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임금격차 1위에 '꾸미기' 노동까지 강요받는 여성 현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3.0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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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성노동자 74.6% 외모관련 지적받아...세계 여성의 날 캠페인·집회 "민주주의는 성 평등 관점에서"


대구 여성 아르바이트 노동자 10명 중 7명은 일하면서 외모 관련 불이익을 받았으며 근무환경에 맞는 '꾸미기 노동'에 하루 평균 29분을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격차 1위, 성 격차지수 세계 하위권. 109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는 대한민국 여성의 현실이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 실시한 '꾸미기 노동 실태조사' 결과, 대구지역 노동자 166명 중 74.6%가 근무 중 외모 관련 지적이나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에 필요한 '꾸미기'에 쓰는 시간은 하루 평균 29분으로 최저임금(6,470원)으로 환산하면 주 5일 기준 한 달 67,868원이지만 노동시간에는 포함되지 않아 받지 못했다. 조사는 2월 8일부터 3월 1일까지 온·오프라인 설문을 통해 이뤄졌으며 전국 프랜차이즈 매장 노동자 484명이 참여했다.

"성별 임금격차 OECD 부동의 1위"...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2017.3.7.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별 임금격차 OECD 부동의 1위"...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여성 노동자(2017.3.7.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별 임금격차는 OECD 부동의 1위다. 2015년 남성 평균임금을 100으로 보면 여성은 63.7%에 그쳤다. 전체 가입국 평균 15.3%의 두 배 이상이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적용하면 하루 8시간 기준 여성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남성 노동자가 5.1시간만큼 일한 수준이다. 여성 노동자들은 하루 3시간을 무급으로 일한 셈이다.

이 밖에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2016 성 격차 보고서'의 성 격차지수는 0.649로 전체 144개국 중 11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하락해 올해도 하위권이었다. 20대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의원 비율은 17%(51명)에 불과했다. 세계 경제규모 10위권의 한국 여성노동자의 현실이다.

남성 평균임금의 64%에 불과한 여성들의 임금수준을 규탄하는 피켓(2017.3.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남성 평균임금의 64%에 불과한 여성들의 임금수준을 규탄하는 피켓(2017.3.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와 관련해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구여성의전화 등 지역 31개 단체가 참여하는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24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8일 오후 4시 30분부터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다'를 주제로 대구여성대회를 연다.

이들은 "오늘날 민주주의와 인권, 민생이 후퇴된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은 더욱 불안정한 위치에 내몰리고 있다. 누구나 동등한 주권자로서 존중받는 민주주의를 위해 성 평등 관점에서 다시 정의돼야 한다"며 ▷성별 임금격차 해소 ▷꾸미기노동 금지 ▷젠더폭력 근절 ▷차별금지법 제정 ▷낙태죄 폐지 등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본 대회에 앞서 5가지 사안에 대한 시민참여 부스행사도 가진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지역에서 성평등에 기여했거나 저해한 이들에게 각각 '성평등 디딤돌상'과 '성평등 걸림돌상'을 수여한다. 올해 '성평등 디딤돌상'에는 성폭력·위계폭력을 공론화해 집회에서 평등한 문화를 확산시킨 "평등한 연대"가, '성평등 걸림돌상'에는 59년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노동자에게 결혼퇴직을 강요해온 "㈜금복주"가 선정됐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여성분과위원회"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수여하는 '성평등 디딤돌상'에 선정됐다.

남성의 64% 수준인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을 규탄하며 '3시 퇴근행동' 중인 여성단체(2017.3.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남성의 64% 수준인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을 규탄하며 '3시 퇴근행동' 중인 여성단체(2017.3.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여성폭력 근절 캠페인 중인 여성단체 활동가들(2017.3.7.남구청네거리)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여성폭력 근절 캠페인 중인 여성단체 활동가들(2017.3.7.남구청네거리)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와 함께 지역 여성·시민단체는 캠페인·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대구여성노동자회는 7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3시 STOP' 공동행동을 갖고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했으며 대구여성의전화도 같은 날 남구청네거리에서 젠더폭력 근절 캠페인을 진행했다.

알바노조대구지부는 8일 '동일임금, 동일민낯'을 주제로 여성에게만 꾸미기 노동을 강요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대구여성회는 10일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2017 여성현실을 말하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대구여성노동자회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성별 임금격차 강연회를 가진다.

강혜숙 대구여연 상임대표는 "기존 문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성들의 삶과 직접 연관된 의제를 비롯해 차별금지법, 낙태죄 폐지 등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사안들도 공론화시켜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며 "세대를 넘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웹포스터 / 제공.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웹포스터 / 제공.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

한편,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방직공장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 노동자들이 임금상승과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기념한 날로, 1975년 UN에서 처음 지정했다. 현재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이를 기리는 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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