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가라 앉은 '세월호'의 진실...다시 잔인한 '사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04.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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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천여명 동성로에서 2주기 추모제 "304명 희생에도 국가는 진실 외면, 특검·선체인양"


'세월호를 인양하라' 피켓을 든 어린이(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를 인양하라' 피켓을 든 어린이(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 세월호가 가라 앉은지 어느 덧 2년이 지났다.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 가지각색의 사연을 안고 배에 오른 시민들 중 304명은 바다로 가라앉은 배와 함께 영원히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별이됐다. '살려달라'는 아이들과 유가족의 외침에도 진실을 외면한 국가는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차가운 바다에 세월호와 9명의 희생자를 남겨놓고 있다. 

다시 돌아온 잔인한 '사월'의 봄, 시민들이 2년째 가라 앉은 '세월호' 진실을 국가에 촉구했다. '세월호참사 2주기 대구추진위원회'는 참사 2주기 일주일 전인 9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세월호참사 2주기 대구시민 문화제'를 열었다. 추모제는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시민 1천여명이 참석했다.

'세월호참사 2주기 대구 추모제'(2016.4.9.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참사 2주기 대구 추모제'(2016.4.9.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이날 추모제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20~30대 청년들,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이 많이 참석했다. 이들은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밝혀라'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색 피켓을 들고 박근혜 정부에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또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면서, 사건을 재구성한 4.16연대의 '다시 봄, 기억하라 행동하라'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보며 안전한 사회를 촉구했다.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당시 참사를 회상했다.

이어 대구시민 20명으로 구성된 '대구평화합창단'은 추모곡 '화인'과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 등을 통해 2주기를 추모했다. 또 마임이스트 이정훈씨는 '푸른요정'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선보였다. 그는 30m의 노란리본을 이용해 시민들과 함께 공연을 펼쳤고, 스카밴드 '스카웨이커스'와 30명으로 구성된 '바투카다 페스테자'의 공연도 진행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공연을 펼치는 '대구평화합창단'(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공연을 펼치는 '대구평화합창단'(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대구 추모제에는 세월호참사 유가족도 참석했다. 단원고 2학년 7반 고(故)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4.16가족협의회 인양TF팀 분과장)씨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부모들은 전국 곳곳에 자식 이름표를 달고 다닌다"며 "국가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직 가슴에 묻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국민에게 다시 호소한다.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면서 "우리 애들이 왜 죽었는지, 도대체 배 안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정말로 밝히고 싶다. 세월호 안에 진실이 있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회를 맡은 대구 약속지킴이 한민정씨는 "진실규명을 위해 피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을 우리 국민들이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기억하고 행동해야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는다. 304명의 희생에도 진실을 외면한 박근혜 정부는 반드시 특검과 선체인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중인 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발언 중인 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참사 2주기 대구추진위는 지난달 15일부터 참사 당일인 16일까지 한 달 동안 '대구 시민 행동기간'으로 정하고 각종 행사를 벌여왔다. 지난달 15일에는 새누리당대구시당 앞에서 '대구 시민행동 기간 선포 기자회견'을, 같은 날 저녁에는 대구백화점 앞에서 '세월호참사 7백일 대구시민대회'를 열었다. 지난 3일에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 '리멤버0416'을 주제로 대회에 참여했다.

또 3월 19~26일까지 대구 각 지역에 세월호 2주기 추모 현수막을 걸었고, 세월호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나라' 공동체상영도 했다. 오는 16일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9시까지 대구백화점에 세월호참사 2주기 대구시민분향소를 꾸리고, 같은 날 오후에는 안산분향소에서 열리는 '세월호참사 2주기 범국민대회'에 참가한다. 대구추진위에는 단체 18곳과 시민 1,531명이 이름을 올렸다.

시민들이 만든 대형 노란리본(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민들이 만든 대형 노란리본(2016.4.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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