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야' 촛불 더 커졌다..."몸통 박근혜, 당장 내려오라"

평화뉴스 김영화,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11.1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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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국대회 / 시민 5천여명..."먹고 살기 힘들어 외면한 사이 망가진 정치, 우리 힘으로 바꿀 것"


대구 시민 5천여명의 2차 시국대회(2016.11.11.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시민 5천여명의 2차 시국대회(2016.11.11.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민들의 분노는 '몸통 박근혜'로 향했다.

대구 동성로를 채운 5천여명(경찰 추산 2천여명)의 촛불. 외침은 하나였다. "박근혜 하야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가장, 백발 성성한 어르신 모두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을 가득 채운 인파(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을 가득 채운 인파(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게 나라냐' 피켓을 들고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들(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게 나라냐' 피켓을 들고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들(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역 60여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이 참여하는 '박근혜 퇴진 촉구 대구비상시국회의'는 11일 저녁 7부터 2시간 가까이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내려와라 박근혜, 박근혜 퇴진 2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지난 주 1차 시국대회에 시민 3천여명이 참석한 것보다 2천여명이 늘어 규모가 더 커졌다.

대구백화점 앞에서 한일극장 앞까지 발 디딜틈 없이 가득찬 군중은 '이게 나라냐', '박근혜 하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대구의 촛불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커지고 더 세졌다. 집회 시작전인 오후 6시부터 1천여명은 미리 참석해 자유발언을 하며 대통령을 규탄했다.  이들은 집회 후 공평동, 봉산동, 반월당, 중앙로역까지 2km 가량 행진하며 '하야'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경북 등 돌렸다 새누리 해체하라' 현수막을 든 시민(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 등 돌렸다 새누리 해체하라' 현수막을 든 시민(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바지 대통령 필요없다' 피켓을 든 청소년(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바지 대통령 필요없다' 피켓을 든 청소년(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각자 준비한 피켓에는 '고마해라 박근혜', '바지 대통령은 필요없다', '내려와라 박근혜', '꼭두각시 대통령은 필요없다', '박근혜 OUT', '박근혜 나라의 개돼지가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 '대구경북 등 돌렸다 새누리는 해체하라', '전체적으로 하야의 기운이 느껴진다', '순실민국이 아닌 대한민국', '질질 끌지 말고 순실순실퇴진하라', '대통령은 박근혜입니까 최순실입니까' 등 대통령 비판 문구로 가득찼다.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촛불을 든 이들에게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냈다. 일부 시민들은 "우리 몫까지 잘해주이소", "다음에 꼭 참석할게요"라고 함성을 외치며 참석하진 못해도 같은 마음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지역에서도 민심이 급속하게 돌아서고 있음을 증명했다.

촛불을 높이 치켜든 시민(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을 높이 치켜든 시민(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회사원 진경원(44)씨는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한 사이, 대구에 산다는 이유로 무심히 박근혜에게 표를 던진 사이 정치가 망가지고 있음을 이제 느낀 한심한 어른"이라며 "최순실이라는 괴물을 우리가 키운 게 아닌가.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추악한 대한민국을 물려주지 말자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 손으로 바꾸자. 이번 최순실 게이트 진짜 몸통은 박근혜, 새누리다. 당장 모든 자리에서 내려오라. 국민들이, 우리 스스로가 바꾸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타는 목마름으로' 등을 함께 부르며 오직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집회 도중 경찰 병력(7개 중대)이 집회 현장 외곽으로 폴리스라인을 쳐 고성이 오갔지만, 시민들이 '경찰 철수'를 외쳐 경찰 병력이 곧 폴리스라인을 걷었고, 다시 촛불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전체적으로 하야의 기운이 느껴진다' 손글씨를 써온 시민(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체적으로 하야의 기운이 느껴진다' 손글씨를 써온 시민(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청소년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경산에서 온 한 중학생은 "박근혜와 최순실의 이번 사태가 너무 충격적"이라며 "평소 정치에 관심 없었던 자신에게 화가난다. 국가기밀문서를 대통령이 일반인과 공유하는 게 말이 되냐.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이런 짓을 할까.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노원고 2학년 이다은 학생도 "칭찬을 듣기 위해 나온 게 아니다. 국민으로서 입장을 전달하러 나왔다"면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그러나 현재 주권은 최순실 1명에게 있다. 이런 나라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왕도 백성을 무서워했다. 박근혜 혼자의 나라가 아니다. 대통령은 퇴진해야 한다""고 외쳤다.
 
계명대 1학년 김지원씨는 "당신 스스로 무너뜨린 민주주의에서 어느 누가 대통령이라 믿겠느냐"고 비판했고, 최원열씨는 "화가나서 이 자리에 나왔다. 비선세력이 국가 원수를 꼭두각시처럼 조정하고 대통령은 지난 4년동안 잘한 게 무엇이냐. 민주주의 아래 모두 강력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행진하는 대구 시민들(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행진하는 대구 시민들(2016.11.1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편, 대구비상시국회의는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민중총궐기에 합류하고, 오는 19일 토요일에는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오후 5시부터 박근혜 퇴진 3차 대구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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