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뒤 불과 1년, 민선 구청장의 말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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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현 "유언비어, 임기 꼭" → "총선 출마, 사퇴" , "못할 거 없다" → "무소속 한계"


서중현 서구청장이 9월 14일 구청장 직을 사퇴했다. 그의 사퇴 이유는 "무소속 구청장의 한계"와 "총선 출마"였다. 구청장에 취임한 지 불과 15개월 만이다. 그러나,  지난 해 6.2지방선거 당시 그는 이런 이유를 강하게 부정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무소속 한계'에 대해서는 "구청장이 무소속이라 못하고 그런 거 없다"며 받아쳤고, '총선 출마'와 '중도 사퇴'에 대해서는 "출처불명의 유언비어", "임기 반드시 지킬 것", "2년 뒤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사퇴와 관련해, 지난 해 지역신문에 보도된 그의 말을 되짚어봤다.

총선 출마설..."출처불명의 유언비어" → "출마, 사퇴"

그는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시작으로 모두 8번의 선거에 도전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그리고 2007년 4.25재보선에서 대구시의원에 당선됐다. 때문에 '8전9기'란 말이 뒤따랐다.

2008년 6.4재보선에서 당선된 서중현  / 사진. 평화뉴스
2008년 6.4재보선에서 당선된 서중현  / 사진. 평화뉴스
그러나, 첫 당선증의 먹물이 마르기도 전에 그는 '대구시의원'을 불과 1년여 만에 그만두고 2008년 6.4재보선에 뛰어들어 '서구청장' 명함을 달았다. 이어,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 같은 '출마' 경력 때문에 6.2지방선거 당시 그에게는 '총선 출마설'이 따라다녔다. 2012년 4월 국회의원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 중에 구청장 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유언비어"라고 반박하며 "2년 뒤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 "현직을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해 4월 20일 서구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의 서구청장 후보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가 진행되면서 자신과 관련한 갖가지 출처불명의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며 "당선이 되면 구청장 임기를 반드시 지킬 것이며 2년 뒤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매일신문 2010.4.21)이라고 했다.

<매일신문> 2010년 4월 21일자 5면(정치)
<매일신문> 2010년 4월 21일자 5면(정치)

또, 당시 '총선 출마설'에 대해 "재선을 방해하기 위한 소문"이라며 "당선 후 총선 출마와 같은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현직을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대구일보 2010.4.26)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자 "이번엔 정식임기를 채워 제대로 서구를 위해..."(영남일보 2010.6.3)라고 했다.

<대구일보> 2010년 4월 26일자 4면(정치)
<대구일보> 2010년 4월 26일자 4면(정치)

그러나, 그의 이런 말들은 불과 1년여 만에 뒤집어졌다. 그는 9월 14일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침체된 서구지역을 살기 좋은 서구로 만들어..."라며 구청장 직을 사퇴했다. 구청장 임기 4년 가운데 1년2개월을 조금 넘긴 시점이다. "정식임기를 채워",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 "2년 뒤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말들은 단지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무소속..."못하고 그런 거 없다" → "무소속 한계"

그는 또 다른 사퇴 이유로 '무소속 구청장의 한계'를 꼽았다. 그러나, 1년 전에는 달랐다.

지방선를 닷새 앞두고 열린 '서구청장 후보 토론회'(영남일보.대구경북케이블협회 주최)에서 한나라당 강성호 후보가 "정부 여당과 손잡고 해나갈 한나라당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자, 그는 "구청장이 무소속이라 못하고 그런 거 없다"면서 "한나라당 구청장이라는 이유로 예산주는 것은 예산운용의 기본원칙이 없는 것"이라고 받아쳤다.(영남일보 2010.5.28)

<영남일보> 2010년 5월 28일자 6면(종합)
<영남일보> 2010년 5월 28일자 6면(종합)

또, '무소속 구청장 무용론'이 일자 "1988년 이래로 서구의 구청장, 국회의원 모두 한나라당이었다"며 "서구 낙후가 무소속 구청장 때문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영남일보 2010.5.31)고 강변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자 "앞으로 4년간 서구 발전을 확실히 이끌어보겠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다각도로 연구하겠다"(매일신문 2010.6.3)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영남일보> 2010년 5월 31일자 4면(종합)
<영남일보> 2010년 5월 31일자 4면(종합)

그러나, 그의 이런 말들 역시 취임 1년여 만에 "무소속 구청장의 한계"라는 말로 뒤집어졌다. "최근 이마트 비산점 허가 관련, 서부시장 재개발, 도시가스 보급 등을 추진함에 있어 무소속 구청장으로 예산확보의 어려움과 서구지역을 발전시키는데 한계를 실감하고 사퇴하게 됐다"는 게 14일 서구청이 밝힌 그의 이유였다. 1년 새 달라진 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전화기는 꺼져있었다.

결국,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말을 뒤집으며 떠났고, 서구는 수 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10.26재보선에서 구청장을 새로 뽑아야 한다. 선거 당시 그의 말이 진심이었다면 구정과 자신의 일을 한 치 앞도 못보는 '무능'이며, 단지 표를 얻기 위한 거짓이었다면 처음부터 유권자와 주민을 우롱한 꼴이 된다. 어쨌든 그는 서구를 자신의 정치텃밭으로, 주민을 당선용 거수기로 여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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