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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법원, '청소노동자'에 최저임금보다 적은 기본급..."파업"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입력 2023.07.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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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본급 185만원, 최저임금보다 16만원 적어
법원, 기본급+식비+수당 올해 '최저임금' 수준
노조는 식비 뺀 기본급만으로 최저임금 수준 돼야
대구고법 환경공무직 10여명 등 6일 하루 파업


법원마저 청소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고법 청소노동자들이 4일 대구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달라"고 촉구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 준하는 기본급 인상을 촉구하며 오는 6일 하루 파업을 예고했다. 요구안은 ▲기본급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 ▲복리후생비 차별 해소 ▲청소인력 충원 등이다. 

이들은 공공연대노조 대구본부(본부장 손영숙) 소속 조합원으로, 대구고등법원 환경공무직 노동자들이다. 근속년수는 5년에서 13년 정도 된다. 연령은 50대~60대다. 모두 중년의 여성노동자들이다. 
 
   
▲ '공공연대노조 대구고등법원 파업 선포 기자회견'(2023.7.4)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대법원 / 사진.홈페이지

환경공무직은 대구지법에는 없고 대구고법에만 있다. 채용은 대법원이 지역 법원장에게 위임한다. 때문에 대구고법 청소노동자들의 현재 고용주는 정용달 대구고등법원장이다.  

노조는 "법원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도 안되는 기본급을 받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며 "법원은 예산 독립권이 없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 핑계를 대고, 기재부는 아예 무관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관 간 책임을 미루는 사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청소노동자들과 국민"이라며 "오는 6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전국 법원 공무직 노동자들과 함께 단체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법원 공무직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임금은 대법원 행정처와 노조의 교섭으로 결정된다. 노조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행정처와 5번 교섭, 2번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조정을 거쳤다. 하지만 교섭은 번번이 결렬됐다.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양측 시각이 완전히 다른 탓이다. 
 
   
▲ 노나경 대구고법지회장이 "기본급 인상, 인력 충원"을 촉구하고 있다.(2023.7.4)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손영숙 공공연대노조 대구본부장이 공무직 처우개선을 촉구했다.(2023.7.4)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지난 2018년 5월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주는 복리후생비는 '최저임금'에 포함되도록 했다. 식비도 매월 지급하면 최저임금 항목에 포함했다.

올해 대구고법 청소노동자 월급은 기본급 185만3,830원에 정액급식비 14만원, 현업수당 3만원을 포함하면 202만3830원으로, 최저임금 201만 580원을 조금 넘는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으로 지급받고는 있지만 노조 주장은 기본급이 최저임금과 동일하게 지급돼 왔는데, 식비 등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항목이 늘어나면서 기본급은 오히려 인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기본급을 2023년 최저임금인 201만 580원으로 인상하라는 것이다. 

청소노동자들은 저임금 문제뿐만 아니라 대체 인력이 없어 연차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복리후생비도 정규직과 차별 받고 있다며 인력 충원과 처우개선도 촉구했다.  

노나경 공공연대노조 대구고등법원지회장은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세금도 오르고 물가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급이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다"면서 "연차 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한다. 내가 할 일도 많은데 휴가 간 동료들의 일도 해야 해서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손영숙 공공연대노조 대구본부장은 "법원은 공무직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배정을 후순위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재부 탓만 하지 말고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현실를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대구고법 총무과 관계자는 "임금 문제는 대법원이 교섭 담당자로 대법원을 통해 정해진다"며 " 지방법원에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인력 충원 요구에 대해서는 "환경공무직 채용은 지역 법원장에게 위임이 되지만, TO가 정해져 있다"면서 "필요하면 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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