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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인근에 또 대형마트...시장 상인들은 거리로
롯데마트, 북구청 상대 '입점' 승소 / 칠성시장 상인들 "대기업 횡포, 끝까지 막겠다"
2015년 06월 11일 (목) 10:16:04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 북구청이 "인근 상권 피해가 예상된다"며 북구 칠성동 롯데마트 입점을 반려한 것과 관련해 롯데가 "입점"을 요구하며 북구청을 상대로 건 소송에서 법원이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예정부지 인근에 있는 칠성시장 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북구청도 곧 '항소'하기로 했다.

'칠성시장상인회(회장 정하무)' 소속 상인 1백여명은 10일 칠성동 롯데마트 예정부지 앞에서 '롯데마트 입점 반대·법원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서민경제와 지역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롯데마트가 입점하면 칠성시장은 이마트, 홈플러스 등 유통공룡업체 각축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칠성시장상인회에 따르면, 현재 칠성시장에는 점포 2,500여곳에 상인 5천여명이 등록됐다. 

   
▲ 칠성시장 상인들의 '롯데마트 입점 반대' 기자회견(2015.6.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전통시장과 상생 약속을 어긴 것은 롯데마트"라며 "상생 의지가 없는 편법, 꼼수의 롯데마트를 막기 위해 대구시상인연합회와 연대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롯데마트 입점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칠성시장상인회는 오는 7월 4일까지 롯데마트 예정 부지 앞에 집회신고를 냈다. 

정하무(49) 칠성시장상인회 회장은 "상생 정신을 저버린 대기업 횡포"라며 "롯데마트 승소로 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경훈(70) 칠성종합시장연합회 회장도 "롯데마트가 입점하면 칠성시장과 직선거리 2km 반경내에만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곳이 생기는 셈"이라며 "대형마트 빗장이 풀려 골목시장의 소상인들은 다 죽게 생겼다.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구 북구 칠성동 롯데마트 예정지(2015.6.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부장판사 김연우)는 지난 6월 3일 시행사 SPH(스탠다드퍼시픽홀딩스주식회사)와 시행사의 사업권을 넘겨받은 롯데쇼핑이 배광식(55) 대구 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대규모점포 개설변경등록신청 반려처분취소' 행정소송에서 원고인 SPH와 롯데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사업계획 업종 구성을 변경해도 업태 변경이 아닐 경우 입점 허가권자 북구청이 업종 구성까지 관여해 입점을 제한할 권한이 없다"며 "지역협력계획서 제출 의무도 없다"고 밝혔다. 또 "유통산업발전법 등을 검토해도 대규모점포 개설 변경등록 신청을 반려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시행사 SPH는 지난 2013년 8월 북구 칠성동2가 대구오페라하우스 옆 부지에 'SPH쇼핑센터'라는 지하 2층, 지상 8층짜리 건물(1만3,700㎡, 대형마트 기준3,000㎡)에 대한 '대규모점포' 개설 등록을 북구청에 신청했다. 당시 북구청은 '전통시장과 상생협약'을 단서조건으로 대규모점포 개설을 승인했다. 또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1차 품목을 뺀 '의류, 완구, 가구 등만 판매하겠다'는 사업계획서도 받았다.

   
▲ SPH가 북구청에 처음 제출한 판매 품목에는 농축수산물을 뺀 완구, 가구 등만 적혀있다 / 자료.북구청

칠성동 롯데마트 예정부지와 인근 전통시장들과의 직선거리가 1km에서 2km 남짓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칠성시장과 롯데마트 예정부지 거리는 1.08km, 중구 번개시장과 거리는 990m에 불과하다. 또 롯데마트 예정부지 맞은편에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까지 들어선 상태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 행정지침상 롯데마트는 현재 예정부지에 들어설 수 없다. 대구시는 지난 2006년 '대형소매점의 지역 기여도 향상 및 신규 진입 억제 계획'을 세우고 4차 순환도로 내에 있는 대구 도심에 모든 대형마트에 대한 신규입점을 금지했다. 롯데마트 예정부지는 4차 순환도로 내에 포함됐다. 때문에 북구청은 상권과 지자체 지침을 고려해 단서조항을 내걸고 점포 개설을 승인하게 됐다.    

   
▲ 사업변경 신청 후 낸 두 번째 판매 품목에는 농축수산물 등 1차 품목이 모두 들어가 있다 / 자료.북구청

그러나 지난해 6월 3일 SPH가 이 대규모점포에 대한 사업권을 롯데마트에 넘기면서 문제는 불거졌다. 롯데마트가 '쇼핑센터(대규모점포)'에서 '대형마트'로 북구청에 업종변경을 신청하면서, 당초 SPH가 북구청과 약속한 '1차 품목(농축수산물) 판매 포기'와 '전통시장과의 상생협약 제출' 등 2가지 요구사항을 거부한 것이다. 이후 북구청은 롯데마트의 업종변경 신청을 반려했고 소송은 시작됐다.

이대하 북구 경제진흥과 과장은 "당초 SPH가 주변 상권에 피해를 주는 '1차 품목 판매 포기'와 '전통시장과의 상생협약'을 단서조건으로 입점을 승인 받았는데 사업권을 넘겨받은 롯데는 이 약속을 어겼다"면서 "약속을 무시한 롯데를 상대로 곧 항소할 계획"이라고 10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상생협약과 1차 품목 판매 포기를 조건으로 한 입점은 지나친 규제"라며 "칠성동 입점에 어떤 법적 하자도 없기 때문에 공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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