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TK' 비상식에 대한 지역언론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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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등용' 요구하던 <매일><영남>, 홍사덕.김재원 파문에는?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는 연일 언론에 주목 받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만큼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대선 최대의 격전지로 부각하고 있는 부산, 이 지역 언론의 보도도 역동적입니다. 다양한 사건사고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향후 상황을 예측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정치권의 관심도가 가장 낮은 대구, 이 지역 언론 보도는 맹숭맹숭합니다. 일련의 사건을 못본 척 하면서 파문 수습에 앞장서고 있는 형국입니다.

새누리당 친박계열 TK의원들이 최근 부적절한 행보가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부산권-대구경북권 언론의 온도차는 극과극입니다. 부산권은 ‘후끈’달아오른 반면에 대구경북권은 ‘싸늘’합니다. 부산권 언론의 눈과 귀는 유권자들에게 향하고 있지만, 대구경북권 언론은 새누리당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권자를 중심에 둔 부산권 언론은,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을 매섭게 분석하고, 새누리당에게 따가운 일침을 가하지만, 새누리당만 향하고 있는 대구경북권 언론은 기사는 감추거나 물타기용 기사를 구성하고, 형식적인 비판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친박 TK등용 요구하던 TK언론

새누리당 대선캠프에 TK출신 인사들 등용이 필요하다며 꾸준히 주장해왔던 TK언론들, 최근 터지는 이 지역 출신 주요 인사들의 부적절한 행위에 이 화두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일련의 사건에 대해 ‘TK출신 등용’을 강조했던 지역언론의 선택은 ‘보도 축소, 물타기’ 전략입니다. 부산지역 언론과 비교한다면 이 지역 언론의 선택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매일신문> 2012년 9월 17일자 5면
<매일신문> 2012년 9월 17일자 5면
<영남일보> 2012년 9월 18일자 4면
<영남일보> 2012년 9월 18일자 4면

친박계의 좌장 홍사덕 전 의원, 송영선 전 의원, 24일 불거진 김재원(경북 군위군의성군청송군)의원까지. 친박계 TK출신 전현직 의원들의 비상식적 행동이 연일 언론을 뜨겁게 하고 있습니다.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홍사덕 전 의원, 박근혜 후보를 운운하며 금품 수수를 운운했던 녹취록 사건의 주인공 송영선 전의원, 새누리당 대변인 첫날 만취 폭언으로 결국 스스로 사퇴할 수 밖에 없었던 김재원 의원. 이들 모두는 대구경북권 출신 인사들입니다. 즉 홍사덕 전 의원은 경북 영주, 송영선 전 의원은 경북 경산, 김재원 의원은 의성출신인데요. 지역출신 고위직 인사들의 ‘비상식적’행위는 언론들의 혹평을 받고 있지만, 유독 이 지역언론은 조용합니다. 오히려 엉뚱한 화두로 독자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부산일보> ' 박 캠프 내우외환' / <매일신문> '운전사' 경계령

 
참언론대구시민연대는 선관위가 홍사덕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17일)한 다음날인 18일부터 19일까지 부산권 신문 <부산일보>, <국제신문>과 대구권 <매일신문>, <영남일보>의 기사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부산권 신문은 △ 선관위 ‘고발’이 가지는 의미 △ 새누리당내 파장 등과 함께 <사설>을 통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산일보> 2012년 9월 19일자 8면
<부산일보> 2012년 9월 19일자 8면
<국제신문> 2012년 9월 18일자 2면
<국제신문> 2012년 9월 18일자 2면

반면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선관위 보도자료, 홍사덕 전 의원의 행보에만 초점을 맞추었고, 보도내용도 극히 미약하다. 특히 <매일신문>은 이 사건을 제보한 ‘운전사 ㄱ씨 주장’의 신뢰성 여부에 주목하면서 <비리폭로 단골 “혹시 내 운전사도?”>(19일)를 추가로 편집했을 뿐입니다.

