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단체 '세월호법' 동조단식..."유민아빠와 함께"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8.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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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대백 앞 무기한 릴레이 농성, 시민 누구나 참여..."유가족 원하는 특별법 제정될 때까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양 아버지 김영오(47)씨가 독립적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세월호법)' 제정을 위해 43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시민단체도 유가족이 요구하는 세월호법 제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동조단식에 나섰다.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여성광장', '대구참여연대', '전교조대구지부' 등 72개 시민단체·정당이 참여하는 <세월호참사 대구시민대책위원회>는 25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무기한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대구 단식농성 기자회견'(2014.8.25.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대구 단식농성 기자회견'(2014.8.25.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단식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대구백화점 앞 천막농성장에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첫날 단식에는 구완모 통합진보당 대구시당 북구위원장, 권숙례 아이쿱대구생협 이사장, 권오혁 전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대학생 딸을 둔 학원강사 이창윤씨 등 시민단체 활동가와 시민 등 4명이 동참했다. 대책위는 단식에 앞서 이날 시민들의 릴레이 동조단식 신청을 받기 위해 동성로 곳곳에 대책위 연락처가 적힌 '세월호 특별법' 관련 포스터를 붙였다.

대책위는 앞서 11일부터 6일간 같은 장소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 동조단식은 시민단체 활동가만 참여했던 지난번과 달리 시민들의 동조단식 참여가 가능하다. 또 단식 기한이 정해져 있었던 지난 동조단식과 달리 유가족이 요구하는 세월호법 제정 때까지 무기한으로 진행된다.

이 같이 '유민 아빠'에게 힘을 보태기 위한 동조단식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3일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200명이 단식을 벌였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가족대책위원회>도 나흘째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의원과 기초의원 등 20여명도 25일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는 23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세월호법 제정 촉구 동조단식에 동참한 국민들이 2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유민 아빠와 함께 동조단식, 특별법을 향한 배고픔"(2014.8.25.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민 아빠와 함께 동조단식, 특별법을 향한 배고픔"(2014.8.25.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일주일째 단식 농성 중이며,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이재정 경기교육감 등 전국 10개 시·도 교육감 10명도 특별법 제정 단식에 동참했다. 

대구대책위는 "박근혜 대통령은 희생자를 한명도 살리지 못했다. 이제 유가족들까지 죽어가게 두고 있다"며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 40일째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대로는 더 이상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참사 당시 수없이 눈물을 흘렸던 박 대통령과 정치인은 지금 어디로 갔냐"면서 "대통령은 국회 탓, 국회는 유가족 탓만 하는 구차한 변명을 멈추고 유가족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여야 합의 파기 ▷유가족이 요구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첫날 단식에 참여한 대학생 딸을 둔 학원강사 이창윤씨는 "세월호 참사에 진 마음의 빚을 단식을 통해 조금이나마 씻어보려 한다"며 "3백여명의 생명이 차가운 바다에 잠들었고 여전히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엄마의 마음으로 배고픔에 동참해 유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빨리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선우 대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줄 것 처럼 사고가 난 팽목항에서 눈물을 흘리고 갔다. 그러나 6.4지방선거가 끝나자 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유가족의 모든 요구를 거부하고 면담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유가족들의 특별법 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정부 여당과 대통령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건 호소를 하고 있는 유민 아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법 제정을 위한 대구 단식농성장 (2014.8.25.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법 제정을 위한 대구 단식농성장 (2014.8.25.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난 7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 제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유가족이 요구한 수사권과 기소권, 특별검사추천권은 진상조사위에 부여치 않기로해 유가족 반발을 샀다.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19일 새누리당과 재합의를 했다.

그러나 재합의에서도 진상조사위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 국회 몫 위원 4명 중 여당 몫 위원 2명을 유가족 동의를 받아 추천키로 했다. 상설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후보는 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하는 1명씩과 국회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2명씩 등 7인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을,대통령이 1명을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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