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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의 선택, 철새 대신 철쇠와 전기차
"세계적인 달성습지엔 지금 철쇠 유람선과 꼬마 전기차가 다닐 뿐...철새 구경은 어렵다"
2016년 12월 07일 (수) 15:07:55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겨울은 철새들의 계절이다. 저 멀리 시베리아 등지의 철새들이 월동을 위해 한반도를 찾아들고 이 겨울진객들은 강과 습지 등지로 고르게 자리를 잡고 겨울을 나게 된다. 낙동강도 예외가 아니었다. 겨울만 되면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낙동강을 찾았고, 녀석들의 소리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많던 철새들은 다 어딜가고 낙동강 화원유원지와 달성습지엔 ‘철쇠’들만 보일 뿐 철새들은 없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그 까닭을 들여다봤다.

   
▲ 달성습지에 떠다니는 유람선의 모습 ⓒ 정수근

달성습지엔 지금 ‘철쇠’ 유람선만 다닐 뿐 철새는 없다

 
지난 12월의 첫주 주말인 12월 3일 나가본 낙동강의 날씨는 쾌청했다. 하늘은 드없이 맑고 깨끗했다. 겨울 철새 센서스(철새조사)를 하기엔 딱 제격인 날씨였다. 이 일대가 전부 조망되는 화원동산을 올랐다. 다 올라가 내려다보니 어, 새가 없다. 간간히 물닭 몇 마리만 보일 뿐 겨울을 대표하는 새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 천혜의 자연 달성습지의 아름다운 모습과 멀리서 보이는 유람선 ⓒ 정수근

그 이유는 현장에서 어럽지 않게 발견된다. 화원동산 전망대에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경적소리 크게 울리고 큰 배가 하나 나타난다. 흰 파도를 그리며 거칠 것이 없이 질주한다. 바로 달성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달성호 유람선이다.

유람선 달성호는 화원유원지 사문진 나루터를 출발해 강정보에서 옥포로 갔다가 화원유원지로 돌아오는 코스다. 뱃고동을 울리며 질주하는 유람선과 그 주변을 일렁이는 파도. 철새들이 바보들이 아닌 바에야 그곳을 떠날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 낙동강 달성보와 유람선 ⓒ 정수근

설상가상 쾌속선이란 친구도 도입됐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쾌속선 그리고 유유히 나아가는 유람선의 모습은 마치 점령군의 모습을 닮았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달성군의 입장은 “유람선과 쾌속선 운항이 철새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앞으로 철새들에게 영향을 안 끼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앵무새 답변으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 유람선이 강변에 정박하려는 모습 ⓒ 정수근

보행길 대신에 전기차가 점령한 화원동산


또 하나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화원유원지 화원동산을 오르면 황당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화원동산은 대략 100여 미터의 야트막한 구릉지다. 그래서 걸어서 정상 전망대까지 산책삼아 올라가기 참 좋다. 그런데 올해 여름경 이곳에 전기차가 놓였다. 전기차가 다닌다고 보행로 위에 신설도로도 닦았고, 먼저 놓였던 자전거길은 사라져버렸다.

   
▲ 화원동산을 운행하는 전기차 ⓒ 정수근

물론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전기차가 꼭 필요한 곳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야트막한 동산에 과연 전기차가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더군다나 공짜도 아니고 한번 이용료가 2,000원(주말 3,000원)씩이나 매겨져 있다. 대구 달성군이 비슬산 대견사로 가는 임도에 전기차를 운행해 재미를 보더니, 마구잡이로 전기차 운행해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화원동산 전망대길은 전망대까지 걸어서 채 20분도 걸리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코스로, 잘 가꿔진 화원동산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호젓이 걸어갈 수 있는 멋진 산책길이었다. 그런데 이제 이 왕왕 달리는 전기차 때문에 그런 호젓함도 물 건너 간 것 같다.

   
▲ 신설도로가 생긴 화원동산에는 자동차가 다닌다 ⓒ 정수근

화원읍에서 온 한 주민은 말한다.

"누가 돈을 주고 저 전기차를 타는지 모르겠지만, 달성군이 돈벌이에 너무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리고 사실은 걷기가 더 좋은 길을 놔두고 누가 저 전기차를 타겠는가. 장사도 안될 일에 예산을 투입한 것 같다"

달성군의 과유불급 행정, 안타깝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과하면 아니함만 못하다 했다. 사문진 나루터에서 행하는 달성군의 과도한 행정은 화원읍의 주민의 말처럼 아니함만 못한 행정으로 전락할 것 같아 안타깝다. 

페이스북에 알린 화원동산 전기차 소식에 한 페이스북 친구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고니가 살고있는 호수를 삥 둘러 흙길 걷어내고 우레탄을 바르고 누구라도 고니를 보러오게 하여 유명한 관광지로 만들겠다. 선포한 어느 시골 군청 띨빵 공무원 사건이 불쑥 떠오르네요 삥둘러 시끌대는 순간 고니는 다시는 오지않을건데 바보인지 띨빵인지 고니가 오지않으니 호수를 매립합시다. 그리고 분양합시다. 차익 계산한 천재인지 머리가 띵합니다요”

   
▲ 철새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진 달성습지 ⓒ 정수근

이번 겨울 동시 철새 센서스에서 주목하고 있는 철새는 고니와 큰기러기, 재두루미다. 애석하게도 달성습지에서는 이날 제로로 기록됐다.

새들이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그만큼 먹을 것이 많고, 새끼 등을 낳아 산란할 수 있는 서식처와 은신처가 많다는 것이고,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 겨울 철새들의 모습 ⓒ 정수근

고니의 날갯짓은 철쇠 유람선의 질주에 비할바 아니다


고니의 날갯짓과 재두루미의 걸음걸이, 큰기러기의 비상은 철쇠 유람선과 전기차의 질주에 비할 바가 아닌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가뜩이나 낙동강이 깊은 호수가 되어버려 얕은 물길을 좋아하는 철새들이 깃들 곳이 없는 마당에 달성군의 뱃놀이사업은 철새들의 마지막 쉼터마저 앗아가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길이 없다. 철새들이 도래하는 겨울철만이라도 유람선과 쾌속선 운항을 자제하거나 코스를 바꾸는 행정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바람일까?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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