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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광장과 벤치에 화려한 조명시설까지, 이것이 생태탐방로?
달성군, 공사 덜 끝났는데 낙동강 하식애 '생태탐방로' 임시개통
..."야생동물 서식처 교란, 원점 재검토"
2018년 04월 16일 (월) 10:46:13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생태탐방이란 말이 무색한 화려한 관광용도로


지난 13일 기자가 나가 본, 달성군에 의해서 임시 개통된 탐방로는 평일 낮 시간이지만 적지 않은 시민들이 오고가고 있었다. 강 위로 난 산책길격인 이색적인 통행로라, 대체 어떤 곳일까 하는 호기심만으로도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나들이 나온 시민들부터 자전거를 탄 동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탐방로를 오갔다.

   
▲ 탐방로 초입에 생태탐방로란 친절한? 표식까지 달아놓았다. 그런데 그 실상을 둘러보니 기가 막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이른바 생태탐방로란 이름을 단 관광도로로 아직 미완공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아직도 공사중인 관광용 탐방로. 조명시설에 불을 밝히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 개통을 해 관광객들이 오고가 있다. 안전불감의 달성군이 아닐 수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런데 한편에서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다. 한두 사람이 아니다. 여러 명의 노동자가 탐방로바닥 목재 데크를 뜯어놓고 전기공사를 한창 벌이고 있었다. "무슨 공사를 하냐"는 기자의 물음에 "조명공사를 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생태탐방로에 화려한 조명쇼라, 도대체 이 무슨 일인가? 이곳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란 사실을 이미 대구시민사회의 여러 차례에 걸친 성명서를 통해서도 문제제기를 받았고, 달성군은 군 스스로가 조수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을 화원동산에 세워둘 정도로 이곳에 조류가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야간 개장을 위해 조명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조류나 야생동물들에겐 소음도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인공의 조명에는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른바 생태탐방로에 차단막이나 차단벽이 놓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탐조의 기본은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달성군의 소위 생태탐방로란 것에는 그 어떤 생태적 고려의 흔적이 없다.

   
▲ 현수교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구조물에 나무 벤치까지 이것이 무슨 생태탐방로인가?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탐방로 곳곳에 나무벤치를 설치했다. 생태탐방로란 말이 무색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너무나 친절?하게도 탐방로 위에 전망대까지 설치했다. 조명시설까지 설치한 화려한 관광용 도로임을 달성군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오직 관광객들의 편의만을 위한 흔적들만 곳곳에 산재해 있을 뿐이다. 구간마다 놓여진 여러 개의 나무벤치와 심지어 3~4미터 높이의 전망대까지 추가로 만들어놓았다. 인간의 모습이 더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벤치에 앉은 사람들의 담소 행위 등으로 더 많은 소음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명박의 '녹색성장'과 김문오의 '생태탐방'

이것이 달성군이 소위 말하는 생태탐방로의 진면목이다. 달성군 김문오 군수의 '생태탐방'이란 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녹색성장'이란 말과 너무 닮았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녹색성장을 주창하면서 4대강사업을 밀어붙였다. 이 바람에 '녹색'이 심각히 오염되었다며 환경단체들의 거센 비난을 산 바 있다.

   
▲ 화원동산 하식애 한가운데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삵이다. 저 삵은 김문오 군수가 2천만년 만에 창조한 하식애 앞 탐방로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아마도 다시는 삵을 만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삵이 발견된 하식애 바로 앞으로 나있는 이른바 생태탐방로. 생태에 대해선 어떠한 고려도 없이 화려한 장식을 달고 있는 김문오 군수표 탐방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김문오 달성군수의 '생태탐방' 역시 '생태'를 심각히 오염시키고 있다. 생태탐방로에 그 어떤 생태적 고려 없이 공사가 강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환경단체들로부터 "김문오 군수는 MB의 아바타"라는 비아냥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김문오 달성군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새롭게 창조한 4대강을 기막히게 잘 활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문오 군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든 4대강 보로 강물이 가득 고인 낙동강에서 가장 먼저 벌인 일이 유람선을 띄우는 것이었다. 그것도 바다에 운항하는 기름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동력선을 강으로 실어와 뱃놀이 사업을 벌인 것이다.

낙동강은 바다와 달리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다. 식수원 낙동강에 기름배를 띄우고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분이 김문오 군수님이시다. 뿐만 아니라 김문오 군수의 유람선은 흑두루미 월동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달성습지를 지나간다. 지금은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일본 이즈미로 월동하기 위해 거쳐 가는 중간기착지로, 달성군은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가을철에도 물론 유람선을 운항한다. 철새도래기엔 운항을 자제해달라는 환경단체와 대구지방환경청의 호소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심지어 유람선에서는 트로트 메들리까지 흘러나왔다.

   
▲ 김문오 군수의 탐방로는 정확히 유람선 선착장과 이어져 있다. 유람선사업과 연계한 관광벨트의 완성. 이것이 김문오 군수의 목표인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김문오 군수의 유람선이 달성습지 하중도를 바로 인접해 지나고 있다. 이곳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곳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김문오 군수가 자신의 치적사업으로서의 낙동강 유람선사업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모습. 생태계 교란이라는 행위를 하고도 부끄러움을 전혀 모르는 김문오 군수가 아닐 수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것이 달성군 김문오 군수가 대표적 치적사업으로 내세우는 유람선 사업의 현주소다. 김문오 군수의 모습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당연하다.

