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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가스 30배' 대구 맨홀 청소노동자 2명 숨져..."업체 과실 조사"
황화수소 14배·포스핀 30배 등 기준치 초과, 2명 숨지고 2명 병원 치료...국과수, 사망 원인 조사 중
경찰, 대표 불러 조사 "환기·마스크 안전수칙 준수 여부 확인" / 노동계 "관리 부실, 매년 재해 반복"
2020년 06월 29일 (월) 22:46:15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hsg@pn.or.kr

맨홀과 그 주변에 폐지가 산더미로 쌓였다. 폴리스 라인(경찰 최종 저지선)이 처진 사고 현장 너머로 미약한 악취가 넘어왔다. 쓰레기는 쌓인 그대로 방치됐다. 어떤 작업도 진행되지 않고 멈춰섰다.

대구 폐기물업체 맨홀에서 노동자 4명이 청소하던 중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29일 확인한 결과, 지난 27일 오후 5시 40분쯤 달서구 갈산동 성서산업단지 한 폐기물처리업체에 있는 폐지 찌꺼기가 모이는 2m 깊이의 맨홀 안에서 노동자 4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대구소방본부는 1명이 청소하던 중 질식해 쓰러졌고 구조하러 들어간 3명도 변을 당했다고 봤다.

   
▲ 맨홀을 청소하던 중 노동자 2명이 질식해 숨졌다 (2020.6.29)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구조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A(56)씨와 B(49)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C(49)씨는 의식을 되찾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D(46)씨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유해가스로 인한 질식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또 앞서 28일 국과수와 합동 점검 과정에서 현장 맨홀 내부 가스와 찌꺼기를 측정한 것에 대한 감정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결과들은 한 달 내에 나올 예정이다. 이어 경찰은 해당 업체 대표 등 관계자들을 불러 노동자들의 개인보호구 착용, 환기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청소 작업 전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안전보호구 착용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작업 시작 전이나 작업 중에도 환기를 시켜야 한다.

하지만 대구소방본부가 사고 직후 맨홀 내 잔류 가스를 측정한 결과 황화수소, 이산화질소, 포스핀 등이 허용 기준 농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화수소는 허용농도 10ppm보다 14배 높은 145ppm, 포스핀은 허용농도 0.3ppm 보다 30배 넘는 10ppm이었다. 황화수소는 기준치를 넘을 경우 강한 급성 중독과 함께 의식을 잃거나 호흡 마비를 일으킨다. 포스핀은 마늘냄새가 나는 물질로 흡입할 경우 신경계나 호흡기에 치명적일 수 있다.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지만 관리 감독 부실에 의한 산업재해일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29일 사고 현장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미약한 악취가 나기도 했다.

   
▲ 노동자 질식사고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한 폐기물처리업체 (2020.6.29)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한 관계자는 "사고 당시 작업과 관련해 제반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업체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법적 절차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일어날 사고가 일어났다는 반응이다. 맨홀이나 지하 탱크 등에서 노동자들이 숨지는 사고는 매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추석 쯤 경북 영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탱크를 청소하다 숨졌다.

김희정 성서공단노동조합 위원장은 "2017년 군위 돼지 축사 이주노동자의 질식사망사고에 이어 지난해에는 영덕, 올해는 대구에서 질식해 숨진 노동자들이 나왔다"며 "장소가 다를 뿐 원인은 비슷하다. 노동청과 업체의 관리 감독의 부실이 이어지는 한 같은 재해사고는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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