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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열린 낙동강, 아름다운 모래톱이 되돌아왔다
[현장] 수문 연 합천보, 모래톱에 수달의 흔적까지..."4대강사업 이전으로 돌아온 듯"
달성보는 아직 뻘밭에 사석 망태, 누수 현상까지..."낙동강 8개 보 모두 열어야"
2017년 12월 17일 (일) 16:40:02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자, 황강 합수부에 돌아온 거대한 모래톱. 합천보 쪽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모래톱까지 상당히 넓은 면적의 모래톱이 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 돌아온 모래톱은 강 반대편까지 길게 뻗어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와, 이 모래톱 좀 봐라, 정말 놀랍데이, 강이 이렇게 흐르기만 하면 강은 지 알아서 회복해간다 카이. 4대강사업 전의 여 모습이 그대로 돌아온 거 같다 카이. 모래톱이 조금만 더 위로 올라가면 마 옛날 그대로다. 아이 좋아라"

수문을 연 낙동강 모니터링을 안내를 맡은 '낙동강 네크워크'(낙동강의 수질과 수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결성된 민관협의 기구로, 낙동강 전수계 환경단체 회원 및 낙동강유역청의 실무자들로 구성됨)의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은 감탄을 연발했다.

모래톱의 회복과 강의 무서운 복원력

그랬다.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 아래는 황강 합수부에서부터 그 상류 쪽으로 모래톱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지난달과는 그 모습이 또 달랐다. 깨끗하고 드넓은 모래톱은 강의 한가운데를 지나 반대쪽 제방으로 내달려 거의 50미터 정도의 거리만 남겨두었다. 반대편 제방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조금만 더 모래톱이 회복되면 반대편까지 완전히 덮어버릴 것만 같았다.

   
▲ 돌아온 모래톱이 강 건너편까지 길게 뻗어 곧 강 전체를 완전히 뒤덮을 것 같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그리 되면 이 일대는 완전히 재자연화가 완성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이 감탄을 연말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그것은 식물사회학이자, 저서 《식물생태보감》으로 유명한 계명대학교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가 말하는 4대강사업의 가장 심각한 생태적 문제인 이른바 "건너지 못하는 강으로서의 4대강사업의 병폐"를 완전 극복하게 되는 현장인 것이다.

4대강사업은 수심을 평균 6미터 깊이로 파고, 거대한 보로 물을 막았기 때문에 평균 강수위가 6미터 이상이고 깊은 곳은 10미터가 넘어가는 곳도 있다. 그로 인해 그동안 낮은 낙동강을 맘껏 건너다녔던 야생동물들은 더 이상 강을 건너지 못하게 되어, 서식처가 반토막 난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김종원 교수는 "서식처가 반토막 나면서 야생동물의 로드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 했고, 그의 주장은 강 주변에서 심심찮게 목격되는 로드킬 현장이 증거해 주었다.

   
▲ 낙동강 네트워크 소속 단체 회원들이 낙동강으로 걸어들어가, 되돌아 온 모래톱 위를 밟아보고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이처럼 4대강사업은 야생동물들에게도 치명적인 상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인데, 그것을 극복하게 될 현장을 이곳에서 목격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가? 모래톱 곳곳에서 수달의 흔적들도 발견된다. 수달이 놀고간 모래톱의 흔적과 그 위에 싸질러놓은 앙증맞은 수달 똥(이날 수달 똥에는 기생충인 리굴라 촌충이 포함돼 있었다. 아마도 기생충에 감염된 물고기를 잡아먹고 물고기 안의 기생충까지 그대로 먹고 그것이 배변을 통해 바깥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설물의 흔적은 낙동강에서 왕왕 목격이 되었다)은 이곳의 낙동강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 모래톱 위를 수달이 놀고간 흔적. 모래톱이 복원되면서 강이 되살아나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도 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 수달 똥. 그 속에 낙동강 물고기 뱃속에 들어있던 기생충인 리굴라 촌충이 그대로 나왔다. 수달이 기생충에 감염된 물고기를 잡아먹었으리라. 낙동강 물고기의 기생충 감염이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이곳 황강 합수부 일대는 창녕함안보(이하 함안보) 관리수위의 영향을 받는데, 12월 12일 현재 함안보의 수위는 2.8미터로 원래 관리수위 4.8미터에서 2미터나 수위를 내린 것이다. 최대 2.2미터까지 내리기로 했으니 아직 60센티미터 수위가 더 내려갈 수 있다. 그리 되면 이 모래톱이 또 어떻게 변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앞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황강 합수부는 황강에서 흘러들어오는 맑은 물줄기가 그대로 낙동강으로 유입되고, 드넓고 깨끗한 모래톱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정말 이전의 낙동강 모습이 그대로 복원된 듯 여겨진다.

