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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탈시설' 장애인들 "활동보조 평가기준 현실화해야"
혼자 다니다 다치는데...활동지원 일 평균 3.6시간 불과 / 복지부 "새로운 기준 마련할 것"
2018년 08월 14일 (화) 20:38:40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살다가 올해 초 자립 생활을 시작한 정모(64)씨는 한 쪽 몸 전체가 마비된 뇌병변 2급 장애인이다. 혼자서는 걷지도 못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일상 생활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도 있었지만 국민연금공단 등급 판정 결과는 2등급이었다. 활동지원이 인정된 시간은 월 94시간, 하루 평균 3시간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활동지원사가 퇴근한 집에 혼자 있다가 넘어져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2년 전 대구의 한 거주시설에서 나온 김모(64.뇌병변장애3급)씨는 활동지원 3등급 판정을 받았다. 현재 자립생활 체험홈에 살면서 한 달 124시간, 하루 3~4시간 가량을 활동지원사와 함께 한다. 그러나 혼자서는 외부 활동이 불가능한데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도 쉽게 갈 수 없는 김씨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 "장애인들의 활동보조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2018.8.14)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대구 장애인단체의 '활동보조 판정 항의' 기자회견(2018.8.14. 달서구 이곡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시설에서 거주하다 자립 생활을 시작한 대구지역 '탈시설' 장애인들이 "불합리한 활동보조 평가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행 보건복지부 평가 항목 대부분이 신체 활동이나 의료적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지역공동체,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지역 10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4일 달서구 이곡동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현행 평가지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장차연에 따르면, 최근 대구 거주시설에서 살다 자립한 뇌병변·지적장애 2·3급 장애인 13명은 하루 평균 3.6시간의 활동보조 지원을 받고 있었다. 대부분 휠체어를 타고 누구의 도움 없이는 혼자 생활할 수 없는 장애인들이다.

허미옥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은 "신체 능력에 따른 등급 평가는 오히려 자립 의지를 꺾는다. 실제 지원을 필요로하는 활동지원이 무엇인지, 어떤 요구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활동지원사와 함께 하는 대구의 한 장애인(2018.8.10)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2018.8.10)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장애인 활동지원 급여는 '심신상태 및 활동지원이 필요한 정도 등을 평가하는 방법(2016.1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른 '인정조사표' 점수로 결정된다. 국민연금공단에서 신체 능력, 의존도 등을 조사해 점수를 매긴다. 결과에 따라 1~4등급이 판정되고, 등급에 따라 월 50만원에서 최대 127만원까지 기본 지원급여가 달라진다. 여기에 1인가구, 취약계층 등에 따라 최대 293만원까지 추가 지원된다.

그러나 전체 평가 항목 20개(만 15세 미만은 18개) 가운데 일상 생활이나 동작 수행 능력에 대한 지표가 중 15개(13개)를 차지한다. 배점도 전체 470점 중 385점이 신체·활동 영역이고, 장애·사회 특성은 5개 항목 85점에 그친다. 때문에 혼자 움직일 수 있거나 일상 생활이 가능한 장애인들은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또 국민연금공단 직원과의 단 한 차례 상담 조사만으로 등급이 결정돼 객관적이지 않거나 제대로 평가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정부는 오는 2019년 7월 1일 장애등급제 폐지를 앞두고 새로운 평가 지표를 만들고 있다. 활동지원·거주시설·보조기기 지원을 위해 신청인의 이용 욕구와 장애특성, 가구수 등이 반영된 종합지원조사다. 이재광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담당자는 "신체적·의료적 평가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반영해 문항 수나 평가 척도 일부를 바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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