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아픔 없는 세상을"...대구서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2.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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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옛 대백 앞 광장 분향소, 추모 발길...TK 28개 단체 기자회견·추모제
"트랜스젠더 군인 죽음으로 내몬 나라, 이제는 성소수자 인권·자유 보장해야"
국가인권위 조사 "평등권 보장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 10명 중 9명 찬성


고 (故) 변희수 하사가 떠난지 1년. 대구 동성로 광장에 분향소가 차려졌다. 

대구경북 28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이 참여하는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5일 옛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 변 하사 1주기 분향소를 설치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 고 변희수 하사 1주기 대구 동성로 분향소 영정사진(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고인의 영정에 국화꽃을 헌화하는 대구 시민(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변 하사는 지난 2019년 11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군인이다. 국방부는 이를 이유로 변 하사를 강제전역을 시켰다. 변 하사는 국방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벌였다. 변 하사는 소송이 진행되던 2021년 3월 3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법원은 변 하사가 세상을 떠난지 7개월째가 되던 작년 10월에서야 강제전역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변 하사 이전에 트랜스젠더 시민단체 활동가인 김기홍씨와 이은용 작가도 세상을 등졌다.     
 
변희수 하사 1주기 대구 동성로 옛 대백 앞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변희수 하사 1주기 대구 동성로 옛 대백 앞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性)소수자들 죽음이 잇따르자 시민사회와 정치권도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가 '차별금지법'이다. 

성적지향 뿐 아니라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 국가, 민족, 인종, 언어 등 다양한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일상생활까지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이다.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법 제정을 권고하며 국회에서 모두 7건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16년째 계류 중이다. 현재 발의된 법안도 법사위에 발이 묶였다. 보수정당과 보수 개신교단체가 반대하는 탓이다.
 
   
▲ 변희수 하사 1주기 대구경북 추모 기자회견..."차별금지법 제정" 촉구(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가 발언 중이다.(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제정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트랜스젠더 군인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이 나라"라며 "비통한 죽음이 더 이상 없게 차별과 혐오를 끝내기 위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더 이상 동료 활동가들을 떠나보낼 수 없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자신이 원하는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으로 산다고 해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는 "국회에 차별금지법안이 4개나 올라갔고, 인권위 조사에서도 국민 대다수 제정에 찬성하는 걸로 나타났다"며 "변희수가 살고 싶었던 내일을 살아가는 우리는 성소수자 인권과 자유를 위한 싸움을 이어가겠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법 제정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 공감대 조사 결과 피켓(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 공감대 조사 결과 피켓(2022.2.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인권위가 2020년 6월 발표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88.5%가 '평등권 보장을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법 제정에 동의한 셈이다. 같은 조사에서 '우리 사회 차별이 과거에 비해 심각해졌다고 생각하는가' 질문에는 40.0%가 '과거에 비해 더욱 심해졌다'고 답했다. '보통' 36.7%, '그렇지 않다' 36.5%다. '차별을 이대로 두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문항에는 72.4%가 '사회적 갈등이 심화 될 것', 81.4%는 '범죄가 야기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대구경북제정연대는 이날 오후 7시 동성로 분향소 앞에서 변 하사 1주기 추모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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