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0.2.22 토 00:34
> 뉴스 > 지역사회 | 대구 재개발·재건축 논란
   
대구 철거민 일가족...재개발로 쫓겨난 집 근처서 '설 차례상'
설날 당일 25일, 두류동서 뿔뿔이 흩어진 가족 모여 제사..."하다못해 가까운 곳에서"
대구시 '분쟁조정위원회' 시행 10년간 단 1번 열려..."협의체로 철거민 발생 막아야"
2020년 01월 23일 (목) 23:39:44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hsg@pn.or.kr
 
   
▲ 철거민 쉼터 '보금자리'에서 만난 A씨(오른쪽) (2020.1.9)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 철거민 가족이 재개발로 쫓겨난 집 근처 도로에서 설 차례상을 차린다.

A(54)씨는 오는 설날 당일(25일)에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재개발 사업 구역 앞 차도에서 차례를 지내겠다고 23일 말했다. 지난달 17일 재개발 구역에 있던 집에서 강제퇴거 돼 차례를 지낼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온 친척이 A씨의 집에 모여 새해 덕담을 나누던 것이 평소 명절 모습이었지만, A씨는 친척들에게 올해 설에는 올 필요가 없다고 알렸다. A씨는 "집이 없는데 친척들을 부를 수는 없었다"면서 "다만 명절이니만큼 평생 추억이 담긴 집과 가까운 곳에서 가족끼리 모여 차례를 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112㎡(34평)짜리 집에서 46년을 살았다. 이곳에서 신혼을 보냈고, 부모님을 떠나보냈고, 자녀 셋을 낳아 길렀다. 올 설날은 강제퇴거로 인해 친척집, 학원 기숙사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부인과 세 자녀가 간만에 모여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 A씨가 지난 46년 간 살아온 2층 주택 / 사진 제공.A씨
 
두류동 재개발 사업(달서구제07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시행사인 달서구제07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이주를 끝내고 착공에 들어가 대구 달서구 두류동 성남초등학교 뒤편 동네(40,545.1㎡)에 지상 24층(지하 3층)짜리 아파트 9개동을 세운다. 시공사는 (주)KCC(케이씨씨)건설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구에서 도시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모두 227곳, 면적은 1,134만3,855㎡로 두류공원(약 165만㎡)의 6배, 수성못(약 22만㎡)의 51배에 이른다. 대구 곳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언제든 A씨와 같은 철거민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대구지역 8개 구·군도 정비사업 관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했지만 대구시에 확인한 결과 제도가 시행된 2010년부터 올해까지 대구시에서 분쟁조정위가 열린 경우는 1번에 불과했다.
 
   
▲ 법원 집행관과 법원 소속 용역업체 직원들이 부동산인도 강제집행을 진행 중이다 (2019.12.17.대구 달서구 두류동) / 사진 제공.A씨
 
때문에 대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창호 반(反)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분쟁조정위는 기본적으로 신청제이고 잘 알려지지 않아 활용이 안 되고 있다"며 "사전협의체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전협의체는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구청장의 직권으로 실시할 수 있다. 협의체에선 시행사(재개발·재건축 조합), 세입자, 건물주 등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이주, 보상 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대구시 주택정비팀 담당자는 "타 시도의 조례를 참고해 구청장·군수의 재량으로 조정위를 실시하게끔 하거나 조정위원을 늘리는 등 강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협의체 설치에 대해선 "같은 내용을 포함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대구 '철거민 쉼터' 바자회 소식에...쌀·휴지 등 '따뜻한 나눔'· '뉴타운'에 문 연 대구 첫 '철거민 쉼터'...지자체 방관 속 이마저 사라지면
· 대구 철거민 부부의 '텐트'마저 빼앗은 재개발 사업· 한겨울 '강제철거'에 쫓겨나는 2천여 가구...손 놓은 대구시
· 아스팔트 위 텐트에서 새해 맞은 어느 '철거민' 부부 이야기· 3남매 가족도, 기초수급자 부부도...재개발에 '집' 잃는 대구 서민들
· 다섯식구 한겨울 길거리로...대구 두류동 재개발 사업 마지막 집 '강제퇴거'· 전셋집·가게서 쫓겨난 대구 세입자들, '주거권 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 "안녕, 동인아파트"...어느 할머니 손때 묻은 방에서 하룻밤· '추워지는데'...대구 곳곳에서 쫓겨나는 세입자들 "주거대책 시급"
· 1평 남짓 쪽방도 '뉴타운'...대구 신암동 쪽방민 100여명 어디로· 소금창고·백조다방·더폴락...재개발에 '100년 북성로'도 '안녕'
· 수성못 45배 맞먹는 대구 땅은 '개발 중'...세입자들 또 어디로· 법원, 남산동 재건축 "20일까지 퇴거" 통첩...주민들 "생존 투쟁"
· 남산동 재건축 세입자들 '뿔뿔이'...마지막 2가구 "생계 대책"· 대구 남산동 '재건축' 사업, 쫓겨나는 세입자 "이주대책 마련" 반발
· 골방·반지하서 밀려나면 어디로...'남산동'에 남겨진 세입자들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평화뉴스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