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동자 사망 둘러싼 '산재 은폐' 8가지 의혹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2.1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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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시민단체 등 국회 기자회견 "말바꾸기, 119 신고 지연, 조기 장례 종용 등 의혹 증폭...철저히 조사"


"포스코 산재 은폐 진상조사하라"...국회 정론관 기자회견(2019.2.12) / 사진.정의당 경북도당
"포스코 산재 은폐 진상조사하라"...국회 정론관 기자회견(2019.2.12) / 사진.정의당 경북도당

지난 2일 일하다 숨진 포스코 노동자 고(故) 김모(53)씨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산업재해 은폐' 의혹이 커지고 있다. 노동계에 이어 경북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도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2일 노동인권실현과 경영민주화를 위한 포스코바로잡기운동본부와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정의당(추혜선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산재 은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고 발생 후 신속한 구제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돌연사로 처리하려 사건을 은폐·조작했다는 의혹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며 "사고를 조사 중인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과 포항남부경찰서도 진실을 밝히기보다 사건 무마 행위에 동조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재 은폐 의혹으로 이들이 제기한 것은 모두 8가지다. ▲포스코가 사건 최초 발생 당시 심장마비가 사인이라고 유족에게 통보했으나→1차 부검 결과에서 장기파열에 의한 과다출혈로 드러난 부분 ▲고인과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사고 최초 목격자 인턴직원의 계속된 말 바꾸기(모르겠다→내가 설비를 작작동시켰다→고인의 지시로 설비를 작동시켰고 설비에 의한 협착으로 사망했다)와 관련된 포스코의 압박 여부 ▲최초 사고 지점 번복(1차 현장검증 안전통로→2차 현장검증 12번 하역기 크레인 위)과 돌연사로 보이지 않는 고인이 사고 당시 입고 있었던 작업복의 훼손 ▲포스코가 최초 사내 내부 통신망에 올린 노동청감독관의 '산업재해 흔적 없다'는 진술을 둘러싼 포스코와 감독관(그런 말 한 적 없다)의 엇갈린 주장 ▲신고 받고 온 경찰이 유족에게 장례와 시신 인도를 종용한 부분 ▲포스코가 이례적으로 비번인 동료를 불러 유족에게 사고를 통보하게 한 이유 ▲사건 발생 1시간 이후에 회사 밖 119에 신고해 골든타임을 허비한 까닭 ▲ 산재 발생 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함에도 지키지 않은 점과 유족에게 부검을 말리고 장례를 종용한 이유 등 모두 8가지 의혹이다.

때문에 이들은 "최정우 회장이 산재 은폐·조작 관련자를 처벌하고 공식적 사죄, 완전한 배상, 장례 절차 지원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노동청과 경찰도 초동수사·조사 실패 정황을 밝히고 사망 경위·원인에 대해 철저히 진상규명해 국민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증폭되는 포스코 산재 은폐 의혹 관련해 국회도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한국노총포스코노조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정문에 고인의 넋을 기리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유족은 장례를 미루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에 2차 부검을 의뢰했다.

숨진 포스코 노동자 김모씨 분향소 / 사진.한국노총포스코노조
숨진 포스코 노동자 김모씨 분향소 / 사진.한국노총포스코노조
포스코 앞에서 열린 동료들의 '산재 은폐 규탄' 집회 / 사진.금속노조포스코지회
포스코 앞에서 열린 동료들의 '산재 은폐 규탄' 집회 / 사진.금속노조포스코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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