김문오 군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녹색이란 말을 심각히 오염시킨 것처럼 '생태'란 말을 심각히 오염시키면서 생태탐방로로 포장을 한 화려한 관광도로를 완공함으로써 자신이 그리는 사문진 관광벨트를 완공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왜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4대강사업의 열렬한 찬성자이자 그를 활용한 관광사업에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는 김문오 군수는 현재 3선 군수에까지 도전한다고 알려져 있다.

생태탐방로는 명백한 사기다


임시개통을 강행하면서까지 논란을 잠재우고 싶은 것은 김문오 군수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그 실상은 아직까지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모습이었다.

심지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고려조차 없었다. 조명공사를 위해 탐방 데크의 일부를 뜯어놓았지만 주의를 알리는 어떤 표식도 없다. 발이 빠져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 임시개통을 단행해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있지만, 데크의 일부를 뜯어놓고 공사를 하고 있지만 어떠한 주의 표시도 없다. 안전불감 달성군의 현주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차단막이 처진 채 피아노광장은 접근이 불가능한 채 방치돼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또 이른바 생태탐방로가 관광탐방로임을 알려주는 결정적 시설물인 이른바 '피아노광장'은 추가공사가 필요한지 접근금지 표식까지 달아놓은 채 방치돼 있었다. 이처럼 아직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탐방로를 개통한 것은 시민사회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자, 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행정으로 대구시민사회의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점은 탐방로 가운데 쯤 화원동산에서 탐방로로 내려오는 새로운 길을 낸 사실이다. 이곳은 대구시의 산림유전자보호림으로 설정한 모감주나무군락과 직접 접촉이 가능한 구간으로 탐방객으로부터 모감주나무군락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달성군 담당자는 "사고 등 위급상황 발생할 시 사용하기 위해서 놓은 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날 그곳으로도 관광객들이 마음대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위급상황시 사용한다는 해명과 달리 아래쪽 탐방로와 똑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또 다른 탐방로일 뿐이었다. 

   
▲ 탐방로 가운데 대구시의 천연산림유전자보호림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군락지로 바로 연견되는 탐방로까지 뚫어놓았다. 탐방객에 의한 직접적인 훼손이 가능해진 부분으로 심각한 생태교란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대구시의 천연산림유전자보호림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군락지. 화원동산은 천연 모감주나무군락지로 유명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처럼 어느 면으로 보나 관광용 탐방로에 불과한 사업을 생태탐방로란 포장으로 공사를 착공한 이 부분은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사업의 심각성을 알려온 계명대학교 생명과학과 김종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성토했다.

"이는 명백한 기만행위다. 이곳에는 생태탐방로에 걸맞은 어떠한 장치도 없다. 조명시설까지 설치해 생태계의 교란행위를 더욱 심화키시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하식애 한 가운데를 접근하는 통로를 만듦으로써 '크립틱사이트(숨은 서식처)'에 대한 서식처 유린이 심각하다. 그런데 생태탐방로를 건설하겠다고 국토해양부에 허가를 득한 일일 터인데, 사실상 관광용 놀이터로 전락시킴으로써 허가한 그 근본취지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참으로 미개한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처사다. 최고 수준의 국가보호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무시하고 있는데, 이는 환경부 차원에서 감사나 형사적 고발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렇게 하지 않을 일이라면 뭐 하려고 보호종을 정했나? 조선총독부가 금수강산이라 치켜세우면서 쇠말뚝 박는 행태와 뭐가 다른가?"

   
▲ 달성군의 엉터리 생태탐방로 때문에 낙동강의 강바닥에 직경 30센티가 넘는 강철 파일이 박혔다. 일제의 쇠말뚝이 연상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MB는 감옥에 김문오 군수는 3선에 도전?


달성군 김문오 군수는 이 관광용 탐방로 사업을 위해서 총 100억원의 국민혈세를 섰다. 화원동산을 넘어가는 진짜 생태탐방로 구실을 하는 도로가 이미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원동산 하식애라는 천혜의 자연자원과 희귀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를 교란시켜가면서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쓴 것이다.

22조2000억원의 천문학적인 혈세를 탕진하고 4대강의 생태계마저 망쳐버렸다고 지탄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사업과 여러모로 닮은꼴이 아닐 수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4대강사업 심판에 대한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취임 초기 4대강 재자연화를 천명했다. 22조2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혈세를 들인 사업이지만 이대로 놔뒀을 때는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의 결과일 것이다.

   
▲ 김문오 군수의 관광탐방로 너머로 역시 김문오 군수의 관광용 유람선이 떠간다. 이명박의 4대강사업을 적극 찬양하고 이를 자신의 치적사업에 적극 활용한 김문오 군수가 MB의 아바타라 불리는 이유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달성군의 탐방로 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100억원의 혈세를 들였지만 이 사업으로 인한 천혜의 자연자원과 희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가 심각히 교란당한다면 이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사업을 입안한 자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4대강사업을 벌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금 감옥에 갇혀 있다. 탐방로사업이란 사기 공사를 행한 김문오 군수는 과연 3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달성군민의 지혜로운 판단이 요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기고]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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