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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사랑한 예술가들 '김광석길' 재정비에 반발 "전면 중단"
'김광석길' 조성 당시 예술감독 등 김광석 동상에 호일 싸고 "철거 반대" / 중구청 "예술성 보존 노력"
2017년 09월 04일 (월) 19:27:46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 (왼쪽 두번째) 김광석 길 초입에 있는 동상을 알루미늄 호일로 싼 손영복(37) 예술감독(2017.9.4.중구 대봉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김광석을 사랑하는 서른즈음에 예술가들이 야심차게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길을 사랑했지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나의 그림을 나의 노래를 자유롭게 그리고 부를 수 있는 그런 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故) 김광석을 사랑한 손영복(37.조각가)씨는 참담한 심정을 억누르며 그의 노래 제목들을 이용해 이 같이 호소했다. 그는 김광석 길을 대하는 중구청의 일방적 행정에 반발하며 4일 오후 중구 대봉동의 김광석길 초입에 놓인 7년 전 자신의 작품을 알루미늄 호일로 둘러쌌다.

중구청(구청장 윤순영)이 '관광인프라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에 그려진 벽화 80% 가까이를 올 연말까지 철거·교체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미 지난 16일 업체 입찰을 공고한 상태며 오는 14일 최종 선정한다. 제안서에 따르면, 사업 수행으로 얻어지는 각종 자료, 저작권은 모두 중구청에 있으며, 일정기간 경과 후 수급자 동의 없이 철거할 수 있다.

   
▲ 김광석 길 초입에 있는 김광석 동상에서 사진 찍는 시민들(2016.6.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재정비 사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2017.9.5.중구 대봉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2010년 김광석 길 조성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손영복씨는 "마음이 아프다. 김광석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작품 활동이었다. 중구청이 일방적으로 작가 개인의 창의성, 예술성이 담긴 작품을 철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판단할 기준도 없고 판단해서도 안되지만 중구청은 '(김광석을) 닮지 않았다'거나 '(세월호)노란 리본을 지워달라'는 등으로 개별 작가의 작품성을 무시해왔다"며 "이번 사업 추진은 그러한 인식이 정점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사)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구지회, (사)인디053, 니나노프로젝트예술가협동조합 등 지역 예술단체는 김광석 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광인프라 사업 중단과 민관협의체 운영"을 촉구했다. 이날 김광석 길 조성에 참여했던 작가 10여명도 함께 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9일부터 중구청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연명을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전국 예술인, 시민 등 170여명이 참여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낙후된 지역이 개발됨에 따른 원주민 내몰림)현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광석 길 조성 이후 중구청이 이 곳을 중심으로 각종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땅값·임대료가 치솟았고, 이를 견디지 못한 상인·예술가 대부분이 떠난 자리에는 프랜차이즈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 '김광석 길' 조성에 참여 참가들(2017.9.4.중구 대봉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김광석 길 벽화 그리기를 처음으로 제안한 이창원 인디053 대표는 "어느 순간 이 길에 이름이 올라와있는 것이 부끄러워졌다"며 "이 곳은 특정인의 행정 성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길이 아니다. 젊은 창작자들이 꿈을 키우고 성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라고 했다. 벽화 참여작가 김병호씨도 "방천시장을 살리겠다고 모인 예술가, 상인들은 떠나고 자본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구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업체 선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행정의 신뢰성을 위해 철회할 수 없다. 작가의 창작·자율성을 보장하고 예술성을 보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2014년 리뉴얼 당시 김광석길운영위원회 이후 대봉동문화마을조성사업, 문화마을협의회 등 예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매뉴얼, 방법 등을 제안하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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