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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수문개방 현장에 직접 가보니
합천보 강바닥엔 모래가 다시 쌓이고... 달성보는 누수현상, 물이 새어나왔다
2017년 11월 16일 (목) 14:56:34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 합천보의 수문이 열렸다. 강물이 세차게 흘러간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문이 열린 합천보 그러나 이내 다시 굳게 닫힌 수문

굳게 닫혔던 수문이 들어올려져 있었다. 그 사이로 폭포수와도 같은 강물이 세차게 흘러갔다. 그런데 한가운데 수문만 열려 그곳으로만 물길이 만들어져 있을 뿐이었고, 그래서인지 전체로서의 강은 이전처럼 너무 고요해 보였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이.

그랬다. 그곳은 지난 13일부터 낙동강 보의 수문을 추가 개방하기 시작한 합천창녕보(합천보)가 서있는 낙동강의 현장이다. 이른 아침 그 역사적인 수문개방의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기록해둘 목적으로 15일 이른 아침 대구 집에서부터 급히 한 시간 가량 차를 몰아 그곳에 도착한 것이었다.

   
▲ 합천보 세 개의 수문 중에서 한가운데 하나만 수문이 열리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총 세 개의 수문 중에서 가운데 하나의 수문만이 약간 열려 그 수문 사이로만 강물이 흐를 뿐으로, 좁은 물길 사이로 빠져나온 강물은 그렇게 수문이 있는 그곳에서만 물길을 만들 뿐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수문은 이내 다시 닫혔다. 수문 개방에 따른 생태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여 서서히 열겠다는 정부의 의도라 읽혀진다. 하지만 너무 속도가 느리다. 조금만 하류로 내려가면 이내 흐름이 없는 잔잔한 호수의 모습 그대로일 뿐인 것이다.

이래서는 유속의 유의미한 변화가 있겠는가? 그로 인해 녹조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조류 증식의 변화값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걱정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추가 수문개방의 목적이 그러한 모니터링 값을 얻기 위함인데 이래 가지고 무슨 변화를 얻어려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월의 이른바 '찔끔 개방'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 이내 다시 굳게 닫힌 합천보의 수문. 이래 가지고는 보 개방에 따른 유의미한 변화값을 얻지 못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대해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도 "4대강 보 확대개방은 무척 반가운 일"이란 칼럼(정책브리핑, 2017.11.14)에서 수문개방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하며 그 수정을 요구했다.

"이번 계획에서는 합천·창녕보(합천보)의 경우 수문을 활짝 열어 수위를 10.5m에서 2.3m까지 8.2m 낮출 예정인데, 수위를 낮추는데 67일이 소요되고 내년 1월 20일이 돼서야 수문의 완전 개방이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수위를 서서히 낮추는 이유는 하천변 인근지역의 지하수 이용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정황을 고려하더라도 전면 개방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다. 1월 중순이면 날이 추워서 녹조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수문개방이 녹조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지하수 우려에 대해서는 우물을 매일 조사하면서 수위를 조금 더 빨리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문을 완전 개방해 최저수위 상태에서 물을 채워 원상회복시키는데 8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만약 지하수 이용에 문제가 생긴다면 즉각 수위를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수문학적으로 판단할 때 수문완전개방에 15일이면 충분할 것이다. 다른 보에서도 서서히 하천수위를 낮춘다는 계획은 수정돼야 한다"


심각한 준설을 했으나, 모래가 다시 쌓인 낙동강

그렇지만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합천보 바로 직하류는 더 하류에 자리잡고 있는 함안보(창녕함안보)의 영향을 받는다. 함안보가 얼마나 수문을 여느냐에 따라 합천보 하류의 하상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3일부터 함안보에서 수문을 연 결과 이곳 합천보 직하류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함안보위 수위를 내리자 합천보 직하류의 하상이 드러나며 거대한 모래톱이 보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바로 하상(강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함안보의 수문이 일부나마 열리기 시작하자 이곳 합천보와 함안보 사이의 낙동강의 수위가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강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반가운 모래톱의 모습으로 돌어와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합천보 하류의 심각한 세굴현상과 바로 아래 황강의 역행침식 현상에 의해 그곳에서 유입된 모래로 보인다. 그렇게 쌓인 모래가 강 수위가 내려가자 드러난 것이다. 그것은 마치 자그마한 모래섬의 모습으로 드러났다.

그 조금 아래 황강 합수부에서는 더욱 큰 모래톱이 형성됐다. 합천보 직하류 1.5㎞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황강 합류부에서는 황강으로부터 낙동강으로 흘러들어온 모래가 쌓이고 쌓여 거의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복원돼버린 것이다.

