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지 않는 죽음. 대구 무연고 사망자 수가 5년새 87%나 늘었다. 올해만 232명이 숨졌다.
(사)자원봉사능력개발원 대구쪽방상담소(소장 장민철)에 26일 확인한 결과, 2022년 올해 대구지역 8개 구.군에서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수는 모두 23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구 무연고 사망자 177명과 비교하면 55명이 늘어 1년 사이 31%가 증가했다. '무연고' 사망은 가족과 친인척, 지인이 없어 시신을 넘겨 받는 이가 없거나 인계를 거부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가운데 대구 쪽방에서 거주하는 '쪽방주민' 사망자 수는 모두 13명이다. 지난해 쪽방주민 사망자 11명보다 2명이 늘었다. 대구지역 쪽방주민 사망자 수는 지난 5년간 매년 1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의 무연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8년 124명에서 2019년 150명으로 늘었고, 2020년 12명, 2021년 177명, 2022년 23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에는 전체 숫자 집계에 어려움이 있어 무연고 사망자 수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매년 100명대를 기록해오다가 올해 처음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0명대를 넘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대구지역의 무연고 사망자 수 증가율은 높다. 대구시와 보건복지부 자료를 확인하면, 전국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6년 735명에서 2020년 1,298명으로 76.6% 증가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대구쪽방상담소에 따르면 ▲3년째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 ▲만성·중증 질환 ▲1인 가구 증가 ▲고금리 금융범죄 피해에 따른 신용불량 ▲열악한 주거 시설 등이다.
때문에 대책으로 "대구시와 정부 차원에서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안락하고 안전한 주거시설을 공급하고, 가까운 곳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일자리 상담을 하고, 금융 정보도 제공할 수 있는 창구를 개설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쪽방상담소는 지난 22일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제14회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Homelees Memorial Day)'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한해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12.22)에 노숙인 추모제를 열어 이름 없이 거리에서 죽어간 이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장민철 소장은 추모사에서 "가난한 자들의 이름 없는 죽음에 대해 우리 사회는 너무 무심하다"며 "매년 사망자가 늘어나는 현실에 대해 지자체와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또 "지역사회에서 소외받고 차별받는 노숙인, 빈곤한 사람들이 없도록 스스로 주변을 돌아보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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