   
▲ 낙동강 황강 합수부가 4대강사업 이전 거의 그대로 돌아왔다. 강의 무서운 복원력이 무섭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강의 무서운 복원력을 확인할 수 있은 곳이랄까 그래서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가볍고, 이곳에서 대자연의 경외감을 절로 느끼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낙동강의 지천도 다시 살아난다

자연의 무서운 복원력은 조금 더 상류로 이동해서 목격한 또다른 지천인 회천에서도 목격할 수 있었다. 회천은 합천보 2킬로미터 상류 지점에서 낙동강과 만나는 지천으로 4대강사업 전에는 모래톱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하천이었다. 낙동강 제1지류인 모래강 내성천에 견줄 정도로 모래톱이 아름다운 강이었다.

그런데 4대강사업으로 합천보 관리수위가 해발 10.5미터로 관리하면서 물을 가두자 회천의 수위도 동반 상승하면서 회천의 모래톱들이 거의 강물에 잠겨버린 것이다. 회천 합수부부터 강이 흐르지 못하고 그 상류 4~5킬로미터까지 낙동강 물로 뒤덮여 버리게 된 것이다.

   
▲ 합천보 수문을 열기 전 낙동강 강물이 역류해 회천의 모래톱을 완전히 뒤덮은 모습ⓒ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그로 인해 더 이상 회천의 모래톱을 구경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많던 회천의 재첩들도 동시에 자취를 감춰버리고. 그리고 모래톱 위로는 뻘이 쌓이면서 그 맑던 회천의 강물도 더 이상 물놀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져 버렸다.

그런 회천이 합천보 수문을 열자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12일 현재 합천보 수위가 7.8미터(합천보 관리수위는 원래 해발 10.5미터)로 2.7미터가 수위가 내려가자, 회천에도 놀라운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아직 합수부는 물에 잠겨 있지만, 그 상류 1킬로미터 정도부터 모래톱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깨끗하고 드넓은 회천의 모래톱을 다시 보게 되니, 정말 가슴이 쿵쿵 뛰는 것 같았어예, 놀랍지 않습니꺼" 

낙동강 네트워크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은 함께 모니터링 나온 낙동강 네트워크 소속 회원들에게 회천 복원의 그 현장을 감격에 겨워 설명했다.

   
▲ 강물이 빠지자 되돌아온 회천의 모래톱. 거의 4대강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그녀는 또 힘주어 말했다.

"우리가 내려가 확인을 해보니까 모래톱 바로 밑에는 뻘이라예, 그리고 그 아래는 또 모래고예, 그러니까 뻘 모래 뻘 모래 이런 식으로 그동안 큰 비 등으로 강이 한번씩 변할 때마다 층층이 쌓인 거라예"

그러니까 비가 올 때 위에서부터 몰려왔던 모래가 강바닥에 쌓이면 보로 물이 가둬져 안정화 되면서 다시 뻘이 쌓이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모래톱이 퇴적되더라는 소리다. 보로 인한 강의 변화의 일단을 여기서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강을 따라 이런 흐름들은 지천과 만나는 곳에서 종종 일어나는 변화이고, 낙동강 본류 곳곳에서도 새로 드러나는 모래톱으로 강이 전체적으로 강다워지고 있었다. 합천보는 해발 2.3미터까지 수위를 내릴 계획이라, 그리 되면 해발 10.5미터 관리수위에서 8.2미터나 수위를 내리게 되는 것이라 그때의 강의 변화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할 것이라 벌써부터 절로 기대가 된다.

