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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대박론에 있는 것과 없는 것
김두현 / "통일의 경제적 이익? 상대에 대한 인정과 존중에서 시작해야"
2014년 02월 09일 (일) 17:00:05 평화뉴스 pnnews@pn.or.kr

매화, 동백 등 봄의 전령인 봄꽃들이 피기 시작하니 남북관계에도 봄바람이 분다. 지난해 9월 추석에는 이산가족 상봉이 끝내 무산되었지만 봄을 앞둔 2월말에는 기어코 이산가족상봉이 성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남과 북은 금강산에서 1차 남측가족 85명, 2차 북측가족 94명으로 나눠, 각각 2박3일동안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가진다. 북이 지난 6일 군산 앞 직도에서 진행된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의 훈련을 문제삼아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무산을 시사했지만 다행히 이산가족상봉행사의 준비를 위한 실무단이 금강산으로 들어감으로써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정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의 재개 등 남북관계에 본격적인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남북 8천만 민족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의 유용성에 대한 긍정

통일에 반대 혹은 소극적 입장이었던 보수세력이 지난 1월초 박근혜대통령의 ‘통일대박론’과 조선일보의  ‘통일은 미래다’ 시리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통일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통일대박론이 통일비용과 북한체제에 대한 적대감 등을 이유로 통일무용론 내지 통일기피론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긍정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처럼 “내년이면 분단된 지 70년이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 시대를 열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통일이 대박이라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근거는 대체로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경제적으로 많은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남북한이 통합하면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지하자원이 결합, 대륙으로 뻗어가는 동북아 신(新)자원강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의 가치는 5조7500여억달러(약 6089조원)로 남한(2397억달러·253조원)의 25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남한의 기술력과 유휴 설비를 이용해 북한의 지하자원을 개발하면 통일 한국의 성장 잠재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통일이 미래다] 南北통합 땐 대륙과 연결된 6000조원 자원강국 - 기사중>

   
▲ <조선일보> 2014년 1월 2일자 4면(기획)

대체로 북한의 값싸고 질좋은 노동력에 대한 이용과 지하자원 개발의 수익성 등을 이유로 남북 경제통합을 통한 우리경제의 재도약 가능성을 통일 필요성의 주된 근거로 들고 있다.
즉 통일대박론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의 유용성에 대한 긍정에서 출발한다. 이는 통일무용론과 통일기피론에 없던 것이기에 보수적 통일담론이 확실히 진일보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과거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나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서 통일의 필요성 또는 개성공단의 유용성의 근거와 사실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보수와 진보의 통일담론은 사실상 다를 것이 없는 것인가?

남북 관계와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

'대박'의 사전적 의미는 '운 좋게 어떤 일이 크게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통일대박론은 확실히 통일과정에 대한 착실한 준비에 대한 관점이 부족하다. 지난해 12월 남재준 국정원장이 국정원 간부 송년회에서 했다는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는 발언이 보수세력의 속내에 오히려 가까울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붕괴에 근거한 ‘흡수통일론’의 입장이다. 이는 통일대박론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은 도둑 같이 올 것이다. 한밤중에 그렇게 올 수 있다”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통일대박론 속에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권력인 북한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에 대한 존중의 관점이 부재한 것이다. 당연히 그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그들에게 북과 북한주민은 무너뜨려야할 대상이거나 일방적으로 구원해주어야 할 대상이지 관계를 통해 협력할 주체가 아닌 것이다. 이는 같은 보수세력인 노태우 정부가 북과 1991년 맺은 남북기본합의서의 제 1장 제1조의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입장과 인식보다 외려 후퇴한 것이다.

오랫동안 서로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아 오던 남녀가 만나 하는 결혼생활이 행복하려면 상대방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해야 하듯이 지난 70년간 다른 체제로 살아온 남과 북이 하나되는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상대방을 온전한 주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공동승리(共同勝利)의 관점 필요

 국방부는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한미간에 연례적으로 되풀이 되는 방어훈련에 불과하다고 북은 이를 핑계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무산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자. 북이 중국과 더불어 핵무장이 가능한 폭격기 등 최신예 무기를 동원하여 1달 이상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고 가정해보자. 또한 서울을 코앞에 둔 강화도에서 사격훈련을 1달간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당연히 엄청난 군사적 위협을 느낄 것이고 우리 국민들은 일상적 삶을 유지하기 불안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과연 이산가족상봉과 같은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한 일 아닌가? 정말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훈련을 잠시 중단하거나 훈련을 하더라도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최신예 무기-예를 들면 B2 폭격기와 핵항공모함 니미츠호-의 동원은 당연히 자제해야 할 것이다. 즉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역지사지의 자세와 더불어 필요한 자세가 공동승리의 관점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살아 생전 통일은 남과 북 일방이 승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동승리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통일이 진짜 대박이 되려면 남이 북의 노동력과 자원의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남과 북 모두 상호 동등한 주체로 만나 협력하는 과정에서 남에도 좋고 북에도 좋으면서 민족의 새로운 앞날을 열어가는 공동승리의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통일부의 2014년 업무보고에 △남북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교류 확대와 △통일친화적 사회 지향 등의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통일친화적 사회가 되려면 북한붕괴와 흡수통일의 관점이 아니라 역지사지와 공동승리의 관점이 확산되어야 함은 물론일 것이다.

   





[평화와 통일]
김두현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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