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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자연' 화원유원지 하식애...달성군 조경사업에 '훼손' 위기
산림청 '지정보호 대상'인 모감주나무 등 희귀식물 많은 곳에 관광성 조경사업 진행..."생태계 교란, 중단"
2018년 02월 21일 (수) 15:47:14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 낙동강변 화원유원지 하식애 전경. 멀리 달성습지가 보인다. 이곳은 낙동강, 금호강, 진천천 이렇게 세 개의 강이 만나는 세물머리로 그 생태적 가치가 무궁무진한 곳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원시적 자연식생이 그대로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자, 대구광역권에서 가장 자연성이 높은 공간이라 할 수 있는 화원유원지 하식애(河蝕崖.하천의 침식 작용으로 인해 이뤄진 자연 언덕)가 대구 달성군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그 생태와 경관이 망가지고 있다. "2천만년 전 고대자연이 보존된 곳(계명대학교 생명과학과 김종원 교수)"으로 추정되는 하식애가 훼손되고 있는 현장이다.  

더구나 이곳은 희귀 야생식물자원 보존 창고로 모감주나무, 쉬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참산부추 등 인공으로 식재하지 않는 '잠재자연식생' 자원의 보고다. 특히 모감주나무군락은 너무 유명한데, 산림청은 모감주나무를 희귀식물군 중 취약종으로 분류하여 '지정보호 대상 115호'로 보호하고 있다.

희귀 야생식물자원 보존 창고에 조경수를 심은 달성군


이런 희귀 야생식물자원 보존 창고에 달성군이 어이없게도 이 일대 생태와는 완전히 이질적인 왕벚나무, 산수유나무, 개나리 등의 조경수를 심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들 조경수의 식재는 이곳의 2천만년 전의 고대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된 이른바 '숨은 생태계'(cryptic ecosystem)'를 교란시키는 것도 모자라, 그 행위로 말미암아 하식애 일부가 붕괴되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

   
▲ 심겨진 채 방치된 조경수들. 지주목만 남은 채 대부분 고사해버렸다. 그 위를 생태교란 식물인 가시박이 뒤덮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지주목만 서 있은 채 대부분의 조경수들이 고사해버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러한 행위에 대해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교수(계명대 생명과학과)는 크게 우려했다.

"이 일대의 생태적 특성은 매우 건조하고 척박한 빈혈 상태의 독특한 생태계다. 이런 곳에 토양의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영양분(비옥한 토양)의 공급은 서식처 조건을 교란하는 직접적인 최대 원인이 된다. 현재 왕벚나무를 식재한 이 사태는 책임자 처벌이 요구되는 엄중한 상황이다"


실지로 이들 조경수는 모감주나무군락의 바로 아래 부분까지 심겨졌고, 이는 모감주나무군락의 생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모감주나무군락을 없애버리고 조경수들로 하식애를 꾸미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들 조경수들의 식재는 김종원 교수의 설명대로 이 척박한 생태환경에 토양의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영양분 공급이 이루어지게 한다. 그런데 이는 생태교란 식물인 가시박 번성의 원인으로 작용해 가시박이 하식애를 완전히 뒤덮고 있는 2차 피해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참으로 달성군의 무지한 행위"라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 봉분째 버려진 조경수들.이렇게 버려지고 고사한 조경수만도 백여 그루는 넘어 보인다.ⓒ 김종원

달성군, '4대강 뱃놀이사업'을 위해 2천만년 전 원시자연 파괴해

더구나 이들 조경수를 심었으면 관리라도 잘 해야 하는데, 관리가 전혀 안되어 식재한 백  여 그루가 넘는 나무는 현재 거의 대부분 고사한 상태다. 한 그루 식재할 때마다 지주목까지 다 세워둔 상태로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심지어 심겨지지도 않은 채 봉분 상태로 방치된 것들도 목격이 됐다. 엄청난 혈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들 조경수를 심은 것이 유람선 관광사업 때문이란 것이다. 달성군은 2015년경부터 유람선 사업을 시작했고 당시는 화원동산 하식애에 죽은 나무도 있고 해서 유람선을 타고 가면 처음 보이는 곳으로 보기가 좋지 않아 그걸 본 달성군수 등이 정비를 명했고 이에 따라 그곳에 조경수들이 심겨졌다는 것이 달성군 공원녹지과 당당자의 설명이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행위로 보인다. 달성군의 유람선 사업인 이른바 '4대강 뱃놀이사업'을 위해 2천만년 전의 원시자연이라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달성군 스스로 망쳐버린 셈이 되기 때문이다. 거센 비난이 예상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유람선과 하식애가 바로 지척간이다.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위해 하식애에 조경수를 심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뱃놀이 관광객들을 위한 꽃놀이용인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식물이 있는 것이고, 그들이 수만년 전부터 자리잡아온 섬세한 환경에 심겨서는 안되는 이질적인 조경수들이 심겨진 것으로, 그렇게 심겨진 조경수들마저 다 고사해버린 채 방치되어 있다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엉터리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이는 군의 자연자원을 잘 관리해야 할 달성군이 오히려 그 자원을 망쳐버린 행위로서 심각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설상가상 이러한 무지한 행위로 말미암아 하식애가 붕괴되는 3차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지로 절벽 사면의 일부가 붕괴된 흔적까지 나타난 곳도 목격됐다. 이대로 두면 계속해서 붕괴가 가속화될 수도 있는 엄중한 상황으로 보인다.

   
▲ 저 절벽 위에도 조경수가 심겼고, 이런 행위들로말미암아 절벽의 일부가 떨어져나간 흔적이 보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화원동산 하식애도 붕괴 위기, 달성군이 책임져야


그런데 이곳이 어떤 곳인가. 이곳 화원동산은 신라 35대 경덕왕이 가야산에서 병으로 수양중인 세자를 문병하기 위해 이곳에 들러 행궁을 두어 유상(遊賞)하였던 곳이었다고 한다. 화원(花園)이란 지명도 이때 만들어졌고, 바로 앞의 꽃밭처럼 펼쳐진 다산면의 들판과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곳이란 뜻의 상화대(賞花臺)라 불릴 정도로 역사성까지 겸비한 자연문화유산의 보고인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 일대 경관의 아름다움을 설명했다.

"이곳에서 보는 낙조는 가희 일품이다. 앞에는 꽃밭이 펼쳐지고 달성습지에서는 새가 날고 강물줄기를 따라 해가 지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렇게 경관이 아름다운 곳은 국내에서 잘 없다. 오죽하면 신라왕이 아홉 차례나 이곳을 방분했을까"


   
▲ 부분별한 부영양덩이 조경수 식재가 가시박 번성이라는 2차 피해를 양산한 적나라한 모습과 고사한 조경수들을 관찰하는 김종원 교수와 학생들. 그 옆으로 탐방로를 위한 쇠말뚝이 박혀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런데 이러한 자연문화유산을 엉터리로 관리한 것도 모자라 그 아래로 국민혈세 100억원이나 투입해 인공구조물인 탐방로까지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으니, "달성군이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달성군이 자연과 문화와 역사에 대해 눈꼽만큼의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이다.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화원동산 하식애의 생태와 경관을 망치는 탐방로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모든 어처구니없는 행위에 대해 달성군민과 대구시민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조경수를 심어 하식애를 망친 그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라"


이와 같은 환경단체의 주장에 공감의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그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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