모래톱 대신 사석 .... 위험한 낙동강 보

그러나 합천보 수위 변동에 따른 변화의 끝인 달성보 직하류의 모습은 그리 유쾌하지는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달성보 바로 아래는 모래는 온데간데없고 드문 드문 뻘밭이 보이고 그 위를 사람 머리통만한 각진 사석들이 어지러이 널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대체 저 사석들은 어디서 온 것이란 말인가?

   
▲ 합천보 수문을 열자 강물이 빠지면서 달성보 아래 하상도 드러났는데, 강 바닥에 모래 대신에 온통 사석들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얼마 안가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발견한 사석 망태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달성보 하류의 심각한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4대강 공사 당시 엉청난 양의 사석 망태를 달성보 아래 처박아 넣었다. 그 모습을 당시 현장 모니터링을 하던 기자도 목격을 한 바였다.

"낙동강 보 아래마다 저런 사석 망태가 엄청나게 깔려 있을 것입니다. 4대강 공사 당시에도 보 아랫부분이 엄청나게 세굴되었고, 그때마다 사석 더미나 사석 망태 등을 강에 집어넣었으니 그것들이 떠밀려 강 가장자리로 몰려오게 된 것입니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 또한 달성보 하류가 모래 대신 사석들로 채워진 까닭을 그동안 목격한바 그대로 설명해주었다.

   
▲ 세굴 현상을 막기 위해 보 바로 아래 집어넣었던 사석 망태가 보 아래 엄청난 물살에 휩쓸려 강 가장자리로 밀려나와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이런 모습은 합천보 하류에서 그대로 목격되는 바다. 흐르는 강을 인위적인 구조물로 막았고, 그 구조물은 강한 강물의 힘을 받으면서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게 마련인 것이다. 그 균열의 일단을 우리는 저 사석 더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달성보 고정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 또한 보의 안전성에 강한 의문을 품게 한다. 이른바 보의 누수 현장으로 고정보에서 물이 샌다는 것이다. 그것이 겨우내 또 얼 것이고 그리 되면 그 부분은 얼음에 의해 팽창되고 누수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바윗돌도 반복되는 한 방울의 물의 힘에 의해 깨어지는 법으로, 결국 저런 누수는 보의 균열을 불러올 수도 있는 장면인 것이다.

   
▲ 달성보 고정보의 누수 흔적. 보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결국 대자연의 강을 인위적인 구조물로 막은 것 자체가 거대한 자연의 힘을 역행하는 것이고 보면 보의 누수나 보 아랫부분의 세굴 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자연은 결국 인공이 아닌 자연으로 돌아가기 마련이기 때문에 말이다.

낙동강 8개 보가 모두 열려야 하는 이유

이번 11월 13일부터 낙동강의 8개 중에서 함안보, 합천보 두 개 보가 열렸다. 단 두 개의 보만 열렸을 뿐이지만, 강은 벌써부터 많은 변화상을 보여준다. 수문이 더 열린다면 더 큰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

낙동강 8개 보가 모두 열려야 하는 까닭이다. 낙동강은 저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길게 이어진 강이다.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고르게 흘러갈 때 비로소 낙동강의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강의 변화상도 그런 가운데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번 추가개방을 통해 확인하려 하는 것도 강의 변화상이니, 8개 보 모두가 활짝 열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 황강에서 맑은 물과 모래가 계속해서 흘러들어온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라. 그러면 낙동강이 흐를 것이고, 흐르는 낙동강은 저 황강처럼 회복될 것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그 모습이 기다려진다. 환경부는 낙동강 6개 보의 추가개방을 약속했다. 그러니 수문이 빨리 열려야 한다. 내년 봄 농번기가 시작되면 다시 수문을 닫기로 했다. 내년 봄까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이번 보 개방을 통해 확인한 강의 변화상을 통해 보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니 이번 추가 개방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환경부의 시급한 결단이 요구된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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