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생각의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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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김도균 / 그날의 터미널은 한산했지만...


2016년 8월 15일, 성주터미널... / 사진. 김도균
2016년 8월 15일, 성주터미널... / 사진. 김도균

서문시장에서 약 한 시간 반, 250번 버스를 타고 성주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크고 붉은 글씨로 쓰여진 플래카드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정신이 번쩍 든다. "일방적인 사드배치 온몸으로 저지한다!!". 느낌표가 두 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달 13일, 국방부와 미군에 의한 일방적인 성주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수많은 '외부세력'들이 주민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이곳에 방문했고, 그들 중 다수가 나와 같은 광경을 마주했을 터다. 그들은 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공감했을까, 안타까워 했을까, 그것도 아니면 화가 났을까.
 
아직도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는 레드 컴플렉스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이 사회. 그리고 여당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불리우는 경상북도. 그 중에서도 대통령 지지 기반의 핵심이라고 불리웠던 마을이다. 마을 회관에 대통령의 '존영'이 크게 붙어있었다는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하나의 낙인으로 작동한다. 세월호와 밀양-청도 송전탑 그리고 강정마을이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군청 앞 광장에 각자의 고민과 생각을 촛불에 담아 모였다. 그날의 터미널은 한산했지만 많은 생각들로 붐볐다.

[기고] 글. 사진 / 김도균(대학생.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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