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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습지, 보호해도 시원찮을 판에 웬 고속도로?
자연경관 1등급ㆍ생태계 민감지역..."국가습지로 지정해 원형 보존해야"
2015년 02월 03일 (화) 12:43:17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 

세계 습지의 날을 하루 앞둔 2월 1일 일요일 오후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이 나라 최대의 내륙 습지인 달성습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금호강 둑방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사람, 부부가 함께 온 사람, 카메라를 든 사람, 쌍안경이나 필드스코프를 든 사람까지 다양한 이들 50여 명이 모여 섰다. 
 
   
▲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국내 최대 내륙 습지인 서대구 달성습지에 '달성습지 친구들'이 모였다. ⓒ 박동인
   
▲ 물억새가 장관을 이룬 달성습지의 모습 ⓒ 정수근

이들은 달성습지를 사랑하는 이들로, 대구4차순환도로로부터 달성습지가 온전히 보존되기를 염원하기 위해 모인 대구시민들이다. 스스로를 '달성습지 친구들'이라 부르는 이들은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습지의 날을 기념하고, 물억새로 장관을 이룬 달성습지를 탐방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은 우선 세계 습지의 날을 기념한 조촐한 기념식에서 습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습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생산적인 환경요소 중의 하나로 수많은 동식물의 생존에 필요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이런 습지를 보호하고자 이란의 람사르에서 1971년 채택되어 1975년에 본격적으로 발효된 람사르 협약은 물새 또는 동식물 서식지로 인정되는 습지를 보호하고자 매년 2월 2일을 세계 습지의 날로 지정해 기념해 오고 있다"  

세계적 흐름과는 완전히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그러나 이런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세계 습지의 날을 맞은 이 나라 습지의 현실은 비참하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습지의 면적은 점점 줄어왔다. 4대강사업은 그 정점으로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의 아름다운 자연습지를 송두리째 망쳐버렸다. 

그래서 이날 달성습지에 대한 설명을 맡은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도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려는 국제적인 흐름과 완전히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을 개탄치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보호해도 시원찮을 서대구 달성습지가 각종 개발행위로 그 모습을 점차 잃어가더니 급기야 바로 옆으로 고속도로까지 계획되면서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 최장 하천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이 나라 최대 내륙 습지로 그 원형을 조금씩 회복시켜가도 부족할 판에 웬 고속도로라는 말이냐"며 달성습지가 처한 작금의 현실을 개탄했다.  

   
▲ 달성습지 제방 위로 대구4차순환 고속국도가 계획 중에 있다 ⓒ 정수근

인근에 살던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80년대까지만 해도 달성습지는 얕은 강물과 드넓은 모래톱이 아름다웠던 곳이었다. 야생동식물도 굉장히 많았다. 그들의 산란 및 서식처 역할을 하는 야생의 공간인 것이다. 도심 바로 부근에 이런 야생의 공간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인 달성습지로 고속도로가 계획되어 있다니 참 씁슬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고속도로 위 차량이 내뿜는 빛과 소음은 야생동물에겐 마치 흉기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환경부와 대구시도 이런 달성습지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환경부는 이곳을 자연경관 1등급지역이라며 보호하고 있고, 대구시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습지보호지역이라는 표식을 달아 보호하고 있다. 무려 3관왕이다. 그렇다. 3관왕 달성습지에 웬 고속도로이냐.

생태계 민감지역 달성습지 

계명대 김종원 교수(생물학)의 설명에 의하면 "이런 곳을 생태계 민감지역이라 한다. 민감지역이란 것은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생태계의 얼개가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것이고, 시시때때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속에서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곳은 senstive zone, senstive area라 한다. 서대구 달서습지가 바로 그런 곳이다" 

이렇게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기에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국내 최대 산란 및 서식처로 기능하는 것이고, 그만큼 생태계의 얼개는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있다는 설명이다. 그런 곳이 달성습지란 것이다.

"맹꽁이는 덩치가 작기 때문에 조그만 영역 속에서 길 하나 생기게 되거나 환경변화가 생기게 되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 이동성이 단절되면 번식과 생장에 모두 방해된다. 그래서 중간서식처가 꼭 있어야 한다"
 
   
▲ 천혜의 습지 달성습지에 물억새와 갈대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 정수근
   
▲ 달성습지의 깃대종 맹꽁이.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는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 및 산란처이다. 지난해 여름 달성습지에서 만난 맹꽁이. ⓒ 정수근

계획대로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면 맹꽁이에게 꼭 필요한 중간서식처가 사라지면서 맹꽁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애초의 노선구획 자체가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달성습지를 관통하든, 달성습지를 스쳐가든 이런 생태계 민감지역에 도로건설를 계획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달성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라!

지금이라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성습지 친구들은 그런 바람을 안고 물억새가 장관을 이룬 달성습지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달성습지를 온몸으로 느껴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생명의 흔적들과 마주치게 된다. 고라니, 삵의 배설물과 철새들이 날개짓.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호수가 된 낙동강과 금호강에서 비록 많은 철새를 찾아보긴 힘들었지만. 

   
▲ 물억새가 장관을 이룬 달성습지를 '달성습지 친구들'이 탐방을 하고 있다 ⓒ 여은희
   
▲ 달성습지 친구들이 달성습지 제방에서 "달성습지야 사랑해", "달성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라!" 외치고 있다 ⓒ 여은희

그렇다. 세계적인 자연유산인 달성습지에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대구시와 고속도로공사가 기계적으로 그어놓은 고속도로 노선이 아니라 달성습지 친구들의 주장처럼 국가가 직접 나서서 달성습지를 보존해나가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달성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해 국가가 보존해 가는 길을 찾자는 것이다. 달성습지가 국가습지란 걸맞은 옷을 입고 그 원형의 모습으로 회복되어갈 그 모습을 그려본다. 

"세계 습지의 날이다. 전세계적으로 습지의 중요성을 눈떠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우리 발아래 보물인 달성습지의 가치를 망각하는 우를 더 이상 반복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해서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보존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간 고속도로 계획은 지금이라도 철회돼야 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순리다" 

세계 습지의 날을 맞은 '달성습지 친구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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