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경영난 속 '제3병원' 건립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10.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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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2천4백억원, 최근 4년간 부채 2배 증가...노조 "방만경영" / 병원 "수요급증"


경북대병원이 제2병원 칠곡경북대병원 건립 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추가로 임상실습동인 '제3병원' 건립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지금보다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제3병원 건립 추진 철회"를 촉구한 반면, 경북대병원은 "수요가 급증해 건립이 시급하다"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경북대병원 임상실습동 건립 추진단(단장 김시오 교수)>은 "경북대병원 제3병원인 '임상실습동' 건립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추진단이 지난 21일 작성한 '경북대병원 임상실습동 건립사업' 문건을 보면, 제3병원은 대구 북구 호국로 807(학정동 474번지) 경북도종합건설사업소 일대에 들어선다. 건축연면적은 92,144㎡이고 700개 병상에 이르는 종합의료시설로 지어질 예정이다.

경북대병원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 / 사진. 경북대병원 홈페이지 캡쳐
경북대병원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 / 사진. 경북대병원 홈페이지 캡쳐

지난 2010년 시작된 이 사업은 2016년까지 건립을 완료해 2017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책정된 사업총액은 2,490억원으로 이 가운데 35%인 870억원은 국비로 지원된다. 추진단은 ▷대구경북권의 새로운 의료수요 급증 ▷열악한 교육·연구·진료환경 개선 ▷유능한 의료인력 양성 ▷지역 환자 수도권 유출 방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제3병동 사업 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경북대병원 노조는 "무분별한 시설 확장"이라며 "제3병동 건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노조가 경북대병원이 매년 발간하는 '경북대병원 연보' 최근 5년치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경북대병원이 제2병원인 칠곡경북대병원을 신축하면서 '부채'와 '비정규직'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북대병원의 자산과 부채 현황' / 자료.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의 자산과 부채 현황' / 자료.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노조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경북대병원은 2011년 칠곡경북대병원을 개원하며 사업비 1,730억원을 투입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경북대병원 수익 928억원의 2배에 이르는 액수다. 특히 당시 경북대병원은 칠곡경북대병원 건립을 위해 810억원을 대구은행에서 차입해 매년 이자 42억원을 내고 있다. 하지만 칠곡경북대병원은 최근 3년간 평균 132억원의 의료수익손실과 1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경북대병원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9년 862억원(70%)에서 2012년 2,342억원(151%)으로 2.7배나 늘어났다.

경영난뿐만 아니라 노동환경의 질도 떨어졌다. 경북대병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수는 칠곡경북대병원 개원 전인 2010년 243명이었으나 개원 후인 2013년에는 686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북대병원 전체 인력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9.4%에서 21.4%로 2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경북대병원 제3병원 건립 추진 철회 촉구 기자회견'(2014.10.2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병원 제3병원 건립 추진 철회 촉구 기자회견'(2014.10.2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와 관련해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분회>는 22일 경북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채폭탄을 갖고 올 제3병원 건립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무리한 부채를 동원한 제2병원 칠곡경북대병원 건립으로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 제3병원을 지으면 경영난이 더 심해진다"며 "국립대병원으로서 공공의료 역할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비정규직 증가로 의료질이 떨어지면 지역민 건강도 담보하지 못한다"며 "전면 재검토해 건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영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지부장 직무대행은 "경북대병원은 공공의료 강화에 쓸 예산을 시설투자와 몸짓불리기에만 쓰며 방만경영을 하고 있다"며 "부채에 허덕이면서 제3병동을 지으면 병원 부실화를 갖고와 노동자, 환자만 피해를 입는다. 제3병동을 백지화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북대병원 임상실습동 건립 추진단 관계자는 "본원과 분원의 경영난은 개선되는 상황이고 지역민들의 의료 수요도 늘어나 제3병원을 짓는 것"이라며 "노조 주장처럼 나쁘기만한 계획은 아니다. 현재로선 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종원 경북대병원 대외협력실 담당관도 "병원을 새로 지으면 처음에는 경영이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손실이 줄어 점차 수익이 는다"면서 "법적 문제도 없고 사업 목적도 타당하기 때문에 계속 제3병원 건립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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