<매일신문> 2012년 9월 19일자 2면
<매일신문> 2012년 9월 19일자 2면

부산권 신문이 홍사덕 전 의원에 대해 선관위 ‘고발’에 주목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선관위는 유사한 사건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지만, 홍 전의원 건에 대해선 ‘고발’한 것은 그만큼 선관위 쪽에서 자신이 있다는 점이죠. 즉 “선관위는 관련 제보를 받고 1개월 이상의 자체 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고발했다고 하니 선관위 고발 내용에 무게가 실린다”(18일 부산일보 사설)며 “사실 무근”을 주장하는 홍 전의원의 반론이 설득력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산일보> 2012년 9월 19일자 사설
<부산일보> 2012년 9월 19일자 사설
<매일신문> 2012년 9월 19일자 사설
<매일신문> 2012년 9월 19일자 사설

이런 상황에 <매일신문>은 19일 기사 <비리폭로 단골 “혹시 내 운전사도?”>, 같은 날 사설 <‘홍사덕 의혹’ 신속하고 철저하게 밝혀야>를 통해 이 사건을 제보한 운전기사에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홍사덕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고 제보한 기업체 사장 운전사의 주장이 신뢰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기업체 사장들의 하소연 “운전기사를 잘 뽑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를 주요하게 배치했습니다.

개그콘서트 <꺽기도>가 ‘상황을 뜬금없이 꺽어서 상대방을 혼란 상태로 만드는 무술’이라면 언론의 비슷한 행태는 <물타기 기사>라고 합니다. 즉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될 만한 사건, 사고를 다른 사실과 섞어서 사람들의 시선이나 관심이 분산되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이죠.

"TK출신 등용 신호탄?" /  김재원 '취중 욕설'

한편 24일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 뉴스와 함께 똑같이 주목받았던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군의성군청송군). 23일 신임대변인으로 내정되면서 저녁 술자리에서 폭언, 박 후보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 대한 상이한 맥락의 주장 등등이 논란이 되었던 인물이죠. 대부분 언론에서는 24일 월요일 신문에서 이 문제를 주요하게 보도했고, 사이버공간은 김 의원에 대한 성토로 뜨거웠습니다.

<부산일보> 2012년 9월 24일자 3면
<부산일보> 2012년 9월 24일자 3면
<국제신문> 2012년 9월 25일자 4면
<국제신문> 2012년 9월 25일자 4면

석간인 <부산일보>는 24일 <추석 일주일 앞두고 흔들리는 대세론 ‘공식사과’로 정면돌파>를 통해 ‘소통부족’지적 속 공보단장 전격 교체했지만, 새 대변인 김재원 의원 ‘취중 욕설’로 구설수‘에 올랐다며 과거사 회견만으로는 상황 급반전 힘들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습니다. 조간인 <국제신문>은 25일 <박근혜 ‘과거사 사과’에 재 뿌린 김재원 사퇴>를 4면 머릿기사로 편집하면서 23일 당시 상황과 함께, 그의 반론도 함께 싣고 있습니다.

같은 석간인 <매일신문>은 24일 <非朴 중용, 추석 전 지지율 확장 승부수>에서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선대위를 소개하면서 “사의를 표한 홍일표 당 공동대변인 후임에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이 발탁됐다”고 소개했고, <영남일보>는 24일 <돌아온 ‘朴의 입…TK등용 신호탄?>을 통해 “TK의원들이 대선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대선 캠프에서 뛰고 있는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매일신문> 2012년 9월 24일자 3면
<매일신문> 2012년 9월 24일자 3면
<영남일보> 2012년 9월 24일자 6면
<영남일보> 2012년 9월 24일자 6면

그것 뿐입니다. 김재원 의원의 만취 폭언, 박 후보의 정치 의미 발언 등 논란이 된 일련의 사건은 지면에서 사라졌습니다. 단 <영남일보>는 25일 박근혜 후보가 큰 사진으로 편집된 지면 구석에 눈에 안띄게 <‘막말’김재원 대변인 임명 보류>라는 기사를 편집했지만, 그 내용에는 술자리 폭언 등의 사실은 빠져 있었습니다. <매일신문>도 25일 <취중 막말 김재원, 하루 만에 대변인 낙마>를 통해 상황만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을 뿐입니다.

<영남일보> 2012년 9월 25일자 4면
<영남일보> 2012년 9월 25일자 4면
<매일신문> 2012년 9월 25일자 5면
<매일신문> 2012년 9월 25일자 5면

대구권 언론은 상황에 대한 분석, 향후 미칠 영향 등은 뒤로 한 채 사건을 지면에서 ‘축소’또는 ‘단편적’으로만 다루고 있었습니다.

TK출신 중용을 끊임없이 주장했던 지역 언론, 머쓱했을까요? 그들의 비상식적 행위에 ‘물타기’, ‘축소’로 사건 자체의 파문을 막는데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전국 대다수 언론이 TK출신 친박계 정치인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지역 유권자의 여론을 막아보겠다는 지역 언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그들의 전략, <꺽기도>와 유사한 ‘물타기 전략’, 분석과 전망 보다는 ‘단편적 사건’으로만 축소하려는 보도 방향. 이번 대선에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202]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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