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인동 철거민 망루 농성...강제집행 소강상태, "합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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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1층 철거 후 '강제집행' 연기...부상자 없어
철거민 40여명 밤샘 농성 이어갈 것...조합 "협상 시도, 안 되면 재집행"

 
대구시 중구 동인3-1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 강제집행이 연기되면서 철거민들과 철거 인력 간의 대치도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30일 오후 4시쯤 대구지방법원 집행관 사무소에서 고용한 철거 경비 인력 10여명은 대구 중구 동인동 3가 193-10 니나빌딩으로 진입해 강제집행을 진행했다. 쇠망치나 파이프 등으로 진입을 막았던 매대 등 물건들을 부수고 집기들을 들어냈다.

강제집행에 반대하며 건물 옥상에 설치한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들이 이들에게 소주병과 벽돌 등을 던지는 등 1시간 가량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법원 집행관 측이 지게차를 이용해 농성 건물 1층에 진입하고 있다 (2020.3.30)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법원 집행관 측이 지게차를 이용해 농성 건물 1층에 진입하고 있다 (2020.3.30)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오후 5시쯤 철거 인력이 철수하면서 대치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날 강제집행은 총 5층 가운데 1층만 진행됐다. 건물에 있는 철거민 40여명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행히 대치 중 크게 다친 사람은 없다.

망루에 오른 남구 대명3동 뉴타운 철거민 백모씨(62.전국철거민연대 회원)는 "언제 강제 철거가 다시 진행될지 모른다"며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다치는 건 우리도 바라지 않는다"며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면 조합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인3-1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 박모씨는 "합의를 시도해보겠다"면서도 "끝까지 합의가 불발되면 결국 강제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조합 등에 따르면 조만간 강제집행이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정확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철골을 사이에 두고 조합측과 철거민측이 대화를 나눴지만 합의는 불발됐다 (2020.3.30)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철골을 사이에 두고 조합측과 철거민측이 대화를 나눴지만 합의는 불발됐다 (2020.3.30)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앞서 3시쯤 조합과 철거민들이 잠시 만났지만 합의는 불발됐다. 조합 측은 "우선 농성을 풀고 대화를 진행하자"고 요구한 반면 철거민들은 "요구를 들어주기 이전에 농성을 풀 수는 없다"며 설전이 벌어졌다.

지난 29일부터 철거민들이 시세에 맞는 보상금을 요구하며 이 건물 옥상에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동인3-1지구 재개발 구역 집주인 5명을 비롯해 대구지역 곳곳의 철거민 40여명이다. 철거민들은 조합이 제시한 보상액으로는 새 집이나 가게를 얻기 힘들어 당장의 생계도 막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거민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대구지방법원 집행관 사무소에서 고용한 철거 경비 인력 50여명이 강제집행에 들어와 이들과 대치했다.

동인3-1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지난 2011년 9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19년 2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돼 이주를 시작했다. 지난 20일 기준 이주율은 98%다. 시행사는 동인3-1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시공사는 대우산업개발이다. 조합은 중구청 뒷편 골목 일대 26,712.6㎡에 23층(지하2층) 짜리 아파트 6개 동을 지을 계획이다.
 
대구 중구 동인동 재개발 현장 철거민의 옥상 망루 (2020.3.30)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 중구 동인동 재개발 현장 철거민의 옥상 망루 (2020.3.30)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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