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녹조라떼' 받고도 수문 '전면개방'에는 부정적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6.21 17: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후 첫 대구 일정, 낙동강 강정고령보 방문 "현재 수위보다 낮추긴 어려워...농민 불안 이해 필요"


(왼쪽)이낙연 총리에게 '녹조라떼'를 건네고 있는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2017.6.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왼쪽)이낙연 총리에게 '녹조라떼'를 건네고 있는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2017.6.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낙연(66) 국무총리가 환경단체로부터 '녹조라떼'를 받고도 4대강 보 '전면개방' 요구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취임 후 첫 대구 일정으로 달성군 다사읍의 강정고령보를 찾은 이 총리는 21일 환경단체의 '보 수문 전면개방' 요구에 "큰 방향은 (보개방으로) 가야 하지만,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과 지역주민 피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했다. 또 "현재 수위보다 내려가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며 "농민들의 불안이 근거가 없다면 설득하고, 근거가 있다면 부합한 조치를 할 것이다.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 30분가량 머문 이 총리는 보 개방에 따른 수위 변동과 남조류 경보 현황에 대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의 보고를 받은 뒤 매곡정수장으로 이동했다. 녹조가 핀 강물을 직접 뜨면서 낙동강 녹조 현장을 직접 목격한 그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정병철 대구지방환경청장, 김문오 달성군수 등을 향해 "취수장에서부터 유입되는 조류가 없도록 모든 것을 동원할 것"을 주문했다.

녹조 핀 강물에 비친 환경단체의 '보 전면개방' 요구 퍼포먼스(2017.6.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녹조 핀 강물에 비친 환경단체의 '보 전면개방' 요구 퍼포먼스(2017.6.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4대강 보 수문 전면개방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회원들(2017.6.21)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4대강 보 수문 전면개방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회원들(2017.6.21)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강정고령보는 지난 1일부터 수문을 상시 개방한 4대강 보 중 하나로, 무더운 날씨와 적은 강수량 등으로 2주째 남조류 경보가 발령된 곳이다. 관리 수위인 19.5m에서 양수제약수위 18.25m로 수위가 1.25m 낮아지면서 농민들은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을 우려해 수문 개방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보 완공 이후 여름 철이면 녹조가 피어올라 해마다 식수원 오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환경단체는 '흘러라 4대강', '보 수문 개방확대' 등의 현수막을 들고 이 총리를 맞이했다. 또 녹조 핀 강물이 담긴 일회용 컵을 건네며 수문 전면 개방을 촉구했다. 이 총리는 "녹즙을 좋아하긴 하는데, 오늘 너무 많이 마셨다"고 받아넘기기도 했다.

(맨 왼쪽)이낙연 국무총리가 4대강 녹조 발생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2017.6.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맨 왼쪽)이낙연 국무총리가 4대강 녹조 발생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2017.6.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에 대해 안병옥 환경부차관은 "수심을 낮추는 것이 녹조현상 해소에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충분한 근거를 갖고 해결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강정고령보, 함안보, 칠곡보 등은 상수원으로 쓰이기 때무에 국민 생명과 관련된 문제다. 녹조로 인해 먹는 물 걱정이 높아졌다"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낙동강 지류과 본류를 계단에 비유해 "아래층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청소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듯이 농민들도 초기에 지천에서 물관리를 해달라"며 "4대강만 청소해선 의미 없다. 지천이나 실개천 유지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인 대구와 구미시가 협의에 속도 내주길 바란다. 현재로선 중앙정부가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