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을 한 교사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고, 노조 전임자 휴직도 인정하지 않자, 전교조 전국 지부장단이 "모든 조치를 철회하라"고 우동기 교육감을 압박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지부장 손호만)은 10일 오후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고 촛불혁명 이전의 적폐시대에 여전히 매몰돼 있다"며 "대구교육의 퇴행을 막기 위해선 이제는 이명박근혜 교육적폐를 떨쳐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전교조 조창익 위원장과 박옥주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해 17개 시·도지부장단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우동기 교육감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차익 위원장은 ▲국정화 반대 교사 징계·행정처분 철회 ▲노조 전임자 휴직 인정 ▲해직자 손호만 대구지부장 복직 등을 요구했다.
조창익 위원장은 "유독 대구교육청에 몰린 이명박근혜 시대의 교육적폐를 우동기 교육감이 마지막으로 결자해지 해야 한다"며 "대구교육의 퇴행적 실태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대두해 있음을 염두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동기 교육감은 "원리와 원칙에 따라, 법대로 처분하겠다"며 "교육부의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합법적인 절차를 밟겠다"고 지부장단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5년 10월 대구 한 고등학교 교사 박모(41)씨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대구교육청은 '정치활동 금지' 위반을 이유로 박씨 등 교사 2명을 징계(견책)하고 '공무원 정치중립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1심에서 '징계가 부당하다'며 교사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구교육청은 패소 이후 항소하고 여전히 징계를 풀지 않고 있다. 같은 이유로 검찰에 고발된 교사 86명에 대해 정권 교체 이후 교육부가 소송을 취하한 것과는 정반대되는 행보다.
또 대구교육청은 노조 전임자 휴직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10개 시·도교육청이 전임 휴직을 인정하고 있지만 대구·경북 등 6곳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 역시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해직자 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는 이유로 '법상 노조 아님'을 통보했다. 당시 대구교육청은 '법외노조' 판결 후속조치로 미복귀 대구 전임자인 손호만 대구지부장을 전국에서 가장 처음으로 직권면직했다. 손 지부장은 여전히 해직자 신분이다.
교육부가 각 교육청에 재량권을 넘겼음에도 대구교육청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신임 이영호(48) 전교조 대구지부 사무처장도 휴직을 인정 받지 못해 면직(해직)될 위기에 놓였다. 때문에 이 사무처장은 현재 대구교육청 앞 광장에서 31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전교조대구지부는 이와 관련해 오는 18일 오후 6시 대구교육청 앞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연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