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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꼬리수리, 까마귀에 쫓겨 줄행랑치다. 돌아온 낙동강에서
[현장] 보 수문 열자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도 찾아왔다
"되살아난 모래톱에 하천생태계도 부활...낙동강 6개 보 수문 다 열어야"
2018년 01월 05일 (금) 12:03:29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낙동강 보 개방하자 모래강 회천이 되살아났다

낙동강의 주요 지천인 회천이란 강이 있습니다. 회천은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 상류 3킬로미터 지점에서 낙동강과 만납니다. 회천은 참 모래톱이 아름다운 강이었습니다. 모래강으로 유명한 낙동강의 제1지류인 내성천과 견줄 정도로 모래톱이 아름다운 모래강이었습니다.

그런 회천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것은 4대강사업으로 합천보가 들어서고 합천보에 강물을 가두면서부터입니다. 합천보 담수에따라 높아진 낙동강의 수위는 그 지천인 회천의 수위도 동반 상승시켜 회천의 그 아름답던 모래톱이 모두 물에 잠겨버린 것입니다.

   
▲ 모래톱이 드러난 황강 합수부. 모래톱 위에 그간 담수의 영향으로 뻘이 조금 쌓여 있지만, 상류로 갈수록 하얀 모래톱이 드러난다. 그리고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 합천보 수문을 개방하기 전의 회천 합수부의 모습. 강물이 가득 담겨 모래톱이 사라진지면서 모래강 회천의 특징이 완전히 수장돼버렸다. 회천도 낙동강처럼 거대한 인공의 수로가 돼버린 것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모래의 강 회천에서 거대한 수로의 형태로 그 모습이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그런 회천에 다시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 11월 13일 낙동강 보 개방에 따라 낙동강의 수위가 내려가면서부터입니다. 낙동강 합천보 개방에 따라 회천 합수부에서는 지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2018년 1월 5일 현재 합천보의 수위가 해발 4.9미터입니다. 원래 합천보의 관리수위가 해발 10.5미터이니 정확히 5.6미터나 낙동강의 수위가 내려간 것입니다. 낙동강의 수위가 5미터 이상 내려가자 회천에서도 덩달아 수위가 내려가면서 그간 강물에 잠겨있었던 회천의 모래톱이 돌아오고 그간 강물이 역류해 흐름이 사라졌던 회천이 흐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낙동강에서 만난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

모래강 회천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모래톱이 돌아오고 맑은 강물이 흐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살아난 낙동강의 지천 회천에서 지난 1월 1일 새해 아침 흰꼬리수리를 만난 것입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흰꼬리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종으로 우리나라에서 법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있는 법정보호종입니다. 그만큼 개체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고, 서식처 또한 그만큼 제한되어 있다는 있다는 뜻입니다.

   
▲ 합천보 수문 개방으로 드러난, 낙동강 회천 합수부 모래톱에서 만난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런 귀한 새를 낙동강 보 개방에 따라 되살아난 모래의 강 회천에서 만난 것입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녀석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흰꼬리수리는 맹금류로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이지요. 그런데 그런 맹금류 흰꼬리수리가 까마귀 두 마리의 공격을 받고 줄행랑 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참으로 희안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두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맹금류 흰꼬리수리 까마귀에 쫓겨 줄행랑치다

경위는 이랬습니다. 흰꼬리수리가 내려앉아 쉬고 있던 모래톱에서 불과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 까마귀 두 마리가 내려와 역시 모래톱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각각의 영역에서 평화로이 놀고 있는 까마귀 녀석들이 갑자기 흰꼬리수리에게로 다가갑니다. 겁도 없이 말입니다.

   
▲ 까마귀 두 마리도 모래톱에 내려앉아 평화로이 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흰꼬리수리는 무심한 듯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까마귀 녀석들이 양쪽에서 번갈아 가면서 흰꼬리수리를 공격하기 시작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정말이지 두 눈을 의심하게 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정말 쉽게 이해가 안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일반 상식으로는 반대로 되어야 할 것인데, 오히려 까마귀가 흰꼬리수리를 공격을 하다니요.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까마귀 두 마리의 공격을 받은 흰꼬리수리가 우습게도 줄행랑쳤다는 것입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목격한 것입니다. 혹시 흰꼬리수리가 어디 다친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날것'들의 제왕이라고 알려진 흰꼬리수리가 까마귀 따위에 쫓겨난단 말인가요? 흰꼬리수리 체면이 말이 아닌 게지요.

   
▲ 흰꼬리수리에게 까마귀 두 마리 날아왔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까마귀 두 마리가 갑자기 흰꼬리수리를 공격한다. 놀라운 장면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까마귀 두 마리에 쫓겨 달아나는 흰꼬리수리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나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하도 이상해 환경운동연합에서 새박사로 통하는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국장에게 기자가 목격한 사실을 전하며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의외의 대답을 전해옵니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모빙'(집단공격하는 행위)이라는 건데요. 까치까마귀 등 머리가 좋고 집단생활을 하는 새가 자기들 영역권에 들어온 맹금류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자연 생태계란 참으로 복잡미묘한 질서에 의해 움직이는가 봅니다. 우리 인간들이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자연의 질서란 것은 이처럼 복잡미묘한가 봅니다.

낙동강 보 모두 열려야 한다, 낙동강이 부활한다

낙동강 보의 수문 개방으로 복원된 낙동강 모래톱에서 이처럼 다양한 새들이 목격됩니다. 모래톱이 부활하자 하천생태계 또한 부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합천보 수문이 열리자 모래강 회천이 되살아났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합천보 수문을 열자 회천의 아름다운 모래톱이 되돌아왔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처럼 다양한 새들이 도래하고 있는 낙동강은 대자연의 질서를 회복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새 생명들이 약동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보의 수문이 계속해서 열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행히 합천보는 올 한해 최저수위까지 내린다고 하니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될 놀라운 변화가 기대됩니다.

지금 낙동강에서는 하류의 2개 보의 수문은 열렸지만, 여전히 남은 낙동강 6개 보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나머지 6개 보의 수문도 곧 열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강이 흐르게 되고, 떠났던 생명이 돌아옵니다. 저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처럼 말입니다. 4대강 보의 수문 모두가 활짝 열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라, 생명들이 약동한다. 낙동강이 되살아난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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