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예산' 핑계...장애인 '생존' 문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4.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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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철폐의 날' / 8대 요구안 촉구..."저상버스, 활동보조인 부족"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이야 넘어지진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4월 19일, 대구지역 장애인단체가 가수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를 부르며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선포했다.

'2012 대구지역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장애인 생존권 확보 8대 요구안 수용"을 외치며 대구시에 촉구하는 모습(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2 대구지역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장애인 생존권 확보 8대 요구안 수용"을 외치며 대구시에 촉구하는 모습(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장애인지역공동체와 대구장애인연맹을 포함한 33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4월 19일 대구시청 앞에서 '2012 대구지역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변경할 것"과 "장애인 생존권 확보를 위한 8대 요구안 수용"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대구지역 장애인들과 장애인 가족, 시민사회단체 회원, 정당인을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해 1시간가량 진행됐다.

결의대회에는 대구지역 장애인들과 장애인 가족, 시민사회단체 회원, 정당인을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했다(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결의대회에는 대구지역 장애인들과 장애인 가족, 시민사회단체 회원, 정당인을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했다(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인권현실을 외면한 장애인의 날 행사를 거부한다"며 ▷"장애인.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활동지원서비스 권리보장" ▷"장애인 주거권 보장" ▷"장애로 인한 사회적 추가비용 보전" ▷"탈시설 권리보장"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장애인 차별금지와 권리구제 대책 마련" ▷"자립생활지원.생활수당 조례 제정과 차별금지조례 개정"을 요구했다.

특히, '장애인.교통약자 이동권 보장'과 '활동지원서비스 권리보장'에 대한 대구광역시의 "미온적인 태도"를 꼬집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사회로부터 격리, 수용하는 시설보호는 인권을 무시하는 비인도적인 접근"이라며 "탈시설화"를 요구했다. 또,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에게 무상으로 '전세주택제공사업'을 실시해 '주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광역시의회는 지난 2007년 '대구광역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해 "2013년까지 운행버스의 50% 이상을 저상버스로 도입.유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구시 대중교통과에 따르면 2011년 12월 31일 기준, 대구에 있는 시내버스 1658대 가운데 11%인 142대만이 저상버스다.

(왼쪽부터)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노금호, 박명애 집행위원장,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 정박상문 교사,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구영희 상임공동대표(2012.4.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노금호, 박명애 집행위원장,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 정박상문 교사,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구영희 상임공동대표(2012.4.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노금호 집행위원장은 "2013년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는데 대구시는 여전히 저상버스를 확대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저상버스가 부족해 하루에 한대 보기도 힘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활동지원서비스 권리보장'에 대해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에게 고작 하루 5-6시간의 활동보조인 지원은 너무 가혹하다"며 "지원대상자와 지원하는 시간을 늘려야 함에도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박명애 상임공동대표는 "활동보조인이 오지 않는 날, 가족이 없는 장애인은 어떻게 화장실을 가야하나 난감해 한다"며 "언제까지 화장실 가는 걱정을 해야 하냐"고 분노했다. 또, "대구는 한 달에 최고 180시간, 서울시는 한 달 최고 360시간, 하루 12시간이나 지원을 해준다"며 "대구시도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지원 시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대표는 "대구시는 예산을 핑계로 장애인 정책을 계속 뒤로 미룬다"며 "이것은 예산 문제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장애인 생존 문제인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울림 밴드'와 '내가 그린'이 함께 공연을 하는 모습(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어울림 밴드'와 '내가 그린'이 함께 공연을 하는 모습(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 정박상문 교사는 "장애인 가구 중 25%가 10평이 안되는 방에서 살고 있다"며 "장애인 주거 빈곤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고 말했다. 또, "이 가운데 발달장애인은 경제적 착취와 법적 권리 침해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대구시에 지원 체계를 마련하라고 목 놓아 외치고 있지만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이어 "총선이 끝나고 도시 곳곳에 '대구시민에게 감사하다', '대구시의 앞날을 걱정하겠다'는 새누리당 현수막이 붙어 있다"며 "하지만 99% 장애민중의 삶도 걱정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구영희 상임공동대표도 "김범일 대구시장은 2010년 후보시절 장애인 소득과 주거, 발달장애와 관련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임기동안 공약을 꼭 지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구지역 노래패 '좋은친구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역 노래패 '좋은친구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2012.4.19 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결의대회 후,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청 별관을 거쳐 대구시의회까지 20여분 동안 행진을 하며 8대요구안 수용을 촉구했다.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청 별관을 거쳐 대구시의회까지 행진을 하며 8대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는 모습(2012.4.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청 별관을 거쳐 대구시의회까지 행진을 하며 8대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는 모습(2012.4.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오는 20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420장애인차별철폐 전국투쟁결의대회'에, 5월 1일에는 대구경북 노동절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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