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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빌리즘(immobilism)과 가만히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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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박근혜 대통령, '잘했어요' 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최근 모 인터넷판 잡지는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이 시대의 문제에 대한 해석과 해결의 방식을 물었습니다. 그는 이 정부의 모습을 이모빌리즘(immobilism)이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 말 immobilisme(현상유지, 불활성,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프레시안, 2014.9.5. 남재희 "박근혜, '이모빌리즘'에 빠졌다" )

바삐 움직이는 정국(유가족을 만날 만큼 한가하지 않는 분)을 이리 말함은 세월호 정국 이후의 박근혜 정권, 여야 관계, 특히 대통령에 대한 국정방식과 꼬여질 데로 꼬여버린 특별법 처리문제, 남북관계, 한일관계 등 화급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더불어 논의해야 할 국정의 과제들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이 말로 정리한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요구에도 청와대는 야속할 정도로 침묵을 지킨다’거나 또 '법은 국회가 할 일'이라고 규정 짓고는 집권여당과의 직 간접적인 모든 연관이 없고 3권 분립이 확고한 레짐에서의 행정수반과 같은 ‘건조한 메시지로 정국 경색의 장기화를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폐쇄된 듯 한 정국은 국제외교에서도 같은 모습을 드러낸다고 지적합니다.

사드(THAAD) 즉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무기인 고고도 미사일이 한국내 배치(이미 평택 미국기지를 사드부지로 선정했다는 최근보도도 있습니다)로 인해 ‘미국의 핵심이익’(미로버트 워크 미 국방부 부장관, 을지 훈련기간 중 방한에서 발언)을 위해 연간 6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중국을 적으로 만들어 우리의 생존자체를 힘들게 할 충분하고도 심각한 우려가 발생했음에도 정부는 아직까지 ‘주한미국 차원에서 미 국방부에 요청한 것’이라든지 ‘미 국방부는 어떤 결정을 내린바 없다’거나 ‘공식적인 협조요청도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떠들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미국, 중국, 일본등과의 복잡 미묘한 외교에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게 하는 외교의 모습을 또 하나의 이모빌리즘이라 지적합니다.

동시에 미국, 일본, 북한 등의 지역외교문제에서 일본과 북한은 활발한 외교를 이어가고  ‘그건(서로의) 룸(공간)이 있단 얘기고, 일본이 가진 룸은 우리에게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그 공간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구체적으로 ‘최근 일부 여야 의원들이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말했는데, 통일부 입장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고 꽉 막힌 남북의 문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우리가 북한에 접근할 때 우리 외교 능력이 커지는 것’이라 단정해서 말합니다.

즉 자꾸만 작아지는 동북아지역의 외교 과정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는 모습을 지적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Don't do stupid stuff)'는 소극성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 함에 대한 답답함과 가만히 있어 ’실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무기력과 무대책의 아픔을 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최근이 지명된 주일 한국대사의 성향과 과거를 보아 ‘구태의연한 과거의 유착·정실 외교가 아니라 양국의 양식 있는 시민들 이해에 기반을 두는 외교 및 과거사 논쟁과 위안부 문제에서도 어느 정도 일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건전한 한일 관계’가 제시되어야 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이모빌리즘은 임기의 1/3을 겨우 마친 대통령에게 ‘벌써 레임덕이 왔느냐’며 걱정하는 모습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하늘이 두쪽나도 약속한 것은 지킨다던 약속 파기하기’(경제민주화, 노동문제, 최근에서 유가족에게 ‘언제든지 오라’ 해놓고 결찰을 통원한 면담 요청자 가로막기 등), ‘서민에게 불리한 것은 지속하기’(환경규제 시간 연장, 의료 민영화 태동 등), ‘자주태세포기’(지휘권연장노력 등)등 일련의 정책에 ‘참 잘했어요’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함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침묵만, 딴 일에만 눈길을 돌리는 대통령과 정권의 핵심인사들은 자꾸만 ‘가만있어라’고 하면서 앞잡이를 내세워 분란을 조장하는 모습은 ‘퇴진이 방법’이라 한 도올선생의 질타를 자꾸 떠올리게 합니다.






[기고]
김영민 / 한국YMCA전국연맹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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