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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왕버들 군락, '무단 벌채'로 망가지는 내성천
[현장] 내성천 중류 오신교-미호교 사이 3㎞ 구간 왕버들 군락 벌채...눈 감은 예천군, 왜?
2017년 12월 26일 (화) 09:51:15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우리하천의 원형 내성천의 무단 벌채 현장

 
내성천에서 무단 나무 벌채 현장이 목격됐다. 내성천의 중류에 해당하는 오신교와 미호교 사이 구간으로 그 길이가 3㎞ 정도에 이르는 상당한 구간이다. 우리강의 원형의 가지고 있는 하천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내성천에서 일어난 일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 자연하천의 특징을 보여주는 내성천 왕버들 군락이 무단 벌채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 내성천의 경관미를 이루는 왕버들 군락이 벌목됐다. 그런데도 해당 군은 전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왕버들은 우리 옛 선조들이 제방 등을 보호하고자 심은 것으로 왕버들의 뿌리가 제방을 지지해주면서 제방이 터지는 것을 막아주는 구실을 해 예로부터 강변에 선조들이 심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심겨진 왕버들은 제방을 받쳐주는 구실도 하지만 그것이 자라면서 그 일대 경관을 아름답게 유지시켜 준다. 또한 뿌리는 다양한 수서생물들의 서식처로 기능하면서 생태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친다. 

내성천을 따라서 이와 같이 곳곳에 자리잡은 왕버들 군락들은 내성천의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마지막 4대강사업인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영주 구간인 수몰지 내의 왕버들 군락이 완전히 베어지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 2014년 당시 회룡포 상류에서 베어진 왕버들 군락. 당시도 개인에 의한 무단 벌목으로 확인됐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설상가상 2015년 경에는 경상북도가 재해예방공사란 명분으로 벌인 영주댐 직하류인 미림마을 아래 제방 구간 역시 아름다운 왕버들 군락을 모조리 베어내고 그곳에다 돌망태 등으로 '인공제방'을 만들어 거센 비난을 받은 바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그와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 내성천 제방을 따라 아름답게 자란 왕버들 군락. 내성천 경관을 이루는 핵심요소 중의 하나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 바로 위 사진 그 자리가 이렇게 망가졌다. 아름다운 경관을 망치며 진행된 경상북도의 재해예방사업이란 명목의 하천공사 현장이다. 이 일대는 민가도 없어서 재해가 발생할 것도 사실 없다. 2015~2016년의 일이다. ⓒ 대구환경연합정수근

이번 무단 나무 벌채가 자행된 곳은 산지와 내성천이 접하는 곳으로써 강 바로 옆에 논이 일부 들어서 있는 곳이다. 이른바 무제부 구간으로 야생동물들이 편하게 강을 드나들 수 있어서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구간이기도 하다. 이곳의 논둑이 제방 구실을 하면서 그 논둑과 내성천 사이에 왕버들 등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것들을 모조리 베어버린 것이다.

사유지라서 어쩔 수 없다는 예천군의 무책임한 답변

지난 11월 말 내성천 모니터링에서 그 현장을 발견하고 그 즉시 예전군 하천과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예천군 하천과 담당자는 연락을 받은 후 현장을 나와서 확인을 했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 시간이라 담당자가 도착했을 때는 어두워 현장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담당자는 현장의 일부를 확인했다.

   
▲ 내성천 왕버들 군락 무단 벌채 현장. 포크레인이 베어진 나무를 끌어내고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현장을 확인하고 난 후 돌아가서 사태 파악을 한 다음 그가 들려준 현장 상황의 요지는 다소 이해가 안되는 설명이었다.

"인근 마을 이장을 통해 들어보니, 개인이 그곳에 농로를 내기 위해서 나무를 벌채한 것 같다. 그래서 지번을 조회한 바로는 우리가 확인한 곳은 사유지였다. 사유지에서 개인이 나무를 벌목하더라도 하천과에서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


   
▲ 지난 2014년 4월에 일어난 내성천 왕버들 무단 벌채 현장. 이때도 예천군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그러나 벌채가 행해진 모든 구간이 사유지라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인지라 재차 물었다.

"아무리 사유지라도 그곳은 엄연히 하천변인데 그 나무들을 무단으로 벌채하는 것이 맞느냐, 그리고 모든 구간이 사유지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곳에 산지도 있었다. 지금 하는 말씀이 이번 내성천 나무벌채 문제에 대한 예천군의 공식 입장이 맞느냐?"


예천군 담당자는 기자의 거듭된 항의성 질문에 다시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겠다 했다. 그래서 기자는 관내 하천 보호를 잘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강원도 양양군 하천과에 하천변 나무 벌채에 대해서 질의를 해보았다. 기자와 통화를 한 양양군 하천과 담당자의 설명은 이랬다.

"하천변의 제내지(하천 옆 농지나 대지)나 제외지(하천 안) 할 것 없이 하천변의 나무를 벌채 하려면 반드시 관할 시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단, 산림법상 10㎡ 미만의 구간은 허가 없이 벌채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하천변의 나무를 벌채할 때는 시군의 허가를 받는 것이 맞다"   


   
▲ 왕버들을 살리면서 제방공사를 한 경우도 있다. 영주시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그렇지만 제방공사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왕버들도 심겨 제방을 튼튼히 받쳐주는데도 이런 공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국보급 하천 내성천의 경관 보호, 시급하다

모래강 내성천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으로, 교원대 명예교수인 지질학자 오경섭 교수의 설명을 빌면 "내성천은 한국적 경관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하천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성천의 경관이 특히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런 경관을 구성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제방 등에 자라고 있는 왕버들 군락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제방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경관의 구성요소를 모조리 베어버렸다는 것으로, 개인의 무지와 탐욕 그리고 해당 관청의 무지와 무책임이 빚은 사고라 할 수 있다. 내성천과 같은 아름다운 하천을 가지고 있는 시군은 보다 철저히 하천을 관리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천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있고, 불법적인 행위가 일어났음에도 그 책임을 물을 줄도 모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도대체 시군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왕버들 군락이 초록으로 물들고 있다. 이때가 가장 아름다운데, 이처럼 내성천 모래톱과 어우러진 왕버들 군락이 내성천의 경관을 이루는 핵심요소 중의 하나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그런 시군의 무책임으로 사라져간 내성천의 경관이다. 해당 시군의 보다 책임 있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모래강 내성천은 대구환경운동연합 백재호 운영위원장의 표현처럼 "지구별 유일의 모래 하천"이고, 한국적 경관미를 고스란히 간직한 하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성천과도 같은 강 하나쯤은 우리사회가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한편, 예천군 하천과에서는 거의 한달이 지나가는 이 시점까지 기자에서 약속한 추가 해명은 없었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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