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동초, '작은학교' 통폐합 위해 '금품' 지원 논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1.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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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설문조사서 가정방문·금품 회유로 찬성 강요...학부모 "편법, 통폐합 중단" / 교육청 "문제 없다"


대구 대동초등학교가 작은학교 통폐합 찬성을 유도하며 학부모들에게 금품을 지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동초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생들(2017.1.16.서부교육지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동초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생들(2017.1.16.서부교육지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동초 학부모들에 따르면, 학교는 산격초와의 통폐합 찬반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학교 운영비를 임의로 사용해 6학년 학생 28명에게 제주도 수학여행비와 19만원 상당의 의류교환권을 지급하며 찬성을 회유했다. 또 담임교사와 서부교육지청 장학사들이 반대하는 학생의 가정을 방문해 통폐합 찬성을 강요했다.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자녀 가정을 포함한 학부모 119명 중 80명 이상이 찬성 입장을 밝혔고, 대구교육청은 지난달 27일 대동초 통폐합이 명시된 '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해당 조례가 대구시의회 교육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통과되면 대동초는 오는 3월 1일자로 30여년만에 폐교된다.

대동초 학생과 학부모들의 통폐합 반대 집회(2017.1.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동초 학생과 학부모들의 통폐합 반대 집회(2017.1.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에 대해 '작은학교 살리기 대구공동대책위원회'와 대동초 학부모, 학생 30여명은 16일 오전 서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구교육청의 일방적 통폐합은 초등교육의 특수성을 무시한 탁상행정이자 행정 효율을 위해 아이들을 희생양 삼은 무책임한 교육정책"이라며 "교육력 강화를 명분으로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방적 통폐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학교 너무 좋아요" 대동초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부모(2017.1.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우리학교 너무 좋아요" 대동초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부모(2017.1.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주호 대동초 학부모 대표는 "교육은 통폐합 대상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교육 당사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공감해야 할 사안"이라며 "일방적 통폐합 강요는 거꾸로 가는 교육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학부모 마정자(46)씨도 "저녁 7~8시까지 집에 찾아와 찬성을 강요했다. 찬성할 때까지 찾아오겠다는 말도 했다"며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있을까봐 찬성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교육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중모 대구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학교배치1팀 주무관은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을 검토하고 있지만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으며 장은지 서부교육지청 재정평생교육과 지역협력팀장도 "통폐합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서였고, 상품권 역시 통폐합 혜택을 받지 못하는 6학년에게 위로 차 지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우동기 대구교육감에게 항의하는 대동초 학부모(2017.1.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우동기 대구교육감에게 항의하는 대동초 학부모(2017.1.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특히 이날 서부교육지청에서 열린 '소규모 학교 통합에 따른 지역유관기관 협의회'에 대동초 학부모들은 지역주민 400여명과 학부모 60여명의 반대 서명과 의견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병력이 이들의 출입을 막아 참석하지 못했다. 또 대구시의회 교육위원회 최길영·배재훈 의원과의 면담에서 조례 제정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적절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 사안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대구교육청은 지난해 5월부터 학생수 감소에 따른 수업질·교육여건 하락, 교육격차 심화 등을 이유로 학생수 149명의 대동초를 인근 산격초(학생수 404명)와의 통·폐합을 추진해왔다. 교육청은 통폐합 후 현 대동초 부지를 교육박물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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