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7.3.26 일 15:32
> 뉴스 > 언론/미디어 > 인터넷신문 \'등록기준 강화\' 논란
   
문재인 '말 잘 듣는 언론만 살려 놓겠단 건가"
[토론회] "신문법 개정, 다가올 총선·대선 언론 재갈 물리기"… "소규모 언론사는 광고주 협박할 힘도 없어"
2015년 11월 13일 (금) 18:08:15 마디어오늘 이하늬 기자 hanee@mediatoday.co.kr

평화뉴스는 보수색이 강한 대구 지역에서 정부와 기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몇 안되는 언론이다. 독자들의 후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구성원은 취재기자 두 명과 편집국장 뿐이다. 편집국장은 대표이사이면서 회사의 경리 업무와 청소까지 한다. 이 언론사는 이렇게 12년째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어쩌면 내년에 평화뉴스는 사라질지 모른다. 신문법 시행령 개정 때문이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만 남겨둔 상황이다. 개정안은 취재 및 편집인력을 기존 3인 이상에서 5인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따라서 5명 이상의 정규직을 고용하지 못하면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미 등록된 인터넷신문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령 적용대상이 된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문법 시행령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들이 오갔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사이비 언론을 막고 저널리즘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를 상대로 광고영업을 하고 어뷰징 기사를 생산해 저널리즘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오히려 규모가 큰 매체라는 지적이 나왔다. 5인 이하 언론사는 그럴 여력이 안된다는 것이다.

   
▲ 일러스트=권범철 화백
 
발제를 맡은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소규모 언론은 대부분 포털에 검색도 안되기 때문에 선정적 보도나 어뷰징을 할 이유도 없다”며 “중대형 언론은 ‘인터넷팀’ ‘온라인 뉴스팀’ 등의 이름으로 선정적인 기사를 전송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유사언론행위 역시 소규모 언론은 광고주를 협박할 힘도 없다고 박 팀장은 지적했다.

실제 한국광고주협회의 ‘2015년 유사언론 행위 피해 실태 조사’에서도 5인 이하 소규모 언론의 피해 사례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광고주협회가 발표한 나쁜 언론 108곳을 보면 종합일간지에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아시아투데이 등이 포함됐고 인터넷매체에서도 데일리안, 연합인포맥스, 뉴데일리, 쿠키뉴스(국민일보), 아이뉴스24, 뉴시스, 뉴스 등 중대형 언론사들이 대부분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학웅 변호사는 설사 소규모 언론사들이 이같은 행위를 한다 해도 이미 법적인 제도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언론사가 심각하게 선정적인 기사를 쓰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면 과징금을 때릴 수 있다”며 “그런 제도가 있음에도 언론사 설립 자체를 막는 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에는 언론사 설립의 자유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정부가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토론회 참석자들은 “여론 통제”라고 입을 모았다. 박 팀장은 “인터넷 신문 등록기준 강화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는 지역의 중소언론, 그리고 대안언론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드는 반면 정부, 언론, 광고주의 여론 지배력은 확대되고 유착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인터넷 언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인 미만 인터넷 언론은 38.6%에 달한다. 따라서 이 법이 시행되면 인터넷 언론 중 최소 3분의 1이 등록 해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형래 인터넷기자협회 사무총장은 “85% 이상의 인터넷 매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매출 1억원 미만 사업자가 5명의 상시 인력을 두기 어렵다는 이유다. 연매출 1억원 미만의 인터넷 신문은 85%다.

이에 대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토론회 축사에서 “이는 다가올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포털과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길들이기가 끝난 말 잘 듣는 언론만 살려놓겠다는 의도”라며 “이제 지상파, 종편에 이어 포털, 인터넷 언론이 모두 평정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 2015-11-13 (미디어오늘=평화뉴스 제휴)
     관련기사
· "국가가 왜 기자 머릿수를 가지고 언론 인정 여부를 가리나"· "인터넷신문 등록 규제, 법적으로 따질 가치도 없다"
· '5인 미만 언론사 퇴출',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 "인터넷신문 등록 규제, 법적·현실적 근거없는 언론통제"
· 시대착오적 신문법 개정, 1인 미디어는 언론이 아닌가· 광고주협회, 조중동은 무섭고 인터넷신문만 후려치기
· "'조중동' 놔두고 어뷰징 막겠다고?"· 기자 4명이면 유사언론, 5명이면 공정언론?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701-725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