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딛고 일어서기엔 달라진 게 없는 무능한 나라"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7.2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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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0일 / 대구 촛불문화제 "파행 국조, 막말 국회...특별법 제정" 2백여명 행진


3백여명의 희생자와 실종자를 낸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째. 광장에 다시 촛불이 켜졌다. 시민들은 노란리본을 달고 '2014.4.16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종이배를 든채 슬픔에 잠겼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대구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를 열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함께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구 72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이 참여하는 <세월호 참사 대구시민대책위원회>는 24일 저녁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100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대구 시민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시민 2백여명이 참석했으며 신재화 대구노동세상 사무처장 사회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100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대구 시민촛불문화제'(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참사 100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대구 시민촛불문화제'(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해 묵념을 하는 대구시민들(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해 묵념을 하는 대구시민들(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을 켠 시민들은 문화제 전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제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추모공연이 이어졌고 문화제 후에는 동성로 일대에서 침묵행진을 했다. 문화제에 앞서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같은 곳에서 30분간 '세월호 참사 100일 추도예식'을 드렸다.

또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광장 일대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도 벌였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전에는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오전 9시부터는 대구지역 100곳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진행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동성로 일대를 행진하는 대구시민들(2014.7.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동성로 일대를 행진하는 대구시민들(2014.7.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통령이 책임져라', '유가족은 단식 대통령은 휴식' '진상규명', '잊지 않을게 행동할게',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가족의 참여를 보장하라', '성역없는 수사권 보장하라'고 적힌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박 대통령을 비판하며 유가족이 요구하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요구하는 독립적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한 4.16 세월호 특별법' 제정 ▷유가족 참여가 보장된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구성을 촉구하며 "박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란리본 수천개가 묶인 대형 종이배 설치물에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적힌 피켓이 걸려있다(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과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란리본 수천개가 묶인 대형 종이배 설치물에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적힌 피켓이 걸려있다(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과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 아이의 엄마이자 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인 김모씨는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지만 전원 구조 됐다는 뉴스를 보고 안심한 채 수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곧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교 학생들을 비롯해 탑승자 대부분이 구조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와 깜짝 놀랐다"면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가 그 날을 잊겠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그날부터 뉴스를 보며 매일 눈물을 흘렸다"면서 "더군다나 100일이 지난 지금도 정부의 방관 속에 국정조사는 파행으로 치닫고 있고, 국회의원들은 막말을 일삼고 있다"면서 "슬픔을 딛고 일어서기엔 달라진 게 없는 무능한 나라에 참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칠곡에서 개인적으로 한달째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 아이의 아빠인 조모씨도 분통을 터뜨렸다. "대형참사가 발생할 때 마다 정부는 무능함을 보였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더 이상 이 나라에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차가운 바다에서 세상을 등진 희생자들에게 이제 국민이 답할 때"라며 "국정조사를 잘 마무리 짓도록 국회를 질타하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자. 잊고 방관한다면 참사는 또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2014.7.24.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2014.7.24.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기독인연대>의 '세월호 참사 100일 추도예식'(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기독인연대>의 '세월호 참사 100일 추도예식'(2014.7.24.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4월 16일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침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4일 현재, 탑승자 476명 중 294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됐으며 172명이 구조됐다고 집계했다. 특히 당시 세월호에는 경기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이 타고 있었다.

국회는 지난달 초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리고 한달 넘게 국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막말과 여야간 정쟁으로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하다. 때문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단원고 학생들은 독립적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등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국민들도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350여만명, 대구에서는 7만9천여명이 서명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는 '세월호 참사 대구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석달째 대구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고, 2.28공원과 한일극장, 아카데미극장, 중앙파출소, 두류공원야외음악당, 대구수목원, 대구야구장 등에서도 시민들의 자발적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 18일에는 대구시민대책위가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유가족에게 '막말'을 한 국조특위 새누리당 간사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 사무실에서 하루 동안 농성하며 "특위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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