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대폭 인상에도 성서공단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3.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노동자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6,757원에서 올해 7,766원으로 1,009원(14.9%) 오른 반면, 같은 기간 평균 임금은 213만2,783원에서 220만2,096원으로 69,313원(3.2%) 인상에 그쳤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최저임금 인상률의 20% 수준에 머물렀다.
또 44%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노동조건이 변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상여금 삭감'이 31%로 가장 많았고, '근무시간 단축' 30%, '인원 감축' 14%, '수당 삭감' 8%, '휴게시간 연장' 3% 순이었다. 기타(14%)에는 '기숙사비 인상', '연차·휴가 강제 사용', '저녁식사 미제공' 등이 있었다.
그러나 변경된 노동 조건을 절차대로 통보하지 않은 경우는 55%(일방적 통보 28%·통보 없이 진행 27%)에 달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진행한 경우는 45%(개별 동의 36%·노조 또는 과반 동의 9%)에 그쳤다. 또 개별 동의를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 강요하는 경우는 20%,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해고 또는 불이익이 있을것이라고 통보한 경우도 17%였다.
또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을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기업의 불법 행위와 꼼수가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시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과반 동의 대신 의견 청취만으로도 노동조건을 바꿀 수 있다.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다.
김희정 성서공단노조위원장은 "기업의 최저임금 무력화 꼼수를 노동부가 묵인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앞장서 이를 법제화했다"며 "지금이라도 최저임금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대구본부장도 "노동존중 시대를 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말은 이미 거짓이 됐다"며 "노동부는 기업의 편에서가 아니라 노동자의 편에서 이 같은 편법을 철저히 감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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