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노동자들을 50m 크레인 위로 내모는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10.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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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건설노동자 8일째 고공농성 / 6백여명 결의대회 "단체협약 이행・어용노조 해체"


거리행진 중인 대구경북 건설노동자들(2013.10.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거리행진 중인 대구경북 건설노동자들(2013.10.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역 한 아파트 건설현장 노동자 3명이 "단체협약 이행"과 "어용노조 해체"를 촉구하며 50m 높이 크레인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구경북 노동자 6백여명이 이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대구경북건설지부>는 17일 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건설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단체협약 이행"과 ▶"시다오께 노조(하도급업자 어용노조)해체", "석종건설 퇴출", "불법하도급 중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과 이길우 대구경북건설지부장, 김홍일 건설기계분과위원장 직무대행 등 건설노동자 6백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대구경북 건설노동자 6백여명이 참석했다(2013.10.17.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는 대구경북 건설노동자 6백여명이 참석했다(2013.10.17.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건설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2013.10.17.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건설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2013.10.17.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건설노조는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지구에 들어서는 동화아이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본청인 '동화주택'과 하도급업체인 '석종건설'이 지난 8월 민주노총 건설지부와 맺은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휴게실, 화장실, 탈의실 등을 만들어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으나 본청 불법하도급업자를 내세워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안전시설에 써야할 돈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 "녹슨 철골에 금이 간 콘크리트, 위험한 환경에서 살기좋은 아파트가 만들어 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미 민주노총 건설지부와 단체협약을 맺은 석종건설이 지난 9월 25일 설립한 한국노총 영남건설노조와 또 다시 단체협약을 체결해 이들을 현장에 투입한 것을 지적하며 "석종건설 이사를 어용노조 부위원장으로 내세워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용역회사 직원을 동원해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방관하는 원청 동화주택과 관리감독 의무를 져버린 대구시 모두 노조 탄압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동화주택 본사 앞에서 "건설현장 불법하도급 방기하는 대구시 규탄한다" 피켓을 든 노동자(2013.10.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화주택 본사 앞에서 "건설현장 불법하도급 방기하는 대구시 규탄한다" 피켓을 든 노동자(2013.10.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배진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조직부장이 지난 10일부터 8일째 동화아이위시 아파트 건설현장 50m 높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진행중인 것에 대해서도 "노동자가 하늘에 올라 투쟁을 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동화주택이 만들었다"면서 "누가 무슨 자격으로 노동자를 크레인 꼭대기로 내모는지, 우리의 작은 바람이 목숨을 걸만큼 잘못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 건설지부 권오준 수석부지부장과 박경태 지구장도 14일부터 고공농성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 14일 동화아이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몸싸움을 벌여 석종건설이 이길우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 5백여명을 '업무방해혐의'로 고소・고발하고, 하루 2천6백만원의 손배가압류를 청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물리력을 동원해 폭력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위험한 일이 벌어지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공농성중인 노동자 3명은 크레인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고 조합원 2명이 크레인 아래서 수레를 이용해 식사를 반입하고 있다. 주변에는 경찰 1백여명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석종건설 소속 용역직원 70여명도 농성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왼쪽부터)이길우 대구경북건설지부장,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김홍일 건설기계분과위원장 직무대행(2013.10.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이길우 대구경북건설지부장,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김홍일 건설기계분과위원장 직무대행(2013.10.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길우 대구경북건설지부장은 "단체협약을 어긴것도 모자라 언제적 시다오께 노조(어용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크레인으로 내모는지 모르겠다"면서 "단체협약을 이행하고 어용노조를 해체할 때까지 크레인 위 건설노동자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동화주택은 어용노조를 해체하고 하청업체인 석종건설을 퇴출시켜야 한다"면서 "대구시도 사태해결을 위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일 건설기계분과위원장 직무대행도 "단체협약은 근로기준법을 조금이라도 지키기위한 마지노선"이라며 "물러날 수 없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은 결의대회 후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시작해 중구청 옆 동화주택 본사를 거쳐 공평네거리까지 1시간동안 거리행진을 하고 해산했다.

"동화주택 김ㅇ생 사장, 노동자 서민 피빨아서 아파트 짓나"라고 적힌 피켓을 든 건설노동자(2013.10.17.동화주택 본사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화주택 김ㅇ생 사장, 노동자 서민 피빨아서 아파트 짓나"라고 적힌 피켓을 든 건설노동자(2013.10.17.동화주택 본사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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