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한 제조 공장에 파견된 베트남 이주노동자 A(27)씨가 숨지자 유족이 산재 신청을 하기로 했다.
12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과 A씨를 파견한 사측의 말을 종합한 결과, 앞서 2017년부터 한국에서 3년여간 일하던 공장 이주노동자 A씨가 지난 6일 오후 8시쯤 일을 하던 중 숨졌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 한 건설기계부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A씨는 센서 문제로 기계가 멈춰 자동로봇을 수리하던 중 꺼졌던 로봇이 갑자기 작동해 기계에 눌려 사망했다.
베트남에서 한국까지 올 수 없는 유족을 대신해 대구이주민선교센터(공동 센터장 고경수·박순종 목사)와 고인의 지인들이 위임 절차를 밟아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고인의 시신은 지난 8일 본국으로 이송하기 전 경주보건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거쳤다. 지난 9일 발인을 마쳤고 인천에 있는 한 국제 장의사에게 이송됐다. 오는 13일 베트남 유족에게 인도돼 현지에서 다시 장례식이 치러질 예정이다.
박순종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목사는 "일하다가 사람이 죽었으니 당연히 산재 신청을 하는 것"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진상규명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안전 관리에 있어 사측의 소홀한 점이 있거나 위법이 있었다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주노동자 사망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마련된 경주 황성동 한 장례식장 빈소에는 지난 8일 추모 걸음이 이어졌다. 고인의 친인척들이 빈소를 찾았다. 추모객들은 A씨 영정 사진 앞에서 향을 올리고 고인을 추모했다.
삼촌 B씨는 "사랑하는 조카가 살아서 베트남에 못 돌아가 슬프다"며 고인이 즐겨먹던 삶은 계란을 영정사진에 놓았다. 친구들은 "좋아하던 것을 해주고 싶다"며 담배를 올리기도 했다. 사촌 누나 C씨는 "A는 내년에 고향에 가 결혼 상대를 찾을 예정이었다"면서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 곁에서 살면서 서로 돕고 싶어했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촌형 D씨는 "A 부모님은 베트남 하띤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며 "A는 생계를 돕기 위해 한국에 일하러 왔는데...죽어서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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