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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등록 규제, 법적으로 따질 가치도 없다"
대구 언론·시민단체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 촉구..."국가의 언론통제, 시민이 막아야"
2015년 10월 28일 (수) 13:10:04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대구지역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법조계는 "법을 따질 가치가 없을정도"라며 개정안의 법적 문제를 지적했고, 언론계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터넷신문을 없애 '역사교과서 국정화'처럼 오직 말 잘듣는 하나의 언론만 두겠다는 시도"라며 시행령 개정안의 "철회"와 "언론ㆍ표현의 자유"를 요구했다.

전국언론노조대구경북협의회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구지부를 포함한 20여개 언론·시민단체는 10월 28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인터넷신문 등록제 강화 개정안 반대와 표현의 자유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중단"을 촉구했다.

   
▲ 인터넷신문 등록제 강화 개정안 반대와 표현의 자유를 위한 대구경북 시민사회언론단체 기자회견(2015.10.28.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21일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재 '취재 및 편집인력 3명 이상'인 등록요건을 5명으로 늘리고, 이들의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 등의 '가입내역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이 개정안을 모든 인터넷신문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빠르면 11월 중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 개정안이 발효되면 현재 전국의 인터넷신문 가운데 85%가량이  '등록취소' 위기에 놓이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개정안의 목적에 대해 "사실 확인 기능 및 저널리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제작여건(취재, 편집 등)이 제고될 필요"와, "인터넷신문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과도한 경쟁, 선정성 증가, 유사언론행위 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뉴스 전달 과정 및 여론형성에 있어 왜곡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내세웠다.

"헌법ㆍ신문법ㆍ형평성 위배...비판적 인터넷언론 통제 의도"

그러나, 언론ㆍ시민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하며 "언론통제"라며 반박했다.
먼저 법적인 문제로 ▶'언론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제21조)에 위배되고 ▶현행 신문법 규정에 없는 등록강화 요건 시행령에 규정해 모법에 위배되는 점 ▶기존 인터넷신문에 대해 모두 적용해 '소급적용 금지' 원칙에 맞지 않은 점 ▶주간신문이나 일간신문은 제외한 채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만 '인력 기준'과 '국민연금 등의 가입확인서' 제출을 요구해 '형평성'에 어긋나는 점을 꼽았다.

또 언론의 현실적 문제로 ▶사실확인 기능과 저널리즘 제고는 기자 인력 수가 아닌 기자와 언론사의 역량의 문제며 ▶인터넷신문이 기자 4명이면 안되고 5명이면 된다는 논리는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점 ▶선정성과 어뷰징, 유사언론행위 문제는 포털사이트에 주로 검색되는 중대형 언론사가 더 심각한 점  ▶소규모 대안언론은 특정 영역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반드시 5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 ▶'1인 미디어시대' 추세에 맞지 않는 '시대역행'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때문에 이들 단체는 "정부가 법적.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은 이 시행령을 강행하려는 것은 정부에 비판적인 인터넷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주장했다. 특히 "오늘날 저널리즘이 무너지는 이유는 언론이 시민의 알권리와 권력감시라는 본연의 기능을 저버린 채 사적이익과 권력을 쫓은 결과"라며 "정부는 언론사 규모의 대소를 막론하고 오늘의 언론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인 미디어 시대,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언론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언론통제와 언론 길들이기만 심화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처럼 하나의 언론만?...후세에 매우 부끄러운 일"

전국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 김영모(TBC) 의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이 지탄받고 있는 것은 일간신문과 방송 같은 메이저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있는 인터넷신문에 대한 등록요건 강화와 등록취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처럼 정부의 말을 잘듣는 하나의 언론만 두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이 신문법 개정안은 진보나 보수를 떠나 언론의 자유와 올바른 역사를 막는 것"이라며 "후세에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전국언론노조대구경북협의회 김영모(45) 의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성호(48) 변호사,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변홍철(47) 집행위원장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성호 변호사는 "법적으로 설명할 가치도, 따질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 설립의 자유'를 포함하고 있는데, 국가가 언론사 기자 수를 이유로 언론사 설립을 막겠다는 것은 헌법의 취지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말했다. 또 "언론사의 설립을 규제하는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근본적이고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법률이 아닌 시행령 만으로 처리하려는 것은 행정부에 위임받은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시민의 저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따질 가치도 없어...국가의 언론통제, 시민이 막아야"

사회운동을 하며 여러 언론에 칼럼을 쓰고 있는 변홍철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도 "그동안 청도 삼평리 송전탑 문제를 비롯해 우리 사회에 소외된, 고립된 약자의 목소리를  인터넷신문이 주로 다뤄왔다"면서 "정부에게는 인터넷신문이 눈에 가시 같지 않았겠느냐"고 시행령 개정안 의도를 꼬집었다. 또 "언론은 민주사회를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기구"라며 "국가가 언론을 막을 수 없으며, 이제는 시민이 함께 국가의 언론통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학계와 법조계를 포함한 전국의 언론ㆍ시민단체와 연대해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막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한편,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은 오는 11월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제도 진단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학계와 법조계, 언론계, 시민사회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비롯한 정부의 언론 관련 정책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기자회견문]
시대에 역행하고 언론 통제를 위한 문체부의 인터넷신문 등록제 강화 개정안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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