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 레드카펫, 구미 '아사히' 해고자 조끼 입고 선 최창환 감독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05.0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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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제작한 <내가 사는 세상> 경쟁부문 진출...3년째 복직투쟁 중인 해고자들 응원 "연대와 지지"


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존에 턱시도와 드레스가 아닌 금속노동조합 조끼가 등장했다.  

"아사히글라스 올해는 일터로 돌아가자", "비정규직 철폐·정리해고 철폐·노조할 권리 쟁취"라는 글귀가 적혔다. 금속노조 소속 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염원이 담긴 조끼다. 

JIFF 개막식 '아사히글라스 해고자 조끼'를 입고 레드카펫에 선 영화 <내가 사는 세상> 최창환 감독 / 사진 출처.JIFF
JIFF 개막식 '아사히글라스 해고자 조끼'를 입고 레드카펫에 선 영화 <내가 사는 세상> 최창환 감독 / 사진 출처.JIFF

대구지역에서 제작한 장편영화 <내가 사는 세상>의 최창환(43) 영화감독이 레드카펫 위의 때아닌 노동조합 조끼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 돔에서 열린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FF) 개막식 당일 레드카펫 위에서 '아사히글라스' 해고자 조끼를 입고 섰다. 최 감독은 조끼가 몸 피켓인냥 앞 뒤로 포즈를 취하며 포토존에 놓인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아사히글라스는 구미시에 있는 경상북도의 일본 외국인투자기업(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으로, 2015년 7월 비정규직 178명을 문자 1통으로 해고했다. 3년째 해고자들은 복직을 위한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부가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전원 직고용을 지시했지만 사측은 거부하고 있다.  

최 감독은 6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3년째 복직투쟁 중인 아사히 해고자들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조끼를 입고 무대에 섰다"고 밝혔다. 또 "배우들도 이 옷을 입고자 했지만 내가 말렸다"며 "개봉 자리면 같이 입는 게 맞는데 레드카펫 행사라 혼자 입었다. 정치적인 고려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작품 자체가 한국 사회 노동 문제를 다룬만큼 지역에서 가장 오래 해결되지 않고 있는 아사히 해고자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기 위해 턱시도대신 조끼를 입었다"면서 "제작 단계에서 후원을 받았기에 감사의 의미도 있다. 많은 이들이 영화와 아사히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영화 <내가 사는 세상>의 한 장면 / 사진.JIFF
영화 <내가 사는 세상>의 한 장면 / 사진.JIFF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 사진 출처.JIFF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 사진 출처.JIFF

영화 <내가 사는 세상>은 전태일 열사 고향인 대구 청년노동자들의 현실을 담은 작품이다. 전 열사 47주기인 지난해 '전태일대구시민노동문화제추진위', '대구 오오극장', '대구민예총'이 공동제작했다. 대구 출신 최 감독이 동성로 등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당시 타이틀은 <백 프롬 더 비트>였으며 첫 공개는 지난해 11월 오오극장에서 이뤄졌다. 전주국제영화제에는 한국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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