출범 기자회견에 이어 강기갑.심상정 공동강연이 열렸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강기갑 의원은 "진보정치는 국민들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정치인들이 행복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이 행복한 그런 정치를 위해 진보대통합을 시작했다"며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두 정당 통합의 쟁점이 된 '종북주의.패권주의'와 관련해서는 "너무 우려하는데, 진보진영이 대통합 물길로 가면 지극히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에서 정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정권에서 겪는 고통에 귀를 열어보라. 민중이 간절한 신음소리를 들으면, 조금만 받아들이면 모두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세상을 바꾸려면 정치를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려면 선거 농사를 잘 지어야 하는데, 2007년 대선 농사를 잘 못해 이렇게 신음하고 있다"며 "온 몸을 던져 진보진영 대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전 의원도 "종북주의와 대북정책에 뚜렷한 차이가 있지만 결정적 차이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합의문(6.1 진보진영연석회의. 새 진보정당 건설 합의문)에 큰 틀의 원칙, 북한을 평화와 통일의 파트너로 존중하되 민주주의 가치에 어긋나는 일이 있으면 비판할 수 있다는 두 가지 내용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패권주의는 좀 민감하다"고 말을 아꼈다.
심 전 의원은 진보대통합의 3대 원칙으로 ▶지난 10년간 진보정치의 성과 결집 ▶진보의 이해와 요구를 가장 우선시하는 '진보적 대중정당' ▶저항하고 반대하는 세력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수권정당'을 꼽고, "평화와 민중의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 <대구 진보의 합창> 출범 기자회견과 <강기갑.심상정 공동강연>은 시민사회단체와 학생을 포함해 8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기/자/회/견/문>
행복한 정치를 위한 프로포즈, 「진보의 합창」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명박정권 4년째인 오늘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사람과 자연의 신음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최소한의 생계조차도 보장하기 힘든 낮은 임금, 천만원을 훌쩍 넘는 등록금에 졸업도 하기 전에 이미 신용불량자가 되어 버린 대학생, 개발의 이름 아래 길거리로 내몰리는 철거민과 노점상, 짓밟히고 긁히고 피멍든 4대강, 외국 군대에 의해 다이옥신을 비롯하여 이름도 알기 어려운 온갖 독극물로 오염된 대지, 꽉 막혀 버린 남북관계 등은 질식할 듯한 오늘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고단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정치가 필요합니다. 정치꾼들이 판을 치는 그저그런 정치가 아니라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의 목소리, 6월 거리에서 촛불을 든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 목소리를 실현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새로운 정치-진보정치를 꿈꾸는 힘이 하나로 모아져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 진보정치를 꿈꾸는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대구에서 진보의 합창 출범을 선언합니다.
이미 지난 6월 3일 서울에서는 행복한 정치를 위한 프로포즈, 「진보의 합창」이 출범했습니다. 진보의 합창은 대국민 제안서에서 밝혔듯이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의 위기, 평화의 위기를 넘어 진정한 민주공화국, 국민의 보편적 행복을 추구하는 복지국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자연가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평화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정치꾼들의 구태의연한 정치놀음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 새로운 희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국민들의 요구에 화답하기 위해서는 대안의 정치주체를 세워야 합니다.
답답하고 재미없는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희망은 대안의 정치주체를 세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대안의 정치주체는 대중적 진보정치입니다. 한 때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분열과 갈등으로 국민들에게 오히려 좌절감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진보정치의 성장이야말로 한국의 낡은 정치질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자 가능성입니다.
진보의 합창은 진보정치를 기존의 정당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꿈꾸는 다수가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민정치캠페인입니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을 만드는데 너와 내가 따로일 수 없습니다.
진보의 합창은 특정 계급이나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각계각층과 함께 할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를 꿈꾸고 바라는 아주 작은 목소리조차 놓치지 않고 한데 모아 큰 물길을 만들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정치를 만들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