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아줌마들의 절규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 입력 2012.01.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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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교육감 직접고용, 호봉제" 요구 / 대구교육청 "시.도공동협의회서 조절"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대구지역 학교 비정규직 결의대회가 27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민주노총과 전교조,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를 포함한 5개 단체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대구대책위'가 주최한 이 집회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300여명이 참가해 ▷교육감 직접고용 조례제정 ▷호봉제 도입  ▷토요유급 전면실시 등을 요구했다. 

대구시교육청 앞에 모인 300여명의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2012.1.2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대구시교육청 앞에 모인 300여명의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2012.1.2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전국 학교비정규직노동자는 10만여명, 이 가운데 대구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6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학교회계 예산으로 인건비가 책정돼 '학교회계직'으로 불리며, 급식실의 조리원, 조리사, 영양사, 전산실의 전산원, 학교 미화원, 경비, 과학 실험원, 행정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각 학교장에 의해 고용돼 노동조건을 비롯한 임금이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된다. 수년간 일을 해도 퇴직금과 각종 수당과 근로조건에서 정규직과 차별 대우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10개월 단위로 단기계약을 해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감 직접교용 조례제정 ▷호봉제 도입  ▷토요유급 전면실시 ▷교통보조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3월 지급 ▷경력인정 ▷유급병가 60일로 확대 ▷초등학생 배치기준 최대 120명, 중.고등학생 배치기준 최대 100명 ▷노동조합 실체 인정 및 교섭보장 ▷학교비정규직 정책협의회 구성을 요구했다.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2012.1.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2012.1.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특히, 이 날 결의대회에는 분홍색 조끼를 입은 40-50대 여성 조리원들이 많이 참가했다. 이들은 '교육감 직고용', '호봉제 실시' 피켓을 들고 아이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조리원으로 일하는 40-50대 노동자들은 분홍색 조끼를 입고 참가했다.(2012.1.2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조리원으로 일하는 40-50대 노동자들은 분홍색 조끼를 입고 참가했다.(2012.1.2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전국여성노조의 박금자(53)씨는 "지금까지 급식실조리원에서 83만원을 받고 위험수당도 못 받고 일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뜨거운 물과 소독약품 때문에 손은 상처투성"이라며 "서러워 못 살겠다"고 소리쳤다.

수성구에 있는 모 중학교 급식실에서 4년간 일한 한모(44)씨는 "요즘에는 한 사람이 나가면 시간제 알바를 고용한다"며 "급식실 일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오래 일한 사람도 실수를 하는데 알바를 쓰면 어떻게 하냐"고 소리쳤다. 한씨는 "우리도 손발이 맞아야 급식사고가 안난다"며 "애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만드는 일인데 좀 심한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대구본부 박희은(37) 비정규사업국장은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은 학교장이 인사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육감이 직고용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해 12월부터 우동기 교육감과 면담을 하고 싶다고 요청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교육청에 대한 답답함을 표현했다.

(왼쪽부터) 전국여성노조대구경북지부 조순남(44)사무국장, 전국여성노조 심명희(33)조직국장, 전국여성노조 박금자(53)씨, 민주노총대구지부 임성열(42)본부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2012.1.2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왼쪽부터) 전국여성노조대구경북지부 조순남(44)사무국장, 전국여성노조 심명희(33)조직국장, 전국여성노조 박금자(53)씨, 민주노총대구지부 임성열(42)본부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2012.1.2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박용우 행정관리과 팀장은  "그쪽 분들(학교비정규직)의 요구사항을 다 알지도 못하고 그 분들이 주장하시는 얘기에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 팀장은  "대구교육청 단독으로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매월 열리는 시.도공동협의회에서 형편성에 맞게 조절한 뒤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최측의 요구사항은 대구시교육청 이걸우 부교육감에게 전달됐다. "우동기 교육감은 자리를 비웠다"고 교육청은 전했다. 주최측은 다음 주 화요일에 다시 교육감을 찾아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해 4월 학교회계직에 대해 '명절 휴가비 연40만원', '전 학교 경력인정', '임금인상 5.1%및 근속수당지급', '2.4주 토요휴무일 유급화 등 처우개선'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광주교육청, 전남도교육청, 울산교육청도 잇달아 '유급화 등 처우개선'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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