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노조 "낙하산 신임 사장 저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4.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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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46일째 / "뉴스 망가뜨린 장본인...공정방송 보장까지 끝장 파업"


대구MBC 노조와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집회를 열어 "차경호 사퇴",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있다(2012.4.26.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노조와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집회를 열어 "차경호 사퇴",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있다(2012.4.26.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파업 46일째를 맞은 대구MBC 노조가 지난 4월 23일 TV.라디오 뉴스를 전면 중단한데 이어,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처음으로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대구MBC 노조원 100여명과 대구경북미디어공공성연대를 포함한 대구지역 4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80여명은 26일 시네마M 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낙하산 사장에 의해 지역 언론 공공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강압적인 인사단행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대구MBC 조합원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180여명이 참석했다(2012.4.26)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집회에는 대구MBC 조합원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180여명이 참석했다(2012.4.26)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차경호 대구MBC 신임 사장 사퇴", ▷"김재철 사장 퇴진", ▷"지역 MBC 소유구조 개편"을 요구하며 "낙하산 사장들이 물러나고, 공정방송을 보장받을 때까지 끝장 파업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낙하산 인사'로 인해 "언론의 공정성과 지역 출신 인사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현 MBC 소유구조에 대한 "개편"을 강조했다.

(왼쪽부터)권창모 대구MBC 노조위원장, 서상국 대구MBC 아나운서,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 전교조경북지부 황대철 지부장, 민주노총 임성열 대구본부장(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권창모 대구MBC 노조위원장, 서상국 대구MBC 아나운서,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 전교조경북지부 황대철 지부장, 민주노총 임성열 대구본부장(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뉴스를 망가뜨린 장본인"..."지역 사정도 잘 알지 못하는 사장"

권창모 대구MBC 노조위원장은 새로 내정된 차경호 신임 사장이 MBC 보도국장.보도본부장.기획본부장을 지낸 점을 지적하며 "김재철 사장 부임 후, MBC 뉴스를 망가뜨린 장본인을 사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지역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언론사의 사장으로 둘 수 없다"며 "지역 언론의 독립성을 해치는 일이다"고 말했다.

서상국 대구MBC 아나운서도 "차경호가 누구인가? MBC 뉴스를 망쳐놓은 주범이다"며 "그런 사람이 방송국 사장으로 오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차경호씨, 당신은 결코 우리의 사장이 아닙니다!"...대구MBC 노조 조합원이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차경호씨, 당신은 결코 우리의 사장이 아닙니다!"...대구MBC 노조 조합원이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소유구조 개편 시급"..."제 2의 김재철, 차경호 나올 것"

특히, 권창모 대구MBC 노조위원장은 MBC 본사가 대구MBC의 지분 51%를 소유해 최대 주주인 점을 지적하며 "본사가 지역 MBC 최대 주주로 있는 한 낙하산 사장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 "소유구조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본사 사장에게 부여되는 인사권은 지속될 것"이라며 "제 2의 김재철, 차경호가 나올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김재철 MBC 사장이 신임 사장을 내정한 대전MBC, 원주MBC, 제주MBC, 전주MBC, MBC경남을 예로 들며 "낙하산 사장 논란은 대구MBC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역 출신 사장...낙하산 인사로 뿌리 흔들려"

권 위원장은 또, 현 박영석 사장이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2008년부터 자리 잡은 '지역 출신 사장' 시스템이 "낙하산 인사로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권 위원장은 "언론은 김재철의 것도 청와대의 것도 아닌 시민의 것이다"며 "사회적 공기로서 시민과 노동자를 위해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구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있다(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구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있다(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민사회단체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모든 곳에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 없이는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도 바른 언론이 있었기에 민주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며 "물러서지 말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전교조경북지부 황대철 지부장은 "미안한 말이지만 MBC 뉴스를 안본지 오래됐다"며 "연예프로인지 뉴스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상화를 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여러분께 힘을 보태겠다"며 "황폐화된 언론을 위해 힘을 내서 싸우자"고 말했다. 

민주노총 임성열 대구본부장은 "낙하산의 낙하산 인사는 이명박 정부의 실태"라며 "명박스러운 것들을 몰아내고 공정 방송을 사수해 달라"고 했다.

대구MBC 사옥에 걸려있는 "낙하산 사장 반대, 언론장악 저지" 플래카드(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사옥에 걸려있는 "낙하산 사장 반대, 언론장악 저지" 플래카드(2012.4.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대구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3월 12일부터 파업을 이어왔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19일 김재철 MBC 사장이 차경호 기획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으로 내정하자, 대구MBC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뉴스 제작까지 중단하고, 강경 투쟁에 돌입했다.

이어, 지난 4월 20일에는 각 국.부장 18명 전원이 총사퇴했고, 26일에는 신규 조합원까지 늘어나 모두 114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또, 26일에는 새누리당 중앙당을 방문해 "지역 MBC 소유구조 개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MBC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파업이 장기화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면 다시 공동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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