   
▲ 낙동강 황강 합수부 쌓인 거대한 모래톱. 강폭이 거의 모래톱으로 뒤덮혔다. 준설한 것이 무로 변한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즉 합수부 일대에 거대한 모래톱이 형성되었고, 그 거대한 모래톱이 함안보에서 수문을 열자 이곳의 수위가 점차 내려가면서 그 거대한 모래톱의 위용이 드러난 것이다.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 바로 살아있는 강의 모습,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강은 이렇게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 알아서 이전 모습을 되찾게 되는 것이란 확신을 다시 한번 가지게 되는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강과 강이 만나는 합수 공간은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4대강이 재자연화 되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 거의 이전 모습으로 복원된 황강 합수부. 이것이 살아있는 강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황강 합수부의 되살아난 낙동강의 모습을 뒤로 하고 합천보의 상류로 향했다. 합천보 수문개방에 따라 그 상류는 또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합천보 바로 상류의 낙동강 보는 달성보다.

달성보 아래는 거친 자갈돌과 수중폭기 장치까지 드러나다

달성보는 지난 6월의 수문개방에 따른 그 수위를 유지해야 하기에, 이곳 또한 수문이 조금은 열려 강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달성보 직하류는 더욱 드라마틱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 합천보 수문 개방에 따라 거칠고 큰 자갈돌이 드러난 달성보 직하류 낙동강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합천보의 수문 개방에 따라 이곳 달성보 직하류의 수위도 동반해서 떨어지면서 그간 감추어졌던 모습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곳의 강바닥은 모래가 아니라, 굵은 자갈돌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것은 달성보 하류의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투입한 돌망태 등에서 흘러나온 자갈돌로 보이고, 그 큰 자갈돌이 하천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다. 모래강으로서의 낙동강의 모습은 적어도 이곳 달성보 직하류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변화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나와서 행하고 있는 공사 장면에서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수자원공사에서 녹조가 잘 피는 현장을 가리기 위해 설치해둔 수중폭기 장치다. 이번에 수위를 떨어뜨리게 되자 그 장치들이 물밖으로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고, 더 이상 용도가 사라지자 그 장치들을 다시 철거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 수자원공사는 수위가 떨어지자 드러난, 눈가림용 녹조 대응 장치인 수중폭기 장치를 철거하고 있다 ⓒ 정수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녹조 대응의 결과는 그렇게 쓸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었다. 이런 것도 국민혈세로 진행되는 것이고 보면 수자원공사는 앞으로 이런 쓸모없는 일은 더 이상 벌이지 않는 것이 국민세금으로 경영되는 공기업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달성보 누수 현장도 드러나다. 4대강 보 철거해야

또 하나 드라마틱한 변화의 현장은 바로 달성보 구조물에서 드러났다. 달성보의 누수 현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물에 잠겨 있었기에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것인데, 이번에 수위가 떨어지면서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 합천보 수위를 내리자 전체적으로 낙동강 수위가 떨어지면서 달성보의 누수 현장이 목격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난 2012년 낙동강 보의 담수 직후에도 바로 이 누수 문제로 4대강 보는 이른바 '누더기 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추진본부는 이를 이른바 '물비침 현상'이란 말을 말들어 참 희안한 논리를 대응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예산을 투입해 누수가 일어난 부분을 우레탄 등으로 메우는 작업을 함으로써 누수 현상을 인정한 셈이 되었다.

당시 그런 식으로 누수 현장을 땜빵 해둔 것인데, 아마도 물에 잠기는 부분까지는 땜질을 못한 모양으로, 이번 수문개방에 따른 수위 저하로 그 부분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사실 4대강 보의 부실 문제는 하루이틀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공사 기간을 적어도 10여년은 잡아야 할 이 거대 토목공사를 만 2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졸속으로 밀어붙인 공사이니 오죽 하겠는가? 그것도 모래톱 위에 파일 박아 건설했으니 그로 인한 파이핑 현상과 세굴 현상은 또 얼마나 심각하게 일어났던가.

이른바 '4대강 누더기 보'란 말이 다시 한번 그대로 입증되는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모래 위에 파일을 밖아 세운 이 거대한 구조물은 끝내 무너지게 되어 있다는 것은 그래서 나오는 말일 것이다. 그것은 지금 발생하고 있는 파이핑 현상과 누수 현상 그리고 세굴 현상 등으로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문제다.

   
▲ 달성보 고정보에서 물이 새고 있는 누수 현장이 목격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와 같이 4대강 보 철거 이야기는 그냥 나오는 소리가 아닌 것이다. 그것은 정치적 수사도 아니요, 근거없는 주장도 아닌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묻게 되는 합리적 주장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보 수문 추가개방에 따른 1여년 간의 모리터링을 통해 2018년 연말 4대강 보의 존치 문제 등 4대강 문제의 결정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보 수문 추가개방에 따른 모니터링은 무척 중요하다. 수생태 변화에 이어 수질 변화와 하상의 변화 그리고 이러한 보 구조물의 변화까지 세심히 살펴서 부디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

그렇다. 강은 이땅의 젖줄이다. 강은 흘러야만 하기에 말이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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