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점 알바, 주휴수당ㆍ최저임금도 못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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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청년유니온> 6대 커피전문점 조사 / '몰라서', '수습' 핑계로...업계 1,2위 "고발"


대구지역 주요 커피전문점들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법이 정한 '주휴수당'과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조사대상의 10곳 중 8곳은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10곳 중 4곳은 '수습기간'을 이유로 최저임금법조차 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브랜드, 주휴수당 지급비율 0%"

청년들의 권익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대구청년유니온>이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25일까지 대구지역 6대 커피전문점 매장 61곳을 조사한 결과,  83.6%에 해당하는 51곳이 '주휴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대구의 토종브랜드인 '다빈치'와 '슬립리스인시애틀'을 비롯해 '핸즈커피', '코페아커피' 매장은 조사대상 가운데 단 한 곳도 '주휴수당'을 지키지 않고 있었고,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만 각각 1곳(조사대상 7곳)과 7곳(조사대상 10곳)에서 주휴수당을 주고 있었다.

브랜드별 주휴수당 통계
※매장수 * 주휴수당 주지 않는 비율 * 평균 아르바이트생 종사자 수(최소5인으로계산) * 주15시간 노동할 시 최소 주휴수당 1개월치*36개월(임금체불시효 3년) / 자료. 대구청년유니온
※매장수 * 주휴수당 주지 않는 비율 * 평균 아르바이트생 종사자 수(최소5인으로계산) * 주15시간 노동할 시 최소 주휴수당 1개월치*36개월(임금체불시효 3년) / 자료. 대구청년유니온

'주휴수당'은 유급휴일(주휴일)에 지급하는 임금으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근로기준법 55조)는 법 규정에 따라 1주일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하루치 시급을 말한다. 주휴수당은 1일 소정근로시간×시급으로 계산하는데, 예를 들어 주5일 근무제로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 근무하면 8시간×시급의 주휴수당을, 하루에 3시간씩 주 15시간 근무하면 3시간×시급의 주휴수당을 받는다. 주5일 근무제에서 1주일 중 1일은 주휴일, 다른 1일은 무급휴일이 된다. 또, 주휴일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가 적용 대상으로, 단시간 아르바이트도 일주일에 15시간 이상만 일한다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

대구청년유니온은 이처럼 커피전문점 매장이 지급하지 않은 '주휴수당'을 한 개 브랜드에 평균 5억원, 전체 29억원으로 추정했다. "전체 매장 수와 주휴수당을 주지 않은 비율, 평균 아르바이트생 종사자 수(최소 5인 기준), 주 15시간 노동할 경우 최소 주휴수당 1개월×36개월(임금체불시효3년)을 곱한 추정액"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 임금을 체불한 커피전문점 가운데, 대구지역 6개 브랜드 가운데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다빈치'와 '슬립리스인시애틀'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15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수습기간' 이유로 최저임금 미지급..."법 위반"

이번 조사에서는 '수습기간'을 편법 적용한 최저임금법 위반 사례도 드러났다. 대구청년유니온은 "조사대상 매장 61곳 가운데 39.3%에 해당하는 24곳이 '수습기간'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2013년 최저임금(4,860원)의 90%에 해당하는 4,374원만 주는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브랜드별 최저임금/수습적용 비율 (2013년 기준 최저임금 4,860원)
자료. 대구청년유니온
자료. 대구청년유니온

그러나, 이같은 계산법은 명백한 법 위반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1년 미만'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수습기간 중이라 하더라도 최저임금을 조정해 지급할 수 없도록 규정(2012.7.1 시행)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 1년 미만의 근로계약을 맺는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의 경우 '수습'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하는 관행은 법 위반에 해당한다.

"본사는 안지키고 가맹점주는 모르고...교육ㆍ실태조사 절실"

대구청년유니온 서영훈 위원장은 "커피전문점의 법 위반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매장 주인들 가운데 주휴수당이나 최저임금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도 없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주휴수당을 차량유지비 같은 '주유수당'으로 오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본사도 안지키고 가맹점주도 모르고, 알바생들도 자신의 권리를 잘 모르고 있었다"며 "커피전문점 본사와 가맹점의 교육과 노동당국의 실태조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대구청년유니온 회원들이 구직광고를 보고 문의하거나 직접 매장을 찾아 임금실태를 조사했다고 서 위원장은 밝혔다.

주요 커피전문점 대구입점 순위 (2013. 5월 기준)
자료. 대구청년유니온
자료. 대구청년유니온

한편, 대구청년유니온은 15일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커피전문점들의 주휴수당 미지급을 비롯한 임금체불 실태를 발표한 뒤 '다빈치'와 '슬립리스인시애틀'을 노